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까지 우주에 갇혀있을 위기에 처한' 미 우주비행사들

부치 윌모어와 수니타 윌리엄스

사진 출처, EPA

사진 설명, 지난 6월 우주로 떠나기 전 촬영한 NASA의 우주비행사 부치 윌모어와 수니타 윌리엄스의 모습
    • 기자, 마이크 웬들링
    • 기자, BBC News

지난 6월 5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비행사 2명이 국제우주정거장(ISS)을 향해 시험 임무를 맡아 떠났을 때만 해도 이들은 며칠 내로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상황은 계획과 다르게 흘러갔다.

발사한지 거의 2달이 지난 지금도 우주비행사 배리 ‘부치’ 윌모어(61)와 수니타 윌리엄스(58)는 아직도 우주에서 지구 위를 떠다니고 있다.

언제까지일지 모르는 상태로 우주에 발이 묶인 이들은 올여름은 물론 심지어 연말 크리스마스와 내년 새해까지도 우주에서 보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윌모어와 윌리엄스는 미국의 항공 우주 기업 보잉사가 개발한 유인 우주선 ‘스타라이너’를 타고 ISS로 향했다. 최초의 스타라이너 유인 비행으로, 두 우주비행사는 이 신형 우주선을 정기적으로 사용하기 전 그 성능을 확인하기 위한 시험 임무를 맡았다.

그러나 ISS 도킹 과정에서 기체가 누출되거나 추진기 일부가 고장 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다행히 ISS에 무사히 도착하긴 했으나, 타고 온 스타라이너가 지구로 귀환하기엔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이들에겐 지구로 돌아오기 위한 대체 수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NASA 측은 지난 7일(현지시간) 언론과의 브리핑에서 현재로선 어떻게 조처 할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NASA에서 상업적 우주비행사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스티브 스치니는 “우리는 스타라이너에 태워 윌모어와 윌리엄스를 귀환시키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다른 선택지가 있는지 확인하고자 필요한 계획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보잉사의 ‘스타라이너’
사진 설명, 보잉사의 ‘스타라이너’

이들이 고려하는 선택지 중 하나는 바로 두 우주비행사를 오는 9월 발사 예정인 스페이스X사의 ‘크루 드래곤’에 태워 2025년 2월에 지구로 귀환시키는 방법이다.

즉 당초 계획대로 4명이 아닌 2명만 태운 ‘크루 드래곤’이 ISS로 향한 뒤, 남아 있는 두 좌석에 이들을 태우는 것이다.

이 계획대로라면 윌모어와 윌리엄스는 ISS에서 8일이 아닌 약 8개월을 머물게 되는 셈이다.

이렇게 ‘크루 드래곤’이 비행사들을 데려갈 경우, ‘스타라이너’는 탑승자 없이 컴퓨터로 지구 귀환에 돌입하게 된다.

NASA 측은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일주일 이상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켄 바워삭스 NASA 우주 운영임무국 국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스타라이너가 무인으로 귀환할 가능성이 “지난 1~2주간의 상황을 고려하면 조금 더 높아졌다”면서 “그래서 우리는 이 옵션의 실현 가능성을 더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스페이스X사의 우주선을 타고 두 우주비행사가 귀환하게 된다면 이는 보잉엔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보잉의 우주선은 더 경험이 많은 ‘크루 드래건’과 지난 몇 년간 경쟁 구도를 이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주 초, NASA는 스페이스X사의 로켓을 이용해 여분의 옷과 식량 등 두 우주비행사에게 필요한 물품을 ISS에 전달했다.

지난달 짧게 진행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두 우주비행사는 귀환 비행에 대해 “무조건 자신 있다”면서 스타라이너는 “진심으로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동영상 설명, 보잉의 ‘스타라이너’를 타고 ISS에 도착한 NASA의 우주비행사들

은퇴한 해군 헬리콥터 조종사인 윌리엄스에겐 이번이 3번째 ISS 체류이며, 전투기 조종사 출신인 윌모어는 앞서 2번 우주에 다녀온 경험이 있다.

윌리엄스는 최근 짧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여기서 바쁘게 지내고 있다. 이곳 승무원들과 잘 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윌리엄스는 “집에 온 기분이다. 이곳저곳 떠다니는 기분이 좋다. 우주에 와서 ISS 팀원들과 함께 일하는 건 좋은 기분”이라면서 “여기 있는 게 좋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보잉사는 이번 시험 임무를 통해 ‘스타라이너’가 정기적으로 ISS와 지구 사이를 오갈 수 있게 되길 바랐다. 경쟁사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은 이미 지난 2020년부터 승인을 받아 NASA 임무에 사용되고 있다.

이들은 처음 계획보다 훨씬 더 오래 우주에 체류하게 될 예정이지만, 지구 위에서 이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낸 우주비행사들도 있다. 일례로 1990년대 중반 러시아 출신 발레리 폴랴코프는 ‘미르 우주 정거장’에서 437일간 지냈다.

아울러 지난해엔 프랭크 루비오가 ISS에서 무려 371일을 지낸 뒤 귀환했는데, 이는 미국인 중 최장 우주 체류 기간이다.

또한 지금도 ISS에 있는 러시아의 올레크 코노넨코는 우주에서 1000일 이상 체류한 최초의 우주비행사이다.

한편 윌모어와 윌리엄스는 최근 브리핑과 인터뷰에서 자신들이 처한 상황에 대해 긍정적인 모습이다. 지난달 윌리엄스는 “몇 주간 더 있게 됐다고 불평하지 않는다”고 표현했다.

현 상태로라면 두 사람은 앞으로 몇 주 더 우주에 머물러야 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