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은 수면 자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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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클라우디아 하몬드
- 기자, BBC 퓨처
어떤 사람들은 옆으로 누워 자고, 어떤 사람들은 등을 바닥에 대고 잔다. 하룻밤 편안한 휴식을 위해선 어떤 수면 자세가 가장 좋을까?
최근 폭염이 두드러진 곳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편안한 잠자리를 위해 다양한 수면 자세를 시도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수면 자세가 실제로 가장 좋은 자세인지'에 대한 과학적 자료들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있을까?
수면은 굉장히 중요하다. 그럼에도 놀랍게도 이에 대한 대규모 연구는 거의 없었다. 컨테이너선 선원이나 나이지리아 용접공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연구 정도가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연구 대상이 누구이든, 이러한 연구는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수면 자세를 연구하려면, 우선 사람들이 어떤 자세로 잠을 자는지를 파악할 방법이 필요하다. 직접 질문해 볼 수도 있지만, 사람들은 잠들기 위해 누운 자세와 잠에서 깨어날 때의 자세만 기억한다. 더 많은 정보를 위해, 연구자들은 사람들이 자는 동안을 촬영하거나 웨어러블 기술로 움직임을 감시하는 등 기술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한 예로 홍콩에서는 두꺼운 담요도 통과할 수 있는 적외선 심도 카메라로 수면 자세를 감지할 수 있는 "담요 수용성 수면 자세 분류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덴마크에선 연구 참가자들이 잠들기 전 허벅지와 위쪽 등, 팔뚝에 소형 모션 센서 감지기를 부착해 수면 자세를 파악했다. 그 결과, 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의 절반 이상을 옆으로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 시간의 약 38%는 등을 바닥에 대고 있었고, 7%는 엎드려서 잤다. 또 나이가 많을수록 옆으로 누워서 자는 시간이 더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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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으로 누워 자는 시간의 비중이 늘어나는 것은 성인이 되면서 발달하는 특징이다. 3세 이상의 어린이는 평균적으로 옆으로 자는 시간과 엎어져 자는 시간, 똑바로 천장을 보고 자는 시간이 비슷한 비율로 분포한다.
한편 아기들은 주로 등을 바닥에 대고 잔다. 부모가 안전상의 이유로 아기를 주로 이렇게 재우기 때문이다.
옆으로 누워 자는 게 가장 일반적이라면, 대중이 최적의 자세로 많이 선택한 것을 신뢰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데이터를 더 분석했을 때는 어떨까? 연구 참가자들이 각자 선호하는 자세로 잘 수 있게 한 소규모 관찰 연구에 따르면, 오른쪽으로 누워 자는 사람들이 왼쪽으로 누워 자는 사람들보다 약간 더 잘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은 등을 바닥에 대고 자는 것이었다.
옆으로 누워 자는 것은 자는 사람에게도 편안함을 주는 것은 물론 옆에서 자려는 다른 사람에게도 가장 좋을 수 있다. 다만 필자는 언젠가 라디오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잠수함에 갔다가, 잠수함 승조원들의 수면실을 본 적이 있다. 침대가 너무 촘촘한 간격으로 쌓여 있어서 몸을 뒤집기가 어려워보였다. 그래서 잠수함 승조원들은 주로 등을 바닥에 대고 잔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선실 전체에 코를 고는 사람들이 많았고, 코골이가 들끓기 전에 먼저 잠들고자 경쟁해야 했다고 한다.
상업용 컨테이너 선박에서 일하는 선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또 다른 소규모 연구에서는 선원들이 등을 바닥에 대고 잘 때 코골이와 같은 호흡기 장애가 더 많이 나타난다는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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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골이 중에는 수면 중에 호흡이 멈췄다가 다시 시작되는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이 원인인 경우도 있다. 이는 등을 계속 바닥에 대고 자는 사람에게서 더 흔하다고 한다.
반면 옆으로 누우면 상부 기도가 깨끗해지고 목젖과 혀가 목을 막는 것을 방지해 코골이를 줄일 수 있다. 실제로 일부 사례에선 주로 똑바로 천장을 보고 자던 수면 자세를 옆으로 누워 자는 자세로 바꾸자 수면 무호흡증 문제가 함께 해결되기도 했다.
옆으로 자는 자세에는 다른 이점도 있다. 예를 들어 나이지리아에서 진행된 컨테이너선 용접공의 수면 패턴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옆으로 누워 자는 사람에 비해 똑바로 자는 사람이 허리 통증을 겪을 가능성이 더 적었다.
