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북한의 미래는?...'7차 핵실험 가능성도'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노동당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출처, Reuters, KCNA

사진 설명,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노동당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에서 ‘전쟁 준비 완성에 박차를 가할’ 전투적 과업을 제시했다
    • 기자, 리차드 김
    • 기자, BBC 코리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4년 국정운영 방향을 결정하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전쟁 준비’ 과업을 지시하며 러시아와 연대 강화 방침을 밝혀 주목된다.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노동당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에서 ‘전쟁 준비 완성에 박차를 가할’ 전투적 과업을 제시한 뒤, “지난 3년간 완강한 투쟁으로 쟁취한 유리한 형세와 국면을 더욱 확대하고 적극 활용하라”고 말했다.

매체는 특히 “사상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미국과 추종 세력들이 반공화국 대결책동에 의해 극한의 조선반도의 엄중한 정치군사 정세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에 기초해, 인민군대와 군수공업 부문, 핵무기 부문, 민방위 부문이 전쟁 준비 완성에 더욱 박차를 가할 데 대한 전투적 과업들이 제시됐다”고 주장했다.

다만 북한은 ‘전쟁 준비 완성’과 ‘전투적 과업’의 구체적인 의미와 내용들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 노동당 제8기 제9차 전원회의 모습

사진 출처, Reuters, KCNA

사진 설명, 북한 노동당 제8기 제9차 전원회의 모습

이날 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2024년 대외·대남 부문의 방향도 제시했다. 2024년 북미 및 남북관계 등에 대한 전반적인 구상이 다뤄진 것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핵·미사일, 군사정찰위성 발사 등 2023년의 국방 분야 성과를 평가하고 2024년엔 개발에 박차를 가해 미국과 한국을 위협할 태세를 갖추도록 주문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 위원장은 나아가 “국제적 규모에서 공동 투쟁을 과감히 전개해 나가려는 우리 당의 자주적 원칙”을 밝히기도 했다. 러시아를 비롯한 ‘반미’ 국가들과 전략적 연대를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2024년을 “5개년 계획 수행의 명백한 실천적 담보를 확보해야 할 결정적인 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2023년 5차례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사진 출처, Reuters, KCNA

사진 설명, 북한은 2023년 5차례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2023년 북한이 걸어온 길

북한은 지난 2월 18일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데 이어 3월 16일 '화성-17형', 4월 13일 고체연료 기반 '화성-18형', 7월 12일 '화성-18형'에 이어 12월 17일 동해상으로의 발사 등 총 5차례 ICBM을 발사했다.

북한이 한 해에 ICBM을 5차례 쏜 건 연간 최다 기록이다.

김 위원장은 2020년부터 매년 북한의 새해 전략을 경제력과 군사력 강화에 방점을 두는 모양새를 취해왔다. 경제와 군사라는 두 축이 체제 안정화를 위해 필수적이라는 계산에 따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군사·경제 분야의 성과를 강조하는 이유가 김정은 체제 유지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은 “김정은은 자신의 아버지인 김정일처럼 국방을 위해서 경제와 민생을 희생시키진 않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것”이라며 "2024년부터는 대외 경제와 무역도 활성화하고 중국, 러시아로부터 관광객 유치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북한의 경제는 과거 1994년부터 시작된 ‘고난의 행군’이래 역대 최악이었다는 평가도 있다. 이 때문에 서해는 물론 동해를 넘어 여러 가족이 집단 탈북하는 사례도 몇 차례 있었다.

북한 정찰위성 발사 모습

사진 출처, Reuters, KCNA

사진 설명, 북한은 두 차례의 실패 끝에 정찰위성을 정상궤도에 올려놓는 데 성공했다

북한은 두 차례의 정찰위성 발사 실패 끝에 정상궤도에 올려놓는 데는 성공했다. 북한은 이를 두고 우주 강국의 대열에 합류했다며 연일 대대적인 선전에 나섰다.

