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신임 국방장관 ‘루스템 우메로프’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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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카테리나 키쿨로바, 루스 코머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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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국방장관을 전격 교체한 가운데 이는 부패 청산을 위한 시도로 해석됐다.
그러나 크림 타타르인이자 이슬람교도인 루스템 우메로프(41)를 신임 국방장관으로 임명하면서 이는 우크라이나가 지난 2014년 러시아에 합병된 크림반도 반환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신호로 보인다.
한편 지난 몇 달간 2021년 11월 이후 줄곧 국방부를 이끌었던 올렉시 레즈니코프 국방장관 해임설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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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본격적으로 침공한 첫날부터 줄곧 젤렌스키 대통령 옆을 지켰던 레즈니코프 전 장관은 개인적으로는 부패 혐의를 받진 않았으나, 국방부가 각종 비리와 뇌물 의혹에 시달리는 등 국방부에 침투하는 부정부패를 제대로 막지 못했다.
군사 물품 및 식량을 부풀려진 가격에 구매했다는 의혹에 더불어 신병 징집 책임자들의 뇌물 수수 혐의까지 더해지며 국방부의 이미지는 추락했다.
게다가 예상보다 반격 작전의 성과가 늦어지면서 우크라이나 사회에 전반적인 사기 진작이 필요해 보이는 시점이다.
우크라이나 ‘국유자산기금’
바로 이런 상황에서 루스템 우메로프는 차기 국방장관으로 임명됐다.
우메로프는 지난 1년간 우크라이나의 국유자산 민영화를 감독하는 ‘국유자산기금’을 이끌었으나, 과거 러시아와의 협상에서 우크라이나 대표단으로 나섰던 점과 성공적인 포로 교환 협상 조직으로 더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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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새로운 인물도, 그렇다고 언론의 큰 관심을 받던 것도 아닌 우메로프는 과거 강제 추방된 크림 타타르인 가족에서 태어났다. 현재까지도 크림 타타르 공동체의 문화적 정체성 및 국제사회에서의 위치를 회복하고자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가장 중요한 점은 우메로프는 부패, 횡령, 부당 이익 등의 의혹을 받은 적 없다는 것이다.
통신, 투자 업계 등 민간 부문에서 근무했던 우메로프는 지난 2019년 개혁파 정당 ‘홀로스’ 소속으로 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했고, 이후 의원직을 떠나 정부 관료가 됐다.
2013년엔 미국의 명문 ‘스탠퍼드 대학’에서 우크라이나인을 돕는 자선 프로그램을 설립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메로프의 핵심 정체성은 바로 크림 타타르인이라는 뿌리이며, 크림반도반환을 향한 우크라이나의 확고한 의지에서 크림 타타르인들이 맡을 수 있는 역할에 있다.
‘크림 타타르인’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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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 타타르인은 크림반도의 토착 튀르크계 민족으로,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나치와 협력했다는 누명을 쓰고 소련군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강제 추방된 역사를 지녔다.
1944년 5월 18일, 크림 타타르인들에겐 단 몇 분 안에 짐을 꾸리라는 명령이 내려진다. 그렇게 강한 공동체 의식을 자랑하던 크림 타타르인 20만 명은 하루 만에 뿌리째 뽑혀 열차, 배 등을 통해 수천km 떨어진 곳으로 추방당했다.
게다가 이동 중 혹은 직후 수천 명이 사망한 것으로 짐작된다.
스탈린 치하에서 이러한 역사를 겪은 민족은 비단 크림 타타르인뿐만 아니며, 크림 타타르인들 또한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고자 수십 년간 노력했다.
우메로프의 부모 또한 이렇게 추방된 크림 타타르인으로, 우즈베키스탄으로 망명했을 당시 그를 낳았다. 그러다 우메로프가 아직 어렸을 때인 1980년대 후반 우메로프의 가족을 포함한 많은 크림 타타르인들의 크림반도 귀환이 허용됐다.
그렇게 성장한 우메로프은 크림 타타르인의 역사적인 지도자로 알려진 무스타파 제밀레프의 고문으로 수년간 활동했으며, 우메로프 본인 또한 쿠르타이(크림 타타르인 의회)의 공동대표이다.
또한 우메로프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점령 이후 크림반도 반환을 위한 국제 외교 이니셔티브인 ‘크림 플랫폼’의 공동 의장을 맡기도 했다.
2021년 우메로프는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 ‘리가’에 기고문을 통해 “크림 타타르인의 추방은 소련 정권의 가장 큰 범죄 중 하나”라면서 “당시 권력을 지닌 폭군들이 국민 전체를 몰살하고자 시작했다”고 비난한 바 있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이렇듯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을 비난하는 한편, 우메로프는 2014년 이후 크림반도에서 체포된 크림 타타르인 석방 및 우크라이나로의 귀환을 위해 러시아와 협상하기도 했다.
우메로프는 지난해 러시아가 전면적으로 침공해온 직후엔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인한 침공에 대한 정치적, 외교적 해결책을” 찾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3일 TV 연설을 통해 우메로프 장관 임명을 위한 의회 승인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히며, 국방부엔 “ 새로운 접근법과 군사 및 사회 전반과 다른 형태의 상호작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로선 크림반도에 대한 우크라이나 측의 전면적인 군사 공격은 매우 쉽지 않아 보인다. 일부 관측통 또한 크림반도를 포함한 2014년 이전의 국경으로 돌아가려는 우크라이나의 꿈은 비현실적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러한 꿈을 이루기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할, 크림반도 원주민 출신의 인물을 신임 국방장관으로 임명하면서 이것이 우크라이나 최후의 엔드게임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