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보건 전문가, 새 정부의 '금연법' 철회 질타

2022년 뉴질랜드에서는 미래 세대에 대한 담배 판매를 제한하고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2022년 뉴질랜드에서는 미래 세대에 대한 담배 판매를 제한하고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 기자, 프랜시스 마오
    • 기자, BBC 뉴스

뉴질랜드 정부가 재원 마련을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금연법을 폐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저신다 아던 정부에서 도입한 '초강력' 금연법은 2008년 이후 출생자에게 담배 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흡연은 뉴질랜드에서 예방 가능한 사망의 주요 원인으로 금연법은 젊은 세대가 흡연 습관을 갖지 않도록 하는 걸 목표로 발의됐다.

하지만 최근 6년 만에 재집권한 보수 연립 정권이 전임 노동당 정부가 추진한 금연법을 폐기한다고 밝히자 보건 전문가들이 강하게 비판했다.

공중보건 전문가 리처드 에드워즈 오타고 대학 교수는 “끔찍하고 역겹다. 세계적인 수준의 우수한 보건 정책에서 극도로 후퇴한 조치다”고 말했다.

그는 "뉴질랜드의 대부분의 보건 단체는 정부의 조치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으며, 이를 철회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BBC에 전했다.

지난해 통과된 법안은 주요 개혁을 뒷받침하는 연구 모델로 국제적인 호평을 받았다. 담배 소매점 수를 제한하고 담배의 니코틴 함량을 낮추는 등의 조치가 포함됐다.

모델링에 따르면 금연법은 매년 최대 5000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질랜드 법률은 지난 9월 영국 정부가 비슷한 청소년 금연법을 발표하는 데 영감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대변인은 뉴질랜드의 금연법 개정 이후에도 리시 수낙 영국 총리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뉴질랜드이 금연정책은 일부 비즈니스 단체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담배 소매상과 잡화점 사업주은 정부 보조금에도 불구하고 수익 손실이 발생한다고 비판했다.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신임 총리를 비롯한 일부 의원들은 금연법이 담배 암시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0월 14일 선거에서 38% 득표율을 얻은 뉴질랜드 국민당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금연법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 토요일 니콜라 윌리스 뉴질랜드 신임 재무부 장관이 금연법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하자, 금연법이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믿었던 보건 전문가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

윌리스 장관은 국민당의 연립정부 파트너인 뉴질랜드제일당(포퓰리즘)과 뉴질랜드행동당(자유주의)이 금연법 개정을 ‘집요하게’ 주장했다고 말했다.

선거 승리에도 불구하고 중도 우파 국민당은 두 소수 정당과 정부 구성을 위한 정책 협상에서 몇 주간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금요일, 선거 후 6주 만에 합의가 이루어져 월요일에 새 정부가 취임할 수 있었다. 6%의 득표율을 얻은 뉴질랜드제일당은 흡연법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유일한 정당이었다.

지난 월요일 크리스 럭슨 뉴질랜드 신임 총리(가운데)가 연립정부 파트너인 윈스턴 피터스(왼쪽) 뉴질랜드 제일당 대표, 데이비드 시모어(오른쪽) 뉴질랜드행동당 대표와 함께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 출처, EPA

사진 설명, 지난 월요일 크리스 럭슨 뉴질랜드 신임 총리(가운데)가 연립정부 파트너인 윈스턴 피터스(왼쪽) 뉴질랜드 제일당 대표, 데이비드 시모어(오른쪽) 뉴질랜드행동당 대표와 함께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두 소수 정당은 국민당이 중고소득층에 대한 세금 인하를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던 외국인 소유 부동산 개방이라는 주요 정책을 막았다. 이로 인해 당이 다른 대안을 모색하게 된 것이라고 윌리스 장관이 지난 토요일 말했다.

그는 "금연법 개정이 정부 장부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약 10억 달러(약 1조 1300만원) 정도의 변동이 있다"고 뉴질랜드 방송국 TV3 뉴스허브네이션에 전했다.

"담배를 계속 피우는 사람들이 감세 혜택을 받는다는 건 정말 충격적이다"고

로버트 비글홀 명예교수 겸 뉴질랜드 금연 2025 위원회 위원장은 퍼시픽 미디어 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전했다.

“뉴질랜드 모든 시민들의 건강과 복지에 타격을 주는 비양심적인 일”이라고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족의 보건 단체인 하파이 테 하우오라가 지적했다.

흡연율 및 관련 질병 및 건강 문제가 마오리족 사이 가장 심각하다. 전문가들은 위 정책이 해당 인구에게 가장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에드워즈 교수는 "정부는 대중 여론과 건강 분야에서 일하는 대다수의 사람들, 의료 전문가, 의사, 간호사의 의견에 반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2022년에 실시한 공중 보건 모델링에 따르면 금연 정책으로 향후 20년간 뉴질랜드 보건 시스템에 약 13억 뉴질랜드 달러(약 1조 250억원)를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질랜드는 2025년까지 국가 흡연율을 5%로 낮추고, 최종적으로 흡연을 전면 금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뉴질랜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8만 명 이상의 성인이 금연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뉴질랜드 흡연 인구는 전체 성인의 약 8%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