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투 비디오' 손정우, 미국에 송환될 수 있을까?

19일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웰컴 투 비디오'(W2V) 운영자 손정우에 대한 범죄인 인도심사 청구사건 심사는 공개로 진행됐다

사진 출처, News1

사진 설명, 19일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웰컴 투 비디오'(W2V) 운영자 손정우에 대한 범죄인 인도심사 청구사건 심사는 공개로 진행됐다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W2V)'의 운영자 손정우(24)에 대한 미국 송환 여부를 가리는 첫 심문이 열렸다.

서울고법 형사20부는 19일 손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심사 청구 사건의 첫 심문기일을 진행했지만, 이날 결론은 나지 않았다.

검찰은 미국에서 국제공조 수사로 손 씨를 기소한 자료와 증거가 충분하다며 송환 허가를 주장했고, 손씨의 변호인은 추가 처벌 우려 등을 이유로 송환 거절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내달 16일 한 차례 더 심문을 열고, 인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한편 손씨는 이날 심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내달 열리는 심문 때는 손 씨를 소환에 입장을 듣겠다고 밝혔다.

2017년엔 불법 촬영 및 유통을 포함해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중 64.2%가 집행유예를 받았다
사진 설명, 2017년엔 불법 촬영 및 유통을 포함해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중 64.2%가 집행유예를 받았다

이중처벌 금지 원칙

손정우는 아동 성착취물 유포 등 혐의에 대해 이미 한국 법원에서 1년 6개월의 형을 확정받아 복역했다.

앞서 그는 지난달 27일 만기 출소 예정이었지만, 미국 정부 범죄인 인도 요청에 따라 송환 절차가 시작되면서 석방되지 않고 재구속된 상태다.

법무부는 이중처벌 금지 원칙에 따라 한국에서 유무죄 판단을 받지 않은 자금세탁 혐의에 대해서만 인도심사청구 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미국 법원도 손 씨가 송환될 경우, 자금세탁 혐의에 대해서만 판결을 내릴 수 있다.

자금세탁으로 미국에서는 최고 징역 20년 형에 처할 수 있다.

아버지의 고소

한편 손 씨의 아버지는 지난 11일 서울 중앙지검에 아들을 범죄수익은닉 등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이 기존에 기소하지 않은 혐의를 적용한 것이다.

손 씨 아버지는 고소장에 아들이 "동의 없이 아버지의 정보로 가상화폐 계좌를 개설하고, 범죄수익금을 거래·은닉했다"고 적었다.

할머니의 병원비를 범죄수익으로 지급해 할머니의 명예를 훼손했다고도 적었다.

아버지 손씨의 이 같은 행동은 아들의 미국 송환을 막으려는 의도란 분석이다.

아버지의 고소로 손 씨가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국내에서 처벌을 받게 된다면, 이 역시 이중처벌 금지 원칙이 적용된다.

다만 검찰이 이에 대한 수사와 기소 절차를 법원의 범죄인 인도 결정 전에 모두 마무리하기란 사실상 어렵다는 분석이다. 검찰은 이날 심문에서 "수사는 거절 사유가 될 수 없고, 검찰은 수사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손 씨의 변호인이 자금 세탁 혐의는 애초 증거 부족으로 무죄라는 주장을 하자, 재판부는 검찰 측에 당시 손 씨에 대해 수사를 할 때 범죄수익 은닉 혐의로 따로 기소하지 않은 경위와 구체적인 조사 내용 등을 확인해 이달 말까지 입장을 알려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트에 띄운 '공조수사에 의해 폐쇄됐다'는 안내문

사진 출처, NCA UK

사진 설명, 사이트에 띄운 '공조수사에 의해 폐쇄됐다'는 안내문

'자금세탁 혐의'

'웰컴투비디오'는 2015년 6월에 개설됐으며, '토르 네트워크'를 사용한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다.

해당 사이트는 아동 성착취 사진과 영상을 보관하고 유통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2018년 2월 기준으로 '웰컴 투 비디오'에서 다운받은 건은 100만 건이 넘고, 같은 해 3월 해당 서버에는 개별 영상 파일 20만 개가 보관 중이었다.

'웰컴 투 비디오'에서 영상을 다운로드받기 위해서, 사용자는 포인트가 있어야 했다. 아동 포르노물 업로드, 새로운 사용자 추천, 비트코인 사용 등 포인트를 모으는 방법은 다양했다.

2015년 6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이런 방식으로 '웰컴 투 비디오'는 약 37만달러(4억원)를 챙겼다.

손 씨는 2018년 8월 미국 연방대배심에서 아동 음란물 배포 등 6개 죄명·9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중 '자금세탁 혐의(Laundering of Monetary Instruments)'도 포함됐는데, 미국에서 아동 착취물 제작과 유통이 불법이기 때문에 이로 수익을 낸 것 또한 불법이라고 주장한다.

만약 재판부가 다음 달 인도 허가 결정을 내리고 법무부 장관이 승인하면 미국의 집행기관이 한 달 내 국내에 들어와 손 씨를 데려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