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값이 금값'...추석 앞두고 물가 우려 커진다

사진 출처, News1
올해 추석 연휴(9월 9일~12일)를 앞두고 먹거리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서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8월 먹거리 물가는 지난해보다 8.4% 올랐다. 이는 2009년 4월(8.5%) 이후 13년 4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먹거리 물가는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식료품・비주류음료와 음식서비스 등 농축수산물부터 가공식품, 외식에 이르기까지 식품 관련 지출을 따로 빼 계산한 것이다.
특히 호박(83.2%), 배추(78%), 오이(69.2%), 무(56.1%) 등 채소류 가격이 크게 올랐다.
같은 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5%대를 기록하며 7개월 만에 상승세가 둔화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천소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BBC 코리아에 “지난달 CPI는 국제 유가 하락으로 인한 석유류 품목 가격이 떨어진 영향으로 상승률이 둔화한 것"이라며 “반면 농축수산물 가격은 지난달과 동일한 흐름에 소폭 상승한 모습이어서 (사람들이) 체감하는 것과는 조금 괴리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식비가 전체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먹거리 물가 상승은 서민들의 생활고와도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
채소값, 금값 됐다
먹거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채소와 과일, 육류, 어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식이 올라가는 추석 차례상을 차려야 하는 사람들은 늘어난 비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서울 성북구에 사는 60대 주부 나모씨는 “원래 추석 등 명절 대목을 앞두고 식료품 가격이 오르지만 최근에는 그 정도가 심하다"며 “특히 채소 가격은 두 배 또는 그 이상 오르기도 해 깜짝 놀랄 정도"라고 말했다.
차례를 지내지 않거나 부모님 댁에 가지 않는 사람들도 최근 급등한 물가를 실감한다고 했다.
경기도 시흥시에 사는 30대 직장인 박모씨는 양가에서 차례를 지내지 않아 차례상 차리는 데 드는 비용은 없지만, 최근 먹거리 물가 인상 때문에 할인 마트를 주로 찾는다고 말했다.
박씨는 “2인 가구이고, 집 앞 5분 거리에 마트가 있지만 식비를 아끼기 위해 3.5km 떨어진 창고형 마트에 간다"며 “그런데 이곳에서조차 채소나 달걀을 구매하기 망설여지는 것이 사실이라 단위 가격을 꼼꼼히 본다"고 토로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30대 맞벌이 부부 이모씨는 “(3인 가구인데) 마트 한번 다녀오면 기본 10만원은 든다"며 “외식 가격도 크게 올라 이제는 금액을 고려해 미리 (외식) 계획을 세운다"고 말했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도 일부 이용자들이 최근 농산물 가격을 공유하는 등 최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관련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물가 잡힐까?
전문가들은 최근 물가 상승에는 대외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한 탓에 인위적으로 안정시키기가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먹거리 중에서도 농산물 가격이 급등한 데는 날씨 영향이 크다.
여기에 이번 주 태풍 ‘힌남노'가 남부 지역을 강타하면서 농산물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원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 원예실장은 “현재 농산물 가격이 비싼 이유는 지난 7~8월 폭우로 강원・충청・경기 남부 등지의 작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추석 지나서는 가격이 점차 떨어질 것으로 생각되지만 현재 고랭지 작황을 고려하면 무나 당근 등 일부 품목은 (가격 안정화까지) 시간이 더 오래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힌남노' 영향에 대해서는 "최근 태풍 피해는 아직 조사 중이지만, 전체 생산량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며 "다만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은 파종에 들어간 차에 물에 잠겨서 내년 봄 남도마늘 생산량이 다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정부는 지난달부터 추석을 앞두고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배추・배・명태 등 추석 주요 품목을 위주로 비축분을 시장에 공급하고 전통시장이나 대형마트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할인쿠폰을 역대 최대로 발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