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주목받는 미역... 북해에 대규모 해조류 양식장 건설 계획

시범 운영 중인 북해 해조류 양식장은 기계팔로 해조류를 수확한다

사진 출처, NATHALIE BERTRAMS

사진 설명, 시범 운영 중인 북해 해조류 양식장은 기계팔로 해조류를 수확한다

네덜란드의 북해 연안엔 시범 운영 중인 해조류 양식장이 있다. 올여름 로봇 팔로 해조류를 채취하는 획기적인 성과를 거둔 곳이다.

해안에서 약 12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양식장에선 개조된 어선이 양식 해조류를 기계를 통해 수확한다.

해당 양식장은 길이 50m의 긴 플라스틱 튜브로 이뤄져 있다. 부표 및 해저의 닻 2개로 고정돼 물 위에 떠 있는 튜브 아래 달린 그물에서 다시마를 양식했다.

그 뒤 어선이 튜브 근처에 자리를 잡고 높이 8m의 전동 절단 로봇팔을 물속에 집어넣었다. 이 로봇팔이 튜브를 끌어 올린 뒤 폭 2m의 그물에 매달려 길게 딸려 나오는 해조류를 조각냈다.

이렇게 절단된 해조류는 자동으로 포장돼 다시 갑판 위로 떨어지는 방식이다.

시범 운영을 주관한 단체인 '노스 시 파머스(NSF)' 측은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해조류 양식장에서의 세계 최초 기계식 수확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바다 너머 해조류 양식장을 가리키는 트리스탄 테일러 기자. NSF는 상업적 생산을 위한 시범 운영 확대 계획을 밝혔다

사진 출처, TRISTEN TAYLOR

사진 설명, 바다 너머 해조류 양식장을 가리키는 트리스탄 테일러 기자. NSF는 상업적 생산을 위한 시범 운영 확대 계획을 밝혔다

이프 브라우워스 NSF 농업 및 기술 관리자는 성공적인 이번 수확은 북해에서의 대규모 해조류 양식을 향한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노스 시 파머스(NSF)'는 식품 및 소비재 대기업인 '유니레버 plc'와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 '셸' 등 거의 100여 곳에 달하는 파트너로 구성된 단체로, 향후 10년간 유럽 내 해조류 생산량을 크게 늘릴 수 있길 바라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대부분 아시아, 그중에서도 중국이 해조류 생산을 지배하고 있다. 2019년 기준 글로벌 해조류 생산량 3580만 톤 중 97%가 아시아에서 수확됐으며, 특히 전체의 50% 이상이 중국산이다.

반면 같은 해 유럽산 해조류는 28만7033 톤으로, 글로벌 생산량의 0.8%에 불과했다. 또한 양식이 아닌 자연산 수확이 대부분이었다.

한편 해조류에 대해 별다른 생각이 없는 이들도 많지만, 해조류에 대한 수요는 농작물 다음으로 증가하고 있다. 식품부터 첨가제, 동물 사료, 비료, 화장품 원료, 플라스틱을 대체할 바이오 포장재,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바이오 연료에 이르기까지 그 쓰임새도 무척 다양하다.

전 세계적으로 해조류는 종류는 수천 가지에 이르지만, 다시마와 돌김을 포함한 7종이 가장 많이 수확된다. 돌김은 김초밥에 들어가는 김의 원재료이기도 하다.

2020년 기준 해조류 시장의 규모는 400억달러(약 52조원) 정도이지만, 2027년엔 950억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보고서도 있다.

이러한 성장 가능성을 고려할 때 유럽 어민들이 대규모 해조류 양식을 고려하는 현 상황은 놀랍지 않다.

유럽 내 또 다른 해조류 생산업체 단체인 '씨위드 포 유럽'은 2030년까지 양식 해조류 800만 톤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애드리언 빈센트 '씨위드 포 유럽' 관계자는 이러한 목표가 "원대하긴 하지만 충분히 성취할만하다"고 말했다.

유럽위원회(EC)도 이들에 대한 지원에 나섰다. EC 대변인은 EU는 이미 해조류 생산 사업에 2억7300만유로(약 3629억원)를 지원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네덜란드 정부는 북해 영해 내 400㎢ 정도 크기의 지역을 대규모 해조류 재배에 할애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다른 유럽 국가로는 독일과 아일랜드가 해조류 개발 최전선에 서 있다.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한 영국에서는 스코틀랜드 지역이 이 분야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한편 네덜란드 기업인 '더 씨위드 컴퍼니'사는 현재 아일랜드에서 서쪽 바다뿐만 아니라 모로코와 인도 수역, 네덜란드 바다에서도 다시마를 양식 중이다.

