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방한: 미국 대통령이 첫 일정으로 삼성전자 공장을 찾은 이유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현지시간으로 19일 한국으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하면서 경례하고 있다

사진 출처, Reuters

사진 설명,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현지시간으로 19일 한국으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하면서 경례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아시아 순방이 20일 한국 방문과 함께 시작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첫 일정으로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찾았다. 윤석열 대통령도 동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은 자동차 등 소비재 부족으로 이어져 가격 상승을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언급하며 "푸틴의 잔혹하고 명목 없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우리가 필수 공급망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더 대두됐다. 우리의 경제 및 국가 안보는 우리의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나라들엔 기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오는 22일까지 2박 3일, 길지 않은 방한 기간 바이든 대통령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찾은 건 한미간 경제안보 협력에 대한 그의 의지를 드러낸 부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과 '반도체 동반자 관계'를 맺어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함으로써 중국을 견제한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우리가 이를 어떻게 실현시킬지와 관련한 필수 요소는 한국처럼 우리의 가치를 공유하는 가까운 파트너들과 손잡는 것"이라며 "이제는 서로 투자하고 비즈니스 관계를 심화시킬 때다. 이게 나와 윤 대통령이 이번 만남에서, 또 앞으로 논의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진 출처,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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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삼성'이란?

지난해 4월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통신,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과 화상 회의 도중 "반도체, 웨이퍼 등이 21세기의 인프라"라며 반도체 공급망 대책을 강조했다. 웨이퍼는 반도체의 재료가 되는 얇은 실리콘 판이다.

박재근 한국 반도체 디스플레이 기술 학회 회장은 "미국은 IT 산업,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도래되는 AI 반도체, 빅데이터 자율형 주행 차, 메타버스 등 신사업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이 분야에는 반드시 필요한 것은 반도체"라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의 첨단 반도체 설계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미국에는 퀄컴, 엔비디아, AMD, 인텔, 애플 등 세계 최고의 첨단 반도체 설계 기업들이 있다. 하지만 설계만 할 뿐, 생산은 하지 않는다. 특히 10나노미터(nm) 이하에서 기술력을 갖춘 기업은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 두 곳으로 독점적인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박 회장은 "전 세계 반도체 매출액 기준으로 보면 미국이 47%를 차지하고 있지만 생산은 한국과 대만에 의존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TSMC의 위탁 생산은 필수"라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의 반도체 설계 기술이 미국의 턱밑까지 치고 올라온 상황이다. 미국이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중국을 이기려면 핵심 동맹국이자 반도체 공급처인 한국과의 협력이 꼭 필요하다.

최근 3년간 미국 메모리 반도체 수입 동향에 따르면 한국의 시장 점유율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13.6%, 16.4%, 24.4%로 꾸준히 오름세다.

박 회장은 "메모리 반도체도 한국이 전 세계 물량의 70%를 생산한다"면서 "그 반도체를 공급받지 못하면 미국의 데이터 센터가 모두 멈추게 된다. 이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같은 사업들이 성장을 못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출처,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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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부상조 '윈-윈'

현재 삼성전자는 바이든 행정부의 공급망 대책 회의에 유일한 외국 기업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시에 170억달러(약 2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에 이어 삼성전자의 두 번째 미국 현지 반도체 공장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진입으로 반도체 수요가 갈수록 늘어나는 가운데, 안정적인 반도체 수급이 필요한 미국으로서 한국은 꼭 필요한 '반도체 동맹국'이다.

한국 입장에서도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장비 공급 상당수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어 양국의 '상부상조'는 필수적이다.

박 회장은 "한국도 반도체를 생산하려면 장비의 50%를 미국에서 가져온다"면서 "미국에서 장비를 공급하지 않으면 생산이 불가능하다"말했다. 이어 "만약 한국이 미국과 경제안보 협력을 거절한다면 한국도 결국 살아남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 경제가 성장하고 한국은 그것을 통해 한국의 반도체 생산 규모 즉, 매출액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과의 경제안보 협력을 통해 한국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 또는 세금 혜택 등을 논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그동안 미중 경쟁 구도에서 많은 국가들이 중국으로 몰렸던 이유 가운데 하나가 중국이 주는 경제적 혜택이었다"면서 "미국의 글로벌 공급망에 협력하는 기업들에 대한 다양한 혜택들에 대한 논의 또는 합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남은 일정은

21일 오후엔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할 예정이다. 이후 오후 1시 30분쯤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 도착해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5층 집무실에서 소인수 회담을 진행한다.

한국과 미국 측에서 각각 5명 이내 주요 인사들이 참석하는 소인수 회담에서는 북한 관련 안보 현안과 동아시아 역내 협력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오후 2시부터는 양측에서 10명 내외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확대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확대 정상회담에선 경제안보를 비롯해 대북 정책, 글로벌 협력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약 90분에 걸친 정상회담이 끝난 후 오후 4시쯤 양국 정상들의 공동 기자회견이 이어진다.

오후 7시에는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공식 만찬이 열리며, 이 자리에는 한국 측에서는 대통령실과 정계·재계·스포츠계 등에서 약 50명이, 미국 측에선 핵심 수행원을 포함해 약 30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방한 마지막 날인 22일 오전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오후에는 오산 공군기지 내 미군 부대 방문 행사 후 오후 3시쯤 일본으로 출발해 아시아 순방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