그렇다고 옆으로 누워 자는 것이 모든 사람에게 효과가 있거나, 모든 통증에 만병통치약이라는 뜻은 아니다. 개인이 갖고 있는 질병 종류와 수면 중 취하는 세밀한 자세에 따라 영향이 달라진다. 호주 서부의 한 연구진은 자동 카메라를 사용해 지원자의 침실을 밤 12시간 동안 모니터링했다. 그 결과 목이 뻣뻣한 상태로 잠에서 깨는 일이 잦다고 응답한 사람들은 이른 바 "자극적인 옆으로 누운 자세"로 자는 시간이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 표현에는 여러 가지 가능성이 담겨 있다. 예를 들어 여기서 말하는 옆으로 누운 자세는 위쪽 허벅지가 반대쪽 허벅지와 엇갈린 채로 만나 척추가 비틀어지는 자세를 의미한다. 대조적으로 옆으로 바르게 누운 자세로 잠을 자는 사람들은 목 통증이 덜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 연구에선 "자극적인" 자세가 목 통증을 유발하는지, 아니면 사람들이 척추나 경추 통증이 있어 이 자세를 취하는 것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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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사람들에게 새로운 수면 자세를 시도하게 한 다음, 그 자세가 통증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추적 관찰했을 때는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포르투갈에서 피트니스 프로그램에 참여중인 노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가 하나 있다. 이 연구에선 허리 통증이 있는 사람은 옆으로 누워 자게 하고, 목 통증이 있는 사람은 등을 바닥에 대고 자게 했다. 4주 후 참가자의 90%가 각자 갖고 있던 통증이 줄었다고 답했다.
꽤 인상적인 결과처럼 보이지만, 여기엔 주의할 점이 있다. 이 연구에는 20명만 참여했다. 표본 수가 적기 때문에, 수면 자세를 바꾸는 것이 허리나 목 통증으로 고생하는 모든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과학 연구가 항상 그렇듯, 이 연구도 더 많은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다만 한 가지 의학적 문제의 경우엔 눕는 자세보다 방향이 중요할 수 있다. 우리 몸에서 위산이 역류하면 위에서 위액이 흘러나와 가슴이 타는 듯한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의사들은 이 불쾌한 통증을 덜기 위해 사람들에게 베개를 받치고 자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러한 불편함이 반복된다면 '위식도 역류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이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는 완전히 밝혀지지는 않았다. 한 가지 가능한 설명은 오른쪽으로 누워서 자면 하부 식도 괄약근이 이완돼 위산이 빠져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왼쪽으로 누워서 자면, 위와 식도 사이의 접합부가 위산 높이보다 높게 유지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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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리가 정확히 무엇이든 속 쓰림으로 고생하고 있다면, 앞으로는 왼쪽으로 누워서 자려고 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옆으로 누워 자거나 등을 바닥에 대고 자는 자세에 집중했다. 대다수가 그렇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율은 적지만 엎드려 자는 자세는 어떨까?
한 연구에 따르면, 턱 통증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면 엎드려 자는 것이 좋지 않다고 한다. 물론 (턱이 압력을 받는 자세이기 때문에) 이는 그다지 놀랍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주름은 어떨까? 잘 때 얼굴이 베개에 눌린다면 주름이 심해지지 않을까?
한 성형외과 전문의 그룹은 미용 성형 저널(Aesthetic Surgery Journal)에 기고한 글에서 "얼굴 피부를 가장 잘 관리하려면, "줄기에 묶인 채 흔들리는 해초"처럼 관리하라"는 다소 시적인 제안을 했다.
이 말은 자는 동안 얼굴에 가해지는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니 엎드려 자는 것을 피하라는 뜻이다. 피부 보호가 통증이나 역류성 식도염을 치료하는 것이나 숙면보다 더 중요하다면 옆으로 누워 자는 것도 이상적이지 않다.
그렇다면 이를 두고 어떤 결론을 내릴 수 있을까? 첫째, 다른 모든 것이 동일하다면 옆으로 자는 것이 다소 장점이 많은 듯하다. 하지만 이 자세는 목과 허리 통증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자는 방향에 따라 위산 역류가 증가하거나 감소할 수 있다. 등을 바닥에 대고 똑바로 자면 코골이가 심해지지만, 사람마다 차이가 있으므로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수면 자세는 달라질 수 있다.
현재 자신이 취하는 수면 자세로 숙면을 하지 못한다면, 새로운 자세를 시도해보고 수면 일기를 써보는 것도 좋다. 하지만 다른 수면 자세에 너무 집착하면, 자세 걱정에 밤 잠을 설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