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미국, 새 대북제재 추진… 석유에 담배까지 압박 강화

사진 출처, Drew Angerer
미국이 더 강력한 대북제재 신규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금지범위를 확대해 석유 수입량을 줄이고 해커집단의 자산을 동결하는 내용이 담긴 제재결의안 초안을 이번 주 유엔 안보리 15개 이사국에 배포했다.
또 기존 결의에 포함된 탄도미사일 외에 순항미사일까지 포함해 핵무기로 쓸 수 있는 모든 운반체계로 금지 범위를 확대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특히 북한에 담뱃잎과 담배 제품을 수출하지 못하도록 했는데, 이는 애연가로 알려진 김정은 위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정찰총국이 연계된 해커집단 '라자루스'의 자산을 동결하는 조치도 제재안에 포함됐다.
라자루스는 지난 2014년 북한 체제를 조롱하는 영화를 제작한 미국 '소니픽처스' 해킹 주범으로 지목된 바 있다.
한국 외교부는 14일 한미 양국이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기 위해 안보리의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며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했다.
중러 반대전망... 안보리 표결 난항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에 대응한 제재 강화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새 결의안 표결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안보리 신규 대북제재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유엔 안보리 이사국 중 9개국이 찬성표를 던지고 미국과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5개 상임이사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중러 중 한 곳이라도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안보리 결의는 채택될 수 없다.
주유엔 한국대사를 지낸 오준 경희대 석좌교수는 BBC 코리아에 "북한에 대한 제재는 이미 오래 전부터 많은 검토가 이뤄졌고, 미중은 항상 별도의 양자 협의를 통해 중국의 동의 여부를 타진해 왔다"며 "중국이 거부권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안보리 회의에 제재 강화를 상정해야 한다는 게 미국 측 입장"이라고 판단했다.
반드시 통과된다는 보장이 없더라도 북한의 도발 수위가 이미 '레드라인'을 넘은 상황에서 안보리가 대응조치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설명이다.
오준 교수는 "현재 미중 간 양자 협상이 별도로 없고 또 실제 안보리에 채택되지 않더라도 미국으로서는 안보리 기록을 위해서라도 북한 도발에 상응하는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2006년 시작된 안보리 차원의 대북제재는 2017년에 마지막으로 강화됐다. 이후 중국과 러시아가 인도주의 차원의 제재 완화를 촉구해 오고 있다.
'신 냉전주의 대립구도' 극명
실제 중국은 최근 안보리 상임이사국을 차례로 방문해 '제재 신중론'을 펼치며 미국과 대립각을 세웠다.
류샤오밍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지난달 하순부터 러시아와 미국, 프랑스를 잇달아 방문해 유엔 안보리 추가 제재에 반대한다는 중국 정부의 기본 입장을 피력했다.

사진 출처, 뉴스1
류 대표는 특히 "관련 나라들이 냉정과 자제를 유지하고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행동을 피해야 한다"며 "안보리가 정세 완화 및 대화 추진에 도움이 돼야지 불에 기름을 부어선 안 된다"고 밝혔다.
때문에 미국 주도의 안보리 새 대북제재 결의안이 통과되지 못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박병광 책임연구위원은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일어나고 있는 신 냉전주의 대립구도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하나의 케이스"라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이 2006년 이후 지금껏 대북제재 결의안 자체에 반대한 적은 없다. 하지만 현재 구도가 '한미일' 자유민주주의 대 '북중러' 권위주의 연합 간의 대결로 가고 있는 만큼, 미국의 의도대로 모든 것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다는 것이다.
다만 박 연구위원은 북한이 만약 추가 핵실험을 할 경우, 과연 중국이 신규 대북제재를 반대할 수 있을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반대 명분이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그럼에도 미국이 새 제재안을 추진하는 이유는 두 가지"라고 말했다.
하나는 북한의 최고수위 도발에 대비해 결의안을 통과시킬 근거를 준비하는 차원이다. 또 다른 이유는 제재안을 통해 북한 도발을 응징하지 못하는 책임이 중국과 러시아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라는 분석이다.
고 연구위원은 "이런 식의 신규 제재 추진은 암묵적으로 중러를 압박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며 "북한이 도발하면 미국이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이라는 신호를 북중러에 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오준 교수도 "안보리 차원에서 신규 대북제재가 특정 국가 때문에 통과되지 못했다는 점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