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금마장 영화제: 대만이냐 중국이냐...양안 관계 논쟁 촉발시킨 영화제 수상 소감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을 받은 푸 위 감독(우측)은 수상 소감에서 대만의 독립을 인정받기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 출처, Reuters

사진 설명,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을 받은 푸 위 감독(우측)은 수상 소감에서 대만의 독립을 인정받기 바란다고 말했다

대만 금마장 영화 시상식에서 양안 관계에 대한 발언이 논란이 됐다.

'중국의 오사카상'으로 불리는 제55회 금마장 시상식이 지난 17일 대만 수도 타이베이에서 열렸다.

이날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을 받은 푸 위 감독은 수상 무대에서 대만의 독립을 인정받기 원한다고 말했다.

대만 총통 역시 논쟁에 끼어든 가운데 푸위 감독의 이 같은 수상소감은 중국에서 반발을 일으키고 있다.

대만의 정치적 상황은 민감한 이슈. 대만은 1949년부터 중화민국이라는 명칭을 쓰고 자치를 해왔다. 그러나 중국은 대만을 언젠가 통일할 분리 지역으로 여기고 있다.

<우리의 청춘, 대만에서>을 제작한 푸 위 감독은 "언젠가 우리나라가 진정한 독립된 주체로 여겨지고 대우받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것이 대만인으로서 가장 큰 희망이다"라고 말했다.

푸 감독의 이 영화는 2014년 대만에서 일어났던 '3.18 해바라기 학생운동'을 다루고 있다. 당시 중국과 대만의 서비스 무역협정이 국회에서 비준될 때 이를 반대하는 대만의 학생들이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앞서 최고 배우상을 수상했던 중국 배우 투 먼은 "'중국 대만(중국의 대만)' 금마장에서 시상하게 돼 영광이다"라는 말을 남겼는데 '중국 대만'이라는 표현은 많은 대만인이 반대하는 말이다.

투먼은 또 "양안은 한 가족"이라는 발언도 했다.

한편, 18일 대만 차이잉원 총통은 페이스북에 "중국 대만'이라는 표현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고, 앞으로도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대만은 대만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제 대만과 중국본토와 차이점을 부각한 금마장 시상식이 자랑스럽다. 대만은 자유롭고 다원화된 사회로, 모든 예술창작이 발현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양안 관계 논쟁은 지난 2016년 '쯔위 사태'를 연상케 한다.

쯔위 사태는 2016년 한국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 출신 멤버 쯔위가 한국 방송에서 대만 국기를 두고 논란이 벌어졌던 사건이다.

당시 그는 대만 독립분자라는 비판을 받고, 결국 공개사과 영상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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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시상식을 향한 우려

신디 쑤이, BBC 뉴스, 타이

어젯밤 정치 이슈가 시상식을 가로막았고, 앞으로 있을 시상식도 위협하게 됐다.

금마장 위원회 위원장이자, 과거 오스카 상을 받기도 했던 이 안 감독은 정치적 요소는 배제해달라고 언급하며 긴장을 완화시키려고 했다.

그러나 중국 최고의 여배우이자 심사위원단이었던 공리는 이번 푸위 감독의 발언을 이유로 연단에 서기를 거절했다.

많은 중국 배우들 역시 식후 파티에 참석하지 않았고 대만을 떠났다.

영화제 위원장 이 안 감독으로선 내년 시상식이 매우 우려스럽게 됐다.

이 시상식은 중국어로 된 영화 중 최고의 작품들을 모아 시상하는 자리다.

과거에는 정치적 상황을 피할 수 있었지만, 현재 명백하게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는 이를 피하기엔 어려운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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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상은 최다 후보작이었던 <삼국-무영자>의 중국 장예모 감독에게 돌아갔다

사진 출처, Reuters

사진 설명, 감독상은 최다 후보작이었던 <삼국-무영자>의 중국 장예모 감독에게 돌아갔다

이번 시상식에서 감독상은 최다 후보작이었던 <삼국-무영자>의 중국 장예모 감독에게 돌아갔다.

최우수작품상은 중국 후 보 감독에게 돌아갔다. 이는 그의 장편 데뷔작이자 유작이다.

<코끼리는 그곳에 있었다>는 그의 소설을 영화로 만든 것으로 신화에 나오는 코끼리를 찾는다고 어려움을 피해 도망가는 네 명의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는 작년 베이징에서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시상식에는 그의 어머니가 심사위원단과 관중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며 대신 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