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트럼프, 바이러스 확산 '아시아계 미국인 잘못 아니다'

Men wearing suits are seen smoking on the sidewalk in Manhattan's Chinatown

사진 출처, Getty Images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중국산 바이러스'라 칭해 논란을 빚었던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산은 아시아계 미국인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했다.

현지 시간 23일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전 세계에 있는 아시아계 미국인을 "완벽하게 보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그들은 "훌륭한 사람들"이라고 칭찬했다.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것은 그 어떤 모습과 방식으로도 그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이날 발언은 미국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혐오와 폭력 사례가 계속 보고되자 나왔다.

미국에서는 이날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4만3000명을 넘어섰고, 누적 사망자는 500명을 넘었다.

'중국산 바이러스'라는 표현을 고수해오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기자가 해당 발언의 취지를 묻자 그는 "우리나라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혐오의 발언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봤다. 나는 그것을 매우 안 좋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들은 아주 훌륭하고 이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혐오가 이어지지 않게 할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주립 대학이 최근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관련 뉴스 가운데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차별적인 보도가 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바이러스를 두고 '중국 바이러스'와 '중국산 바이러스'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고수해왔다.

지난주 브리핑에서 '중국산 바이러스'라는 표현은 인종차별적인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그는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온 것이 맞다"라고 못 박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특정 사회를 낙인찍힐 수 있는" 지리적 위치를 겨냥한 표현을 쓰지 말 것을 권고했다.

트럼프, '사회적 거리두기' 제한 완화 시사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6일 발표한 '코로나19 가이드라인'에 따라 미국은 오는 30일까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행 중이다. 그는 이날 브리핑에서 사람들이 일터로 "곧" 복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해결책이 정작 문제보다 더 큰 악영향을 끼치면 안 된다"며 이미 미국은 사회적 거리 두기와 손 씻기에 대해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건 심각한 보건 사태이지만, 보건 이상으로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면서 "의사들에게 결정권을 준다면, 전 세계를 봉쇄하자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는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전국적인 봉쇄 정책을 도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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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바이러스'에서 '훌륭한 사람들'까지

자오인 펑 BBC 차이니즈 서비스, 워싱턴 D.C.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바이러스'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두고 그가 코로나19 사태 대처 방안에 대한 비판을 외부로 돌리기 위함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중국계뿐 아니라 다른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강력한 항의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은 '중국산 바이러스'라는 표현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트럼프의 고집스러운 '중국산 바이러스' 표현 사용은 그의 2020 대선 캠페인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최근 몇 년간 빠른 속도로 늘고 있어 이들의 표가 주요 선거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아시아계 미국인들을 칭송했지만, 이마저도 분열을 초래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예로 그는 트위터에 아시아계 미국인을 '우리'가 아닌 '그들'이라 칭하며 "그들은 바이러스를 없애기 위해 우리와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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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cyclist with a trailer for children passes a "Beach Closed" sign on the boardwalk on March 22, 2020 in Miami Beach, Florida

사진 출처, Getty Images

현재 미국 상황은?

미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4만 명을 넘어서며 중국과 이탈리아에 이어 코로나19 환자가 세 번째로 많은 국가가 됐다.

이날 워싱턴주, 오리건주, 매사추세츠주를 포함해 7개 주가 '외출금지령'과 유사한 조처를 내렸고, 위스콘신주와 뉴멕시코주도 다음날(24일) 이를 따를 예정이다.

이를 모두 합산하면, 미국 내에서만 약 1억 명에게 외출 자제령이 내려진 것이다.

버지니아주는 올해 여름까지 주내 모든 학교를 휴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미국 국방부 마크 에스퍼 장관은 코로나19에 국가적 대응을 하기 위해 국방부가 돕겠지만 "모두의 요구에 대응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국방부가 뉴욕과 시애틀을 돕기 위해 공병대를 투입해 야전병원 설치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제롬 애덤스 공중보건서비스단 단장은 NBC 모닝쇼에 출연해 "이번 주에 상황이 더 악화하리라는 것을 미국이 이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국 젊은이들이 사태의 심각성을 무시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플로리다주의 탬파 대학은 학내 최소 5명의 학생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도 자가격리 지침을 무시하고 봄방학을 맞아 파티를 즐겼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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