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우크라전까지…치솟는 생활물가

마트에서 장을 보는 남자

사진 출처, News1

사진 설명, 3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약 10년 만에 4%대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전 세계적으로 늘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6.06(2020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증가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대를 기록한 건 2011년 12월 이후 10년 3개월 만이다.

품목별로는 석유류(31.2%), 공업제품(6.9%), 외식(6.6%), 가공식품(6.4%)이 크게 올랐다. 외식과 가공식품 물가는 곡물가격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지난해 10월부터 3%대를 유지하던 물가 지수가 4%대로 오른 데는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영향이 크다. 러시아는 세계 3위 원유 생산국, 우크라이나는 주요 곡물 생산국이지만 전쟁으로 인해 수출 차질을 겪고 있다.

2020년 기준 곡물 자급률이 20.2% 수준이고 원유 전량을 수입하는 한국의 경우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이 당분간 4%대 물가 상승폭이 유지될 것이라고 예측하는 이유다.

천소라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은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의 주된 원인은 원자재 및 유가 상승이라는 대외적 요인과 코로나19 수요 회복이라는 대내적 요인으로 나눠볼 수 있다"며 "한 가지 뚜렷한 원인이 있다기 보다는 원자재 가격이 전반적으로 모두 오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프랜차이즈에서 식사를 하는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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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3월 외식 물가는 전년보다 6.6% 올라 약 24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소비자도 공급자도…'물가 상승 실감'

경제 성장에 동반한 물가 상승이 아닌 대외적 요인으로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소비자와 공급자 모두 부담을 느끼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같은 달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5% 올랐다. 생활물가지수는 일상생활에서 소비자들이 자주 구매하는 물품과 기본 생필품을 따로 조사한 지표다.

대구에서 두 아이를 키우는 주부 장모씨는 "원래는 기본 3만원 정도로 장을 봤는데 이제 5만원은 들고 가야 원하는 것들을 살 수 있다"며 "특히 아이가 먹을 우유와 치즈, 그리고 과일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말했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3월 외식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6.6% 올라 23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은 같은 달 서울 지역에서 8대 외식품목(냉면・비빔밥・삼겹살・삼계탕・자장면・칼국수・김밥・김치찌개 백반) 가격이 모두 올랐다고 밝혔다. 특히 냉면과 자장면 가격은 10% 가까이 올라 각각 9962원, 5846원을 기록했다.

경기도 판교에서 IT 회사를 다니는 문모씨는 "이제 식당에서 만 원 이하로 밥 먹는 것도 힘들고, 편의점에서 한 끼 때우려고 해도 5000원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대학생 이씨는 "부모님으로부터 용돈을 받고 아르바이트도 하고 있지만, 물가가 너무 올라서 돈이 늘 부족하다"며 "제대로 된 점심을 먹는 대신 커피나 간식으로 때우기도 한다"고 말했다.

요식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치솟는 원가를 고려하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데, 이 경우 대형 프랜차이즈와의 가격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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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오는 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지를 두고 전문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금리 인상' 카드 꺼내나?

물가 인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국은행이 오는 14일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지에 대해서는 전문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 지난해부터 선제적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했고, 현재 한은 총재의 부재 상황이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글로벌 긴축기조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며 "높아진 물가를 인정하면서 새정부 출범과 더불어 현 상황에의 적응을 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예상보다 가파른 물가 상승폭과 다음달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스텝'(기준금리 0.5% 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고려하면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

물가 상승 압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향후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9%로, 7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한은은 지난 5일 회의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4%대를 나타내고, 연간 기준으로는 지난 2월 전망치(3.1%)를 크게 웃돌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