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일시 투옥될 수 있는 악명 높은 '풀턴 카운티 구치소' 환경은?

풀턴 카운티 구치소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비위생적인 환경과 방임 등으로 악명높은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구치소’
    • 기자, 마들린 할퍼트, 카일라 엡스타인
    • 기자, BBC News
    • Reporting from, 조지아주 애틀랜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최근 4번째로 형사 기소되면서 앞으로 며칠 안에 조지아주 검찰에 출두할 예정이며, 이후 현지 사법 체계상 구치소에 몇시간 정도 수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일시적으로 머물게 될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악명 높은 이곳 ‘풀턴 카운티 구치소’에서 빨리 빠져나오지 못한 운 나쁜 수감자들도 있다.

현지 당국은 지난 16일 “상황에 따라 바뀔 수도 있다”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포함한 피고인 19명이 조지아주 애틀랜타 소재 풀턴 카운티 구치소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들 피고인 19명은 지난 2020년 미 대선에서 조지아주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고 개입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25일까지 출두해야 한다.

한편 팻 라밧 조지아주 보안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 절차 또한 “일반적인 관행”을 따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위험천만하기로 악명 높은 해당 구치소에서 몇 주, 몇 달, 심지어 몇 년간 지내야 하는 다른 이들과 트럼프 대통령의 경험은 전적으로 다르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미국에선 체포됐거나, 보석 없이 재판을 기다리는 상황이거나, 혹은 짧은 형을 선고받은 형사 피고인은 구치소(jail)에 수용되게 된다. 유죄판결 받은 이들이 더 길게 복역하는 교도소(prison)와는 다른 시설이다.

‘미 시민자유연맹(ACLU)’이 지난해 9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풀턴 카운티 구치소에서 아직 정식으로 기소되지 않았거나, 보석금을 낼 여유가 없어 90일 이상 구금된 이들은 수백 명에 이른다.

또한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아직 기소가 이뤄지지 않아 이곳 구치소에 1년 이상 수감된 이들 또한 117명이었으며, 같은 이유로 2년간 이곳에 머무른 이들도 12명이었다.

ACLU 조지아주 지부의 팰런 맥클루어는 “풀턴 카운티 구치소는 지어진 이후 지속해서 과밀 상태였다”면서 “수년간 끊임없이 반복되는 사이클과 같다”고 설명했다.

'극도로 나빠지는' 환경

풀턴 카운티 구치소는 지난 1985년 약 1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졌으나, 최근 몇 년간 이곳의 수감자는 3000명 이상을 기록했다.

미 ‘남부인권센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구치소의 “생활 환경은 비위생적”으로, 이에 코로나19가 내부에서 퍼지기도 했으며, 이가 들끓어 피부병이 창궐한다고 한다. 아울러 이곳 수감자들은 “매우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이며, 칼로리를 보충해도 전신에 영양이 부족한 질환인 악액질을 앓는 이들도 많다고 한다.

이렇듯 열악한 환경에서 재판을 기다리다 보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주 34세 남성이 해당 구치소 내 의료실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되기도 했다. 풀턴 카운티 보안관 당국에 따르면 이 남성은 잠시 소생됐다 이후 이송된 병원에서 결국 사망했다.

그런데 이는 올해 해당 구치소에서 발생한 6번째 사망 사건이다.

노니 바티스트-코소코는 비교적 가벼운 경범죄로 체포된 후 지난달 풀턴 카운티 구치소에 수감됐다 불과 19세의 나이로 이곳에서 숨을 거뒀다.

바티스트-코소코는 풀턴 카운티 구치소의 과밀화를 해결하고자 현지 당국이 추가로 임대해 운영하는 ‘애틀랜타시 구치소’ 내 자신의 감방에서 아무런 의식 없이 발견됐다.

