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n번방: 문 대통령, 'n번방 회원 전원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

사진 출처, News1
문재인 대통령이 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벌어진 미성년자 성착취 사건인 'n번방' 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박사방' 운영자 등에 대한 조사에 국한하지 말고 "n번방 회원 전원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아동 청소년 16명을 포함한 피해 여성들에게 대통령으로서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국민의 정당한 분노에 공감한다"라고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23일 브리핑에서 밝혔다.
앞서 지난 19일 'n번방'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20대 남성 조모 씨가 구속됐다. '박사'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그는 범행을 모두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n번방 사건은 메신저 앱 '텔레그램'을 이용한 대규모 디지털 성범죄 사건이다.
단순히 단체 대화방에 불법 촬영물을 올린 것이 아니라 n번방 운영자가 미성년자를 포함한 수십 명의 여성을 협박해 성착취 동영상을 제작하고 이를 n번방에 유료로 유포했다. 이들은 대화방에서 피해 여성을 '노예'라 칭했다.
현재까지 경찰이 확인한 '박사방'의 피해자만 74명에 이르고, 이 중 16명이 미성년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n번방을 통해 해당 성착취물 불법 촬영물을 보거나 유포한 사람은 최대 26만 명으로 추정된다.
한편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신상 공개 및 포토라인 세워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은 23일 오후 5시 기준 231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역대 가장 많은 동의를 받은 청원이다.
현재까지 공개된 n번방 사건의 내용과 실태를 정리했다.
'노예'라 불린 피해자 중 미성년자도 다수
지난 16일 경찰에 구속된 조 씨는 '박사'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며 미성년자 등 수십 명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찍게 했다. 그리고 이를 '박사방'에 유포해 억대 범죄수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씨는 트위터와 같은 SNS에서 의상 모델이나 스폰 알바를 모집한다며 피해 여성들을 유인했다.
이후 그는 모델료와 알바비 선지급을 이유로 주민등록증 사진과 계좌번호 등 개인정보를 받았고, 피해자들의 신상 정보를 검색해 개인 SNS 계정을 찾아냈다.
조 씨와 '박사방' 운영자들은 피해자를 '노예'라 지칭했다.
여러 경로를 통해 피해자 사진을 입수하면, 해당 사진을 지인에게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점점 더 자극적이고 가학적인 성착취 영상을 찍게 했다.
특히 '박사방'의 경우, 생년월일과 집 주소 등 피해자들의 신상을 함께 유포한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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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은 어떻게 운영됐나
n번방은 '텔레그램'이라는 메신저 앱을 통해 운영됐다. 텔레그램은 카톡과 같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지만, 서버가 외국에 있어 한국 경찰이 추적하기 쉽지 않다.
각 대화방은 1번방, 2번방, 3번방 등 번호가 있고, 통칭해 n번방이라 불렸다. 경찰의 단속을 피하고자 사람이 너무 많이 몰리면 방을 폭파하고 새로운 방을 개설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n번방은 성착취물 직접 업로드를 지양하고, 다른 링크를 올려 사진과 동영상을 유포했다.
n번방 중 하나인 '박사방'은 누구나 볼 수 있는 '맛보기' 대화방과 성착취물 수위에 따라 가격이 다른 방들이 유료 회원제로 운영됐다. 가장 높은 3단계 방의 입장료는 150만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입장료는 경찰에 적발되지 않기 위해 가상화폐나 상품권 등을 활용했다. 경찰은 조 씨가 이런 방식으로 억대의 범죄이익을 거둔 것을 확인했다.
유료 입장료 외에도 n번방의 회원들은 개인이 소유한 음란물을 올리거나 성희롱 대화에 참여해야 회원 자격이 유지됐다.
경찰은 방마다 회원 수가 적게는 1만 명, 많게는 3만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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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내 공범 관계 형성
조 씨는 '박사방'에서 적극적으로 동조하는 회원을 일명 '직원'으로 지칭하면서 피해자들을 직접 성폭행하라고 지시하거나 자금세탁, 성착취물 유포, 대화방 운영 등의 업무를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피해자뿐 아니라 유료 회원들의 신상 또한 확인해, 이를 협박 및 강요 등의 수단으로 사용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 씨는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지 않도록 철저히 텔레그램으로만 조직을 운영하고 소통했으며, 실제로 공범 13명 중 박사를 직접 봤거나 신상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경찰 수사는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나
경찰은 지난해 9월부터 n번방으로 대표되는 텔레그램 성 착취 대화방에 대한 수사를 벌인 결과 20일까지 총 124명을 검거했다.
이 중 '박사'로 이름을 알린 조 씨를 포함해, 공범 13명을 검거해 그중 4명을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나머지 9명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 중이다.
현재 조 씨와 공범에게는 아동청소년성보호법상 아동음란물 제작과 강제추행, 협박, 강요, 사기 등 7가지 혐의가 적용됐다.
경찰은 조 씨의 주거지에서 현금 약 1억3000만원을 압수했다.
경찰은 "박사방에서 취득한 성착취물을 유포하거나 소지한 박사방 회원들도 반드시 검거 후 강력하게 처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23일 경찰을 향해 "이 사건을 중대한 범죄로 인식하고 철저히 수사해서 가해자들을 엄벌에 처해야 한다"며 "특히 아동, 청소년들에 대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서는 더욱 엄중하게 다뤄달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행법상 n번방 운영진이 아닌 이용자의 행위는 대부분 솜방망이 처벌될 가능성이 크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는 촬영과 유포, 제공만 범죄로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인 여성이 등장하는 성착취 영상이나 사진의 경우, 불법촬영물이라 하더라도 직접 촬영하거나 유포하지 않고 시청만 한 것을 처벌하는 조항 자체가 없다.

미성년자 성착취물 소지의 경우, 아청법의 적용을 받아 1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여성가족부 조사 자료를 보면 2017년 기준으로 불법 촬영 및 유통을 포함해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성범죄 중 64.2%가 집행유예를 받았고, 징역형을 받은 경우는 6.4%에 그쳤다.
2차 피해 막을 수 있을까
경찰은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조 씨가 소지하고 있는 성착취물 영상 원본을 확보해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텔레그램을 탈퇴한 회원들이 또 다른 온라인 메신저로 플랫폼으로 불법 촬영물과 성착취 영상을 공유하고 있다는 정황이 나오고 있다.
n번방 사건을 공론화해온 단체인 '프로젝트 리셋'은 게임 전용 모바일 메신저 '디스코드' 내 성 착취물 공유 대화방이 112곳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검거된 조 씨의 경우에도 수많은 n번방 운영자 중 한 명에 불과하다.
n번방을 처음 만든 인물로 알려진 '갓갓'이란 닉네임의 운영자는 아직 붙잡히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