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인간 자체가 싫다'는 북한… 맹비난은 '우위 선점 목적'

동영상 설명, 1분 영상: 북한이 한국 대통령에게 막말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윤석열 그 인간 자체가 싫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19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쏟아낸 원색적인 비난이다.

이밖에도 그는 "넘치게 보여준 무식함", 어리석음의 극치", "개는 어미든 새끼든 짖어대기 일쑤라더니 명색이 대통령이란 것도 다를 바 없다"는 등의 표현도 사용했다.

김 부부장의 이러한 인신공격성 표현은 윤 대통령이 지난 15일 광복절 당시 밝힌 대북 비핵화 로드맵 '담대한 구상'에 대한 거부 의사를 밝힌 이날 담화를 통해 여과 없이 공개됐다.

김여정의 세 번째 담화로 남북 간 통신 연락 채널이 차단됐다. 김여정의 말이 김정은의 말 다음으로 힘을 갖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김여정의 세 번째 담화로 남북 간 통신 연락 채널이 차단됐다. 김여정의 말이 김정은의 말 다음으로 힘을 갖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부부장이 발표한 담화는 상당 부분 윤 대통령에 대한 조롱으로 채워졌다. 윤 대통령의 실명을 직함 없이 부르며 도를 넘어서는 막말 비난을 쏟아낸 것이다.

그는 특히 '담대한 구상'을 거부하며 "세상에는 흥정할 것이 따로 있는 법, 우리의 국체인 핵을 경제협력과 같은 물건 짝과 바꾸어보겠다는 발상"이라며 "어느 누가 자기 운명을 옥수수떡 따위와 바꾸겠는가"라고 꼬집었다.

이는 핵무력을 '국체', 즉 국가 체제의 본질이라 칭한 것으로, 핵 포기 의사가 전혀 없음을 못박은 것이다.

김 부부장은 또 '담대한 구상'을 '윤석열의 푸르청청한 꿈이고 희망이고 구상'이라며 "아직은 어리기는 어리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이어 "오늘은 담대한 구상을 운운하고 내일은 북침전쟁연습을 강행하는 파렴치한 이가 다름아닌 윤석열 그 위인"이라면서 "제발 좀 서로 의식하지 말며 살았으면 하는 것이 간절한 소원이고 북남문제에 집적거리지 말고 제 집안이나 돌보고 걱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가뜩이나 경제와 민생이 엉망진창이어서 어느 시각에 쫓겨날지도 모를 불안 속에 살겠는데 언제 그 누구의 경제와 민생 개선을 운운할 겨를이 있겠는가"라고도 했다.

특히 "한때 그 무슨 '…운전자'를 자처하며 뭇사람들에게 의아를 선사하던 사람이 사라져버리니 이제는 그에 절대 짝지지 않는 제멋에 사는 사람이 또 하나 나타나 권좌에 올라앉았다"라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을 싸잡아 비난하기도 했다.

대통령실 '무례한 언사... 매우 유감'

대통령실은 19일 입장문을 발표하고 "북한이 대통령 실명을 거론하며 무례한 언사를 이어가고 우리의 '담대한 구상'을 왜곡하면서 핵개발 의사를 지속 표명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이러한 태도는 북한 스스로의 미래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고 국제사회에서 고립을 재촉할 뿐"이라며 자중하고 심사숙고 할 것을 촉구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9월 평양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에서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김여정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 앞서 걷고 있다.2018.9.18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9월 평양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에서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김여정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 앞서 걷고 있다.2018.9.18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김여정의 언어 사용은 정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그의 천박성과 무교양을 다시 한번 전 세계에 확인시켜 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한국을 절대로 상대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힘으로써 남북대화 불응 의사도 분명히 했다"며 "이는 김정은 정권이 경제력에서 북한보다 압도적으로 앞서 있는 한국과의 대화와 교류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충격적었던 '삶은 소대가리'

북한이 역대 한국 대통령들을 향해 인신공격성 막말을 쏟아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한국은 물론 국제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던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하늘을 향해 웃는다)할 노릇"이라는 말이 대표적이다.

이는 지난 2019년 8월 16일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에서 언급된 표현으로, 전날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문제 삼은 것이다.

담화는 당시 문 대통령을 "정말 보기 드물게 뻔뻔한 사람", "웃겨도 세게 웃기는 사람"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서는 "천하바보", "산송장의 푼수 없는 추태"는 물론 "박근혜역도X" 등 성비하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비핵, 개방 3000'을 제안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인간 추물 개명박", "쥐새끼처럼 쏠라닥거리는 역적패당" 등 모욕적인 언사를 사용했다.

뿐만 아니라 금강산 관광을 다닐 정도로 남북관계가 따뜻했던 2003년 당시에도 "노무현 정권이 취한 정책들은 미국의 압력에 끌려 다니는 인상을 주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라며 노 전 대통령을 저격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최경희 샌드연구소 대표는 "북한이 쏟아내는 막말들은 실제로 북한 내에서 사용되는 표현들"이라며 "특히 이러한 대남 비난은 핵무력을 보유했다는 정당성, 즉 이제는 북한을 컨트롤할 수 없다는 어필"이라고 분석했다.

학생들과 젊은이들이 2022년 4월 1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태양절' 즉, 김일성 주석 탄생 11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학생들과 젊은이들이 2022년 4월 1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태양절' 즉, 김일성 주석 탄생 11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왜 이렇게까지 비난할까?

북한이 이렇게까지 한국 대통령들을 비난하는 것은 결국 체제 강화 및 내부 결속을 위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등한 조건에서는 결코 우위에 설 수 없는 만큼 어떻게든 상대를 비하하고 깎아내려야 한다고 판단한다는 것.

북한연구소장을 지낸 정영태 동양대 석좌교수는 "소위 수령 정권의 위대성을 부각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이는 굉장히 독특한 우월한 의식으로, 그런 국가를 이끄는 수령은 그 누구와도 비할 수 없다는 점을 강하게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과 같은 수령주의 군주국가는 국력의 전부가 '군사력'이고 수령의 가장 중요한 역할 역시 '군사력'에서 나온다"며 "기본적으로 '적'을 만들어놓고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해야 체제 강화는 물론 주민들로부터 수령에 대한 충성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정 교수는 "이러한 북한의 대남 비난은 언제나 늘 그래왔던 만큼 일일이 상대하기보다는 무시하고 외면하는 넉넉함이 필요하다"면서 "한국은 한국 정부대로 원칙을 정해놓고 그 기조 하에 의연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