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전에 이뤄졌어야 할 휴전 합의…살상은 멈춰도 분쟁을 끝낼 수 있을까

팔레스타인 깃발을 흔드는 남성의 모습

사진 출처, EPA

    • 기자, 제레미 보웬
    • 기자, BBC 국제 에디터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가자 지구 전쟁 휴전에 합의했다. 상당한 성과이나, 이미 오래전에 이루어져야 했을 휴전이다.

지난해 5월부터 다양한 초안이 협상 테이블에 올라왔고, 양측은 협상이 지연되는 이유는 바로 상대방 때문이라고 비난해왔다.

지난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며, 대부분 이스라엘 민간인으로 구성된 12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에 이스라엘이 맞대응하며 가자 지구는 폐허가 되었고, 200만 명이 넘는 가자 지구 주민 대부분이 피난길에 올랐다.

가자 지구 내 하마스 보건부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무장대원 및 민간인을 포함해 거의 5만 명이 숨졌다고 한다. 그러나 의학 학술지 '란셋'에 올라온 최근 연구에 따르면 실제 사망자 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수 있다.

우선 첫 번째 도전 과제는 휴전 유지이다. 서방의 고위 외교관들은 42일간 교전 중지를 약속한 휴전 1단계가 끝난 이후 전쟁 재개 가능성을 우려한다.

한편 이번 가자 지구 전쟁은 중동 전역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많은 이들의 우려와 달리 중동 지역 전체의 전면전으로 번지지는 않았으나(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자신들의 공이 있다고 말한다), 지정학적 대변동이 일어났다.

우선 하마스는 여전히 싸울 수는 있는 상태이지만 과거에 비하면 그림자에 불과하다.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전 국방부 장관은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전쟁 범죄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국제사법재판소(ICJ)는 이스라엘이 집단학살을 저질렀다며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제소한 사건에 대해 조사 중이다.

레바논의 헤즈볼라는 이번 전쟁에 개입했으나, 결과적으로 이스라엘의 공세에 무너졌다.

아울러 시리아의 알 아사드 정권도 붕괴하는 요인으로도 작용했다.

이란은 이스라엘과 직접 공세를 주고받았고, 현재 약해진 상태다. 이란이 '저항의 축'이라 부르며 구축해 두었던 동맹 세력 및 대리 조직 네트워크는 망가진 상태다.

예멘의 후티는 홍해에서 유럽과 아시아 간 선박 운행을 방해하고 있다. 현재 가자 지구 휴전이 성사된 지금, 공격을 중단하겠다는 약속을 지킬지는 지켜봐야 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오랜 분쟁은 그 어느 때보다 씁쓸하다.

이번 휴전 타결로 인해 운이 좋다면 살상이 멈추고 이스라엘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그러나 한 세기 넘도록 이어진 분쟁을 끝낼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