하지만 국제 전문가들은 북한의 위성 수준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군사정찰위성과 고체연료 방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성공 등 국방 분야를 제외하면 올해 특별히 내세울 만한 성과가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군사 전문가인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 북한이 국방 분야 성과에 있어서 정찰위성 발사와 화성 18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성공 등을 주장하며 자신들이 엄청난 것을 했다고 포장하고 있지만, 실체를 보면 제대로 된 게 아무것도 없다”며 “해상도 3미터 정도의 위성을 우주에 올려봤자 군사정보 수집이 전혀 안 된다”고 지적했다.

2024년 김정은 어디로 가나

김정은 위원장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전쟁 준비’ 과업을 지시했다

사진 출처, Reuters, KCNA

사진 설명, 김정은 위원장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전쟁 준비’ 과업을 지시했다

북한은 군사력 강화를 2023년의 ‘최대 성과’라고 주장함과 동시에 2024년에 정찰위성 추가 발사와 핵·미사일 등 군사력 강화에 열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2023년 한 해에만 다섯 차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쏘아 올린 북한이 새해에도 군사력 강화를 ‘중점 과업’으로 내세워 핵 미사일 역량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북한 당국이 러시아와의 연대 강화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힘에 따라 2024년에는 러시아 등 우방국과의 관계, 농업 활성화 방향 정책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2024년 대외·대남 부분의 사업 방향을 제시함에 따라 내년 4월 한국 총선과 11월 미국 대선을 염두에 둔 추가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나아가 선거 기간 사이버 해킹 등을 통해 특정 진영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성장 센터장은 "북한은 한국 선거에서 가능하면 자신들이 원하는 다수당이 집권하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에 선거에서 ‘정권심판론’ 구도로 이끌어가려고 선동할 것"이라며 "하지만 그 선동에 영향을 받을 사람들이 많지는 않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7차 핵실험 가능성

미사일 발사 장면을 지켜보는 김정은 위원장과 딸 주애

사진 출처, Reuters, KCNA

사진 설명, 북한이 김정은 위원장의 딸 주애를 앞세워 후계 구도 강화에 속도를 낼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이 2024년에 7차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미 북한 영변 핵시설 안에 있는 실험용 경수로(ELWR)에서 움직임이 관측된 것으로 전해진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최근 "북한 영변 경수로 주변에서 활동 증가와 온수 배출이 관측됐다"면서 "이 경수로가 처음으로 가동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국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28일 핵무기용 플루토늄 생산 우려가 제기되는 북한 영변 핵 단지 내 실험용 경수로에 대해 "내년 여름쯤 정상 가동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성장 센터장은 “북한의 당초 계획대로라면 3월에 공개한 전술핵탄두를 가지고 2023년 9월쯤에 핵실험을 강행했어야 했다"며 "하지만 당시 김정은이 러시아를 방문해 정상회담을 가지면서 일정이 다소 미뤄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센터장은 이어 “2024년 중에 북한이 실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빠르면 김정은의 40번째 생일인 1월 8일에 할 가능성이 있고, 늦으면 9월이나 10월 중 7차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양욱 위원도 “2024년에는 미국의 대선이 있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 7차 핵실험을 하기에 가장 적기"라면서 "이를 통해 미국과의 협상이나 대화 등을 노리고 뭔가를 할 가능성 충분히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김정은 위원장의 딸 주애를 앞세워 후계 구도 강화에 속도를 낼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은 그동안 김주애를 각종 미사일 발사 현장 등에 동원하며 후계 준비 행보에 박차를 가해왔다.

하지만 국내외 전문가들 사이에선 김주애가 과연 북한의 4대 세습을 이어갈 주인공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결국 북한 정권이 주장해 온 이른바 '백두혈통'에 대해 인민들이 친숙하게 느껴지도록 만드는 정책 수단의 일환으로 김주애를 활용하는 것일 뿐, 정식 후계자가 되지는 않을 것이란 얘기다.

양욱 위원은 "아직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북한은 여자 지도자를 내세울 준비가 아직 안 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김주애는 결국 핵 미사일의 존재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미사일 옆에 장식해 놓은 꽃과 같은 존재일 뿐”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