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정상회의: 이번 회담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 정상회담 '제도화' 의미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4월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출처, News1/ (대통령실 제공)

사진 설명,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4월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 기자, 정다민
    • 기자, BBC 코리아

18일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개최되는 한미일 정상회담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번 회담은 지난 1994년 한미일 정상회담이 처음 열린 이래 13번째다. 특히 앞서 12번의 회담이 다자회담이나 국제회의를 계기로 열렸던 것과 달리 단독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미일 3국은 이번 회담을 시작으로 향후 한미일 정상회담을 제도화, 즉 정례적으로 개최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

회담이 갖는 상징성

이번 회담은 미국 대통령이 외교적으로 중요한 손님을 초청하는 캠프 데이비드 대통령 별장에서 열린다. 2015년 이후 외국 정상이 캠프 데이비드를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며,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외국 정상을 초청한 것이기도 하다.

그만큼 이번 회담이 갖는 상징성은 크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한일 정상 초청은 한국과 일본 간 양국 정상의 셔틀외교가 12년 만에 복원된 시점에 이루어졌다. 즉,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미국의 환영의 메시지인 동시에 이를 계기로 한미일 3각 공조를 더욱 공고히 구축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3국은 특히 이번 회담을 계기로 정상간 회담을 제도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 토니 블링컨 장관은 15일 브리핑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이 '연례 회의'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하냐는 질문에 "3국 간 공조와 협력이 다양한 측면에서 더욱 제도화될 것"이라면서 "3국 정부의 고위급 회담 등 다양한 수준에서 회담이 정례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이번 회담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한미일 정상회담의 제도화, 즉 정례화라고 입을 모은다.

이화여자대학교 국제학과 박원곤 교수는 "이번 회담에서 나올 공동 성명에 한미일 정상회담을 일 년에 한 번씩 해야 한다는 식의 구절을 명문화할 경우, 불확실성이 제거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예를 들어 내년 미국 대선 결과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생기는 불확실성, 한일 관계에 있어 앞으로 계속 대화가 잘 되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존재하는 불확실성 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입장에서는 3국 회담을 제도화해 둠으로써 일 년에 한 번꼴로 대통령 수준에서 미국과 회담을 통해 한국의 입장을 반영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 또 한일 관계 측면에서도 한미일이 함께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한일 간의 문제를 풀 수 있는 계기가 제공될 수 있다는 점 등 불확실성 제거의 효과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은 "현 윤석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한일 관계를 복원하면서 한미일 안보 협력이 강화되기 시작했다"면서 "미국 입장에서는 다시 한일 관계가 나빠지거나 다소 불편해지는 상황이 오더라도 한미일 안보협력이 와해되지 않도록 한미일 정상회담을 제도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지난 4월 26일 국빈만찬에서 어깨동무하는 모습

사진 출처, News1

사진 설명, 어깨동무한 한미 정상(대통령실 제공)

'안보 협력 강화'의 의미는?

이번 3국 회담의 주요 의제는 단연 안보 협력 강화다.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자국 주도의 '자유롭고 개방적인' 질서를 구축하려는 미국에 있어 한국과 일본은 중요한 군사 동맹국이다. 미국은 여기서 나아가 한일 양국과 경제와 기술 영역에서도 보다 긴밀한 3각 공조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오는 18일 정상회담의 핵심 화두가 안보가 될 것이라며 3국 간 협력의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을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특히 이번 회담에서 "3국의 안보 보장을 위한 아주 구체적인 역량 강화 조치들이 취해질 것"이라면서 이러한 조치들이 3국 안보 보장에서 나아가 "보다 폭넓게는 인도 태평양 지역 안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특히 한미일 3국간 군사 훈련이 정례화될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문 센터장은 "한미일 3국간 공동 군사훈련은 그동안 북한이 미사일을 쏘는 등 군사적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그때 그때 대응 차원에서 이뤄져 왔는데 이번 회담을 계기로 이런 훈련이 정례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특히 "한미일간 안보 협력은 북핵 위협이라는 안보적 상황에서 동력을 얻는 만큼 다른 외교 사안들과는 별개로 늘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갈 수 있는 영역"이라면서 "한일관계 측면에서 어려운 점이 있는 상황에서도 여론 조사 등을 볼 때 군사적인 협력의 필요성에는 동의하는 의견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안보 협력 영역에 있어 기술 안보와 경제 안보 영역의 중요성에도 주목한다.

문 센터장은 3국이 이번 회담을 계기로 "경제적인 공급망 문제나 기술 협력과 관련된 문제들을 별도의 협의체를 가동하는 방식으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교수 역시 "경제 안보야 말로 바이든 대통령의 주 관심사"라면서 "반도체나 배터리 등 품목에서 지역 공급망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한국과 일본을 끌어가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 중인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6월 3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국방장관회담에 앞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종섭 국방장관,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

사진 출처, News1

사진 설명, 오른쪽부터 이종섭 국방장관,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 (공동취재)

캠프 데이비드 원칙, '중국, 러시아에 메시지'

한국 대통령실에 따르면, 한미일 3국 정상은 향후 3국 협력의 지속력 있는 지침이 될 '캠프 데이비드 원칙(Camp David Principles)' 문건을 채택할 예정이다. 또한 이와 함께 한미일 협력의 비전과 그 이행 방안을 담은 공동성명인 '캠프 데이비드 정신(Sprit of Camp David)' 문건도 채택한다.

한국 대통령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17일 브리핑에서 캠프 데이비드 원칙에 대해 "한미일 3국 정상은 공동의 가치와 규범에 기반하여 한반도, 아세안, 그리고 태도국을 포함한 인태지역과 전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는 원칙을 천명할 것"이라며 "또한 경제규범, 첨단기술, 기후변화, 개발, 그리고 비확산과 같은 글로벌 이슈에도 공동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번 한미일 정상회담의 주요 결과를 담게 될 캠프 데이비드 정신 공동성명에 대해서는 "3국 정상들은 지정학적 경쟁의 심화, 우크라이나 전쟁, 기후위기, 핵확산과 같은 복합 위기에 직면하여 한미일 협력의 필연성에 공감하고 3국 파트너십의 새로운 시대를 천명하기에 이르렀다"며 "공동성명은 공동의 비전, 구체 협의체 창설, 아세안과 태도국, 역내 위협, 우크라이나 확장억제와 연합훈련, 경제 협력과 경제안보 등의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3국 회담에서 중국이나 러시아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지만, 북핵 위협이나 경제 안보 협력,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언급함으로써 중국과 러시아에 정치적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 국가정보원은 같은 날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북한이 18일 한미일 정상회담 혹은 21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되는 한미 군 당국의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연합연습을 겨냥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여러 종류의 도발을 준비 중"이라고 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