‘영국 종교 집단들, 어린이 성학대 사건 공공연히 숨겼다’

A girl walking with her head down

사진 출처, Getty Images

아동 성학대에 대한 독립 조사기구(IICSA)는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일부 종교 집단들이 어린이들의 피해를 다루는 데 "도덕적으로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IICSA는 기독교와 정통파 유대교, 이슬람 등 38개 집단을 조사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IICSA는 이들 집단의 지도자들이 평판을 지키기 위해 집단 내 성폭력 사건을 묻으려 했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도자들이 가해자 대신 피해자를 비난하는가 하면 관련 의혹을 다루며 종교 교리에 의존했다고도 주장했다.

IICSA의 이번 보고서는 가톨릭와 성공회 교회에 대한 조사의 일환으로 나왔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여러 차례 청문회가 열렸고, 이 자리에서 피해자들은 증거를 제시하기도 했다.

보고서에 이름이 오른 종교 집단은 여호와의 증인부터 침례교, 감리교, 유대교, 시크교, 힌두교, 불교 등 다양하다.

보고서는 많은 종교 집단들이 아래와 같은 행위를 통해 어린이들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주장했다.

  • 피해자 비난하기
  • 성 관련 문제에 대해 쉬쉬하기
  • 종교 지도자의 권위를 이용한 학대
  • 남성 중심적인 리더십 체계
  • 비종교 기관에 대한 불신
  • '용서' 개념의 오용

IICSA는 "순결을 비롯해 사회적, 가족적 지위에 대한 개념들이 학대 피해를 털어놓는 일을 더 어렵게 만들곤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말하지 말라'는 명령은 명예에 대한 관념과 얽혀 있다"며 "앞으로의 결혼, 가족, 집단의 명예 등에 영향을 끼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부 극단적인 경우 '불명예스러운 사람으로 비춰지는 것'이 일부 개인이나 가족에 대한 폭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부 집단들은 효과적인 아동 보호 정책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나머지 일부는 가장 기본적인 아동 보호 절차조차 없는 상황이다.

보고서는 "신자들은 자신이 소속된 집단의 일원이나 지도자가 학대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한다"며 "이에 따라 일부 신자들은 아동 보호 절차를 불필요한 것으로 여긴다"고 분석했다.

또 각 종교 집단으로부터 제공받은 사건 숫자에 대해 "만연한 아동 성 학대 실태를 보여주는 수치"라면서도 "전체 피해 상황을 파악하는 건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IICSA는 "조사 이후 상당수 종교 집단이 아동 성 학대 관련 정책과 절차를 개선하겠다고 전해 왔다"고 밝혔다.영국 종교 집단들이 어린이 성학대 의혹을 제대로 된 조사 없이 묻으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