요스트 바우터스 '더 씨위드 컴퍼니' 설립자는 "우리는 해초 개척자"라면서 "규모와 속도 면에서 발전을 꿈꾼다. 경제, 사회, 생태학적으로 지속 가능하기 위해선 해초가 아주 많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아일랜드에 있는 해조류 가공 시설에서 해초를 맛보고 있는 요스트 바우터스 '더 씨위드 컴퍼니' 설립자

사진 출처, TRISTEN TAYLOR

사진 설명, 아일랜드에 있는 해조류 가공 시설에서 해초를 맛보고 있는 요스트 바우터스 '더 씨위드 컴퍼니' 설립자

아일랜드 북부 도네갈주의 그림 같은 멀로이 만에 있는 '더 씨위드 컴퍼니' 가공 시설에선 수확한 해초를 잘게 써는 공정과 이 기업만의 특별한 기계로 해초를 말리는 공정이 이뤄진다.

바우터스 CEO는 기술 보호를 위해 건조기와 절단기의 사진 촬영을 허가하지 않았다.

해초 양식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더 씨위드 컴퍼니'는 실험실에서 해조류 포자를 배양한 뒤 부화장의 밧줄에 옮겨 심는다. 일단 해조류가 자라기 시작하면 밧줄을 바다로 옮기는데, 불과 몇 달 만에 수확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한다.

이에 대해 바우터스 CEO는 "(해조류 양식의) 장점이 바로 이 점"이라면서 "땅도, 담수도, 비료도 필요 없다. 현재 해조류 산업에서 기회를 포착하려는 사람이 많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편 루시 왓슨 아일랜드 '수산 개발청' 개발 책임자는 아일랜드는 "[해조류 양식장으로] 입지가 좋을 뿐만 아니라, 유능한 업체도 있고, R&D 능력도 충분하다"면서 "해조류 양식 자체가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없다"고 덧붙였다.

수작업으로 그물에서 다시마를 잘라내고 있는 '더 씨위드 컴퍼니'의 직원들

사진 출처, NATHALIE BERTRAMS

사진 설명, 수작업으로 그물에서 다시마를 잘라내고 있는 '더 씨위드 컴퍼니'의 직원들

그러나 '씨스 앳 리스크'에서 활동하는 마크-필리페 벅하웃처럼 이에 동의하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씨스 앳 리스크'는 유럽의 바다와 대양을 보호하자는 목적 하에 유럽 내 환경 단체 30곳이 구성한 연합체이다.

벅하웃은 해조류 산업이 '친환경적'이라고 확대 선전되는 것을 우려했다. 해조류 양식으로 다른 바다 생물들이 자리를 빼앗기며 밀려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산업계는 대규모 양식을 선호할 수 있다"는 벅하웃은 "그러나 환경단체로선 당연히 전체 한도를 정하는 등의 소규모 운영 방식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네덜란드의 와게닝겐대에서 해조류를 연구하는 라이니어 노타도 "해조류 재배가 바다의 영향 균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반드시 질문해야 한다"면서 비슷한 우려를 내비쳤다.

노타는 대규모 해조류 양식은 물고기의 주요 먹이인 식물성 플랑크톤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식물성 플랑크톤을 먹고 자란 물고기는 이후 바다표범이나 돌고래 등 다른 해양 생물의 먹이가 된다.

아일랜드는 3000km가 넘는 해안선을 자랑하기에 상업적 규모의 해조류 양식에 유리한 지역이 많다

사진 출처, TRISTEN TAYLOR

사진 설명, 아일랜드는 3000km가 넘는 해안선을 자랑하기에 상업적 규모의 해조류 양식에 유리한 지역이 많다

이에 대해 브라우워스 NSF 관리자는 해조류 양식 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완전히 파악하기 위해선 더 대규모의 양식장 시범 운영이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우선 대규모로 양식장을 시범 운영 하면서 영향을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독일 발트해 연안에서는 킬응용과학대의 생물학자 에바 스트로토트가 EU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연안 풍력 발전소에서의 다시마 양식이 기술 및 경제적으로 실현 가능한지 살펴보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곳 연구소는 해안에서 100km 떨어져 있으며 기상이변에도 쉽게 노출된다. 스트로토트 연구진은 더욱 강력한 특수 계류용 밧줄을 개발해야만 했고, 해조류 성장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광범위한 센서를 설치해야만 했다.

스트로토트는 "스코틀랜드와 노르웨이 해조류 생산 업체와 얘기를 해보니 내게 '제정신이 아닌 게 틀림없다. 그런 곳에서 어떻게 해조류를 키우냐'고 했다"면서 "그러나 만약 여기서도 가능하다면 어디에서든 해조류를 양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바우터스 CEO 또한 해조류 양식업이 급성장하면서 "자연환경엔 관심이 없으며, 자연과 함께 성장하길 바라지 않는 이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며 우려했다.

트리스탄 테일러 BBC News, 네덜란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