바티스트-코소코의 유가족 측 변호를 맡은 로데릭 에드먼드 변호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아직도 사망 원인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으며, 부검 결과도 전달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에드먼드 변호사는 “의료 서비스 부족 및 기타 수상쩍은 정황으로 해당 구치소에선 수감자가 사망하는 패턴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에 대해 풀턴 카운티 보안관 당국은 BBC에 최종 부검 보고서를 아직 기다리는 중이며,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는 아직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바티스트-코소코 사망 사건이 발생한 직후인 이번 달 풀턴 카운티 구치소 측은 빈대에 물려 사망한 채로 발견된 남성 수감자 라숀 톰슨(35)의 유가족에 400만달러(약 53억원)를 지불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독자적인 부검 결과 톰슨은 지난해 9월 해당 구치소 직원들의 “심각한 방임”으로 인해 정신과 병동에서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톰슨의 사망으로 인해 미 법무부는 풀턴 카운티 구치소의 상태와 의료 서비스, 교도관들의 무력 남용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깊어지는 문제

사실 지난 1980년대 처음 지어졌을 때만 해도 풀턴 카운티 구치소는 “최첨단” 시설로 손꼽혔다는 게 에드먼드 변호사의 설명이다.

“그러나 더는 아닙니다. 이 구치소는 철거돼야 합니다. 그리고 풀턴 카운티 지역 주민들은 새로운 구치소 건설을 위해 세금 등을 더 내야겠죠.”

풀턴 카운티 보안관 당국도 이곳의 상태가 “황폐해지고 극도로 나빠지고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구치소를 짓기 위해선 17억달러(약 2조 8000억원)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ACLU 조지아주 지부의 맥클루어는 “풀턴 카운티 구치소 철거와 관련해 많은 논의가 오갔다”면서 “(그러나) 특별히 유의미한 일이 일어나는 걸 보거나 듣진 못했다. 그저 형식에 불과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맥클루어에 따르면 풀턴 카운티 구치소가 과밀화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경범죄로 기소된 경우 일반적으로 석방돼 향후 법정 기일을 안내받는 조지아주 내 다른 지역과 달리 이곳 카운티에선 즉시 체포돼 구금된다는 설명이다.

또한 맥클루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재판이 여러 번 지연되기도 했으며, 가장 최근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건과 무관하게 이 지역에서 ‘미국 조직범죄처벌법(RICO)’ 관련 사건으로 여러 차례 기소가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피고인들도 이번 주 RICO 법령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마피아와 같은 조직범죄 단체를 퇴치하고자 지난 1970년대 통과된 이 법에 따른 기소 절차는 복잡하며, 이에 들어가는 자원도 막대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맥클루어 또한 “(RICO 법에 의해 기소된 사건에) 걸리는 시간이 너무 길어 다른 사건들은 기소 절차를 밟지 못한다고 보통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점잖게 다루겠죠'

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풀턴 카운티 구치소 내 수감 절차를 밟을 때 이 모든 단계를 우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물론 현지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건 절차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이미 앞서 뉴욕, 플로리다, 워싱턴 DC 등에서 3차례 이어진 구속 수사를 기반으로 절차를 축소해 신속하게 진행되리라고 추정해볼 수 있다.

해당 지역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원에 도착하자마자 여느 피고인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기본 정보를 제출하고 지문을 찍었다. 그러나 다른 형사 피고인들로부터 격리됐으며, 비밀경호국 요원들과 집행관에 둘러싸인 채 신속하게 법정으로 이동했다.

이에 대해 당국은 보안 우려가 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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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일반적인 피고인들과 달리 트럼프 전 대통령은 머그샷을 찍은 적도, 수갑을 찬 적도 없다.

이에 대한 당국의 설명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얼굴을 담은 사진은 이미 많으며, 도주 위험도 없다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심리가 끝나자마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호원들의 안내를 받아 대기 중인 차량으로 이동했고, 이후 전용기에 올라탔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풀턴 카운티 구치소에서도 일부나마 이러한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렇듯 일반인들과는 대조적인 수감 경험에 풀턴 카운티 수감자들을 위해 수년간 일해온 일부 변호사들은 마음이 괴롭다고 토로했다.

한때 국선 변호사로 일하기도 했던 애틀랜타 지역 형사 전문 변호사 케이샤 스티드는 “그는 전직 대통령이기에 (당국이) 아주 점잖게 다룰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제 고객들은 마구잡이로 다루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