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10년째 자살을 쫓는 이유
유규진 씨는 10여 년째 온라인 자살 암시글을 추적하는 공무원 겸 자살예방 활동가이다.
"올해 안에 죽을 거예요,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그는 매일 밤 자살로 삶을 끝내려는 이들의 SNS 글을 확인하고 대화를 시도한다.
'가실 건가요?'
'네, 죽을 거예요.'
'이제 정리는 다 하신 건가요?'
'정리할 것도 없어요.'
그는 '죽으려 하는 이들은 위로를 원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어설픈 위로는 대화를 차단할 뿐 그들의 목숨을 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신 그는 자살 시도자들이 인증한 사진과 자살 암시글을 통해 자살 의사와 방법을 확인한 후 대화 내용을 캡처, 경찰에 신속하게 신고한다.
이렇게 그가 신고한 자살 암시·시도 건수는 5만여 건. 구조한 목숨은 수천 명에 이른다.
그는 처음 이 일을 시작한 2016년 무렵 한국의 SNS는 '자살 암시글과 동반 자살 모집글이 넘쳐나는 죽음의 늪이었다'고 말한다.
200명, 300명이 넘는 자살 관련 단체 채팅방이 늘어났고, 청소년들은 자살에 필요한 도구가 없다며 어른들에게 "나를 좀 데려가 달라"고 애원하는 '동반 구걸'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한국의 자살률은 여전히 OECD 국가 중 1위이며 자살은 20·30대 사망 원인 1위이기도 하다.
그가 겪은 자살 구조 경험을 통해 자살의 중병을 앓는 한국사회의 풍경을 들여다 보았다.
기획·취재·영상: 최정민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마음을 들어주는 랜선친구)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