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으로 마른 땅, 폭우 안 반기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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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등 유럽 많은 지역에선 지난 몇 주간 지독한 더위와 가뭄이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영국과 프랑스 등지엔 오랜만에 비 소식이 들려왔지만, 전문가들은 갑자기 내린 비가 도리어 재난을 유발할 수 있다고 염려한다.
그 이유가 뭔지 자세히 짚어봤다.
갑작스런 홍수
전문가들에 따르면 오랜 가뭄은 땅을 바짝 마르게 함과 동시에 한층 단단하게 만든다.
이런 상황에서 다량의 비가 빠른 속도로 내리면 땅은 물을 다 흡수하지 못하기 십상이다. 대신 물은 단단하진 토양 표면에 고이게 되고, 땅이 기울어져 있을 경우엔 물이 빠르게 흘러 내려가며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
영국 레딩 대학교의 기상학자 롭 톰슨 박사는 이런 현상이 마치 콘트리트 위에 빠르게 물을 퍼붓는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한다.
"(현재 영국에서의) 정원과 주차장, 농장 등의 땅은 콘크리트마냥 말라 있는 상황입니다. 아스팔트로 덮혀 있지 않은 땅도 비가 오면 아스팔트 포장도로처럼 반응할 수 있습니다."
영국 랭커스터 대학교의 존 퀸턴 교수는 가뭄이 토양이 미치는 주된 영향 중 하나로 소수성 강화를 꼽는다. 소수성은 물질이 물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물이 방수 재킷에 닿을 경우, 해당 물은 물방울 형태로 튕겨져 나간다.
토양 위 자연 물질들이 마를 때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진다. 말라버린 유기물들은 토양 위 일종의 층을 형성해 물을 막는다.
퀸턴 교수는 "물이 흐르는 대신 토양 위에 머물러 있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양의 구조
가뭄이 잔디와 각종 식물들을 바짝 마르게 해 땅이 노랗게 변한 풍경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렇게 마른 식물들은 땅 위를 덮는 층이 되는데, 이 층이 폭우를 막아내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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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턴 교수는 "식물층이 폭우를 작은 물방울로 쪼개는데, 이 보호막이 없으면 폭우가 토양 구조를 손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의 경우엔 지역마다 토양의 특성이 각기 다름에도 불구하고 비가 갑자기 많이 내릴 경우 토양이 홍수에 민감해진다는 게 톰슨 박사의 설명이다.
특히 땅이 언덕 등의 모양으로 기울어져 있는 경우엔 물이 더 빠르게 아래로 이동할 수 있는 만큼 저지대에선 홍수 위험이 더 커진다.
다만 최근 한국을 덮친 물난리는 보다 더 다양한 요소의 결과물이다.
한국 전문가들은 아스팔트 등으로 인해 불투수성 면적이 늘면서 빗물이 지하로 스며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각종 쓰레기들이 도시 곳곳의 배수구를 막은 것도 홍수를 유발했다고 지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