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 괴한들, 모스크바 공연장서 무차별 총격

사고가 일어난 크로커스 시청에서는 록 콘서트가 막 시작하려는 상황이었다. 그때 무장 괴한들은 메인 입구부터 극장 내부까지 침입했다.

사진 출처, REUTERS/Maxim Shemetov

    • 기자, 폴 커비&안드레 로덴폴
    • 기자, BBC 뉴스

무장 괴한들이 22일 (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의 공연장을 공격, 최소 60명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러시아 보안당국이 밝혔다.

BBC가 확인한 영상엔 크라스노고르스크 북서쪽 교외에서 위장한 인물 최소 4명이 공격에 가담하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사고가 일어난 크로커스 시청에서는 록 콘서트가 막 시작하려는 상황이었다. 그때 무장 괴한들은 메인 입구부터 극장 내부까지 침입했다.

건물 대부분은 불에 탔고 지붕 일부는 무너졌다.

사상자 중에는 어린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러시아 외무부는 이를 "테러 공격"이라며 규탄했다.

확인되지 않은 온라인 발표에 따르면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이번 공격의 배후에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미국 정부는 미 CBS에 IS가 러시아를 공격하려 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말했다.

이달 초 모스크바에서 '대규모 모임'을 겨냥해 공격 가능성이 있다고 러시아에 경고한 적이 있다는 것.

이 외에도 사건 2주 전 미 대사관은 "모스크바에서 대규모 모임을 목표로 한 극단주의자의 계획이 임박했다"며 자국민에게 대규모 모임을 피하라는 경고를 발표한 바 있다.

현재 러시아 주 방위군은 괴한들을 추적하기 위해 현장에서 특수부대가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고위 관리들도 크라스노고르스크로 향하고 있다.

수십 명의 구급대원들이 즉시 현장으로 파견됐다

사진 출처, Reuters

사진 설명, 수십 명의 구급대원들이 즉시 현장으로 파견됐다

사고 직전, 록 그룹 피크닉(Picnic)의 콘서트를 보려고 6000명 이상의 사람들은 크로커스 시청 소매점과 콘서트 단지에 모여들고 있었다.

한 목격자에 따르면 피크닉이 무대에 오르기 몇 분 전에 폭력 사태가 일어났다. 피크닉 멤버들은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아직 대국민 연설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 부관의 말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부상자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했다고 한다.

한 공연장 보안 요원은 무장을 한 괴한들이 중앙 입구에서 일하고 있던 사람들에게 총알을 발사하며 로비로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 온라인 뉴스 채널인 바자(Baza)에 "(나 외에) 세 명의 보안 요원들이 있었는데, 우린 광고판 뒤에 숨었다"며 당시 긴급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그리고 그 공격자들은 우리로부터 10미터 떨어진 곳을 지나가며 1층에 있는 사람들에게 무작위로 총을 쏘기 시작했습니다."

공연장 안에 있던 한 여성은 총이 발사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자마자 자신과 다른 관객들이 무대 쪽으로 도망가기 시작했다고 러시안TV에 밝혔다.

괴한들이 일종의 인화성 물질을 던졌을 때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사진 출처, Reuters

사진 설명, 괴한들이 일종의 인화성 물질을 던졌을 때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좌석에서 총을 든 사람을 봤고 총성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스피커 뒤로 기어가려고 했습니다"

불과 연기가 하늘로 솟아올랐고, 건물의 상단 두 층의 유리가 터지면서 건물의 정면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괴한들이 일종의 인화성 물질을 던졌을 때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공연장에 있던 사람 중 일부는 무대에서 주차장으로 도망쳤지만, 일부는 옥상으로 향했고 러시아 당국은 약 100명이 지하를 통해 탈출했다고 밝혔다.

수십 명의 구급대원들이 즉시 현장으로 파견됐다. 이들은 공격이 있고 한동안은 크라스노고르스크 단지 밖에서 대기했다.

모스크바 세르게이 소비닌 시장은 주말 동안 수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모든 공개 행사를 취소했다.

그는 "피해자 유가족분들에게 죄송하다"고 밝혔다.

러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를 포함한 여러 다른 지역에서도 행사가 취소됐다.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마리아 자하로바는 이번 사건을 "끔찍한 범죄"라며 국제사회에 규탄을 촉구했다.

무장괴한들의 공격으로 크로커스 시청 건물 대부분은 불에 탔고 지붕 일부는 무너졌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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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무관하다며 즉각 입장을 밝혔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 보좌관은 텔레그램을 "그 무엇과도 상관없이 모든 건 전장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불과 6일 전, 블라디미르 푸틴은 러시아 대통령 선거에서 5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서방 국가들은 선거가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고 비난했다.

우크라이나 안드리 유소프 군사정보국 대변인은 이번 공격이 "푸틴 대통령 특수부대의 고의적인 도발 행위"였다고 주장했지만, 어떠한 증거도 제시하진 않았다.

이번 공격은 지난 2002년 모스크바 극장 사건을 떠올리게 했다.

당시 40명의 체첸 분리독립 테러범들은 모스크바 극장에서 900명 이상을 인질로 잡았다.

러시아 당국의 진압으로 인질 130여 명이 숨졌다.

러시아 안보 당국은 이제 공항과 역을 중심으로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대변인은 총격 장면이 "끔찍하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이 끔찍한 총격 사건의 희생자들을 애도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