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첼시 구단주 아브라모비치 영국서 제재...여름 이적 시장 빨간불

첼시FC의 구단주이자 러시아 재벌인 로만 아브라모비치

사진 출처, Reuters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EPL) 첼시FC의 구단주이자 러시아 재벌인 로만 아브라모비치(55)가 10일(현지시간) 영국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반러 제재의 일환이다. 아브라모비치를 포함해 총 올리가르히(러시아의 산업·금융재벌) 7명이 자산 동결, 여행 금지 등을 포함한 제재 명단에 추가됐다.

이고르 세친과 올레그 데리파스카도 명단에 포함됐다. 이들 모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친밀한 것으로 알려진 억만장자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침공을 지지한 자들에게 안전한 피난처는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제재로 첼시FC는 더 이상 경기 티켓이나 클럽 상품을 판매할 수 없으며 선수 이적 시장에 참가할 수도 없다.

그러나 영국 정부는 첼시FC가 예정대로 경기를 진행하고 직원 급여를 지급하며 기존 입장권 소지자는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특별 허가증을 발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은 아브라모비치를 제재하라는 압력을 받아왔다. 그는 "어려운 결정이지만" 이달 초 첼시FC를 매각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 제재로 동결된 첼시FC 관련 매각 논의는 현재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로만 아브라모비치와 푸틴 대통령이 2016년 러시아에서 함께 있는 모습

사진 출처, Mikhail Svetlov/Getty Images

사진 설명, 로만 아브라모비치와 푸틴 대통령이 2016년 러시아에서 함께 있는 모습

그러나 BBC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아브라모비치가 구단 매각으로 이득을 보지 않을 것을 증명한다면 영국 정부가 구단 매각에 대해 특별 허가를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아브라모비치는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라는 의혹을 받아왔으나 매번 부인했다.

영국 정부는 추정 자산 94억파운드(약 15조원)에 이르는 아브라모비치를 두고 "90년대 초기 올리가르히 중 푸틴 정권에서도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아브라모비치는 철강 대기업인 에브라즈plc와 노릴스크 니켈의 지분을 갖고 있다. 아울러 지난 2005년에는 자신이 소유한 러시아 석유 기업 시브네프트의 지분 73%를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에 98억7000만파운드에 매각한 바 있다.

또한 아브라모비치 런던 켄싱턴 팰리스 가든에 있는 침실 15개짜리 저택을 포함해 영국에 많은 부동산을 보유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저택은 1억5000만 파운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첼시FC 달래기

구단주가 제재 대상이 되면서 첼시FC의 미래 또한 불확실해졌다. 다만 당국은 첼시FC가 "불필요한 피해를 보지 않을 것"이라며 불안감을 종식하려 했다.

나딘 도리스 영국 문화부 장관은 트위터에서 "푸틴 정권을 돕는 자들"을 억제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가 가져올 혼란을 이해한다. 그러나 의도한 제재의 효과를 유지하면서도 리그와 구단들의 지속적인 운영을 위해 정부는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티켓과 클럽 상품을 팔 수 없게 되면 첼시FC가 재정적으로 큰 타격을 입지 않겠냐는 질문에 대해 도리스 장관은 "제재에 어느 정도 결과가 따르는 것이 사실"이라고 답했다.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정부의 조치에 지지를 보내면서도 첼시 팬들은 "완전히 죄가 없다"라면서, 첼시FC가 "황급히 헐값에 매각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동영상 설명, 나딘 도리스 영국 문화부 장관은 첼시FC, 클럽 팬들, 경기를 보호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통신사인 쓰리는 첼시FC 후원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경기장 안팎과 선수들의 유니폼에서 자사 로고를 삭제해줄 것"을 요구했다.

아브라모비치가 지난 2003년 1억4000만파운드에 인수한 첼시FC는 챔피언스리그, 프리미어리그, FA컵 등 주요 대회에서 우승을 거두며 눈부신 활약을 보였다.

지난 10일 저녁 첼시FC와 노리치 시티FC의 경기가 열린 축구장에선 아브라모비치의 이름을 외치는 팬들이 있었다.

아브라모비치는 앞서 첼시FC 매각 수익금은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자들에게 기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9일 기준으로 영국인 사업가 닉 캔디를 포함해 약 20여 명이 첼시FC 인수에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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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다니엘 샌포드, BBC News

러시아에서 사업하는 모든 올리가르히들과 마찬가지로 로만 아브라모비치 또한 푸틴 대통령과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만 했다. 아브라모비치가 더 이상 러시아에 많이 머무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이런 상황을 바탕으로 영국 정부가 그를 푸틴 대통령과 몇십 년간 "치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금전적 이익 특혜"를 누려온 "친정부파 올리가르히"로 규정해 이번에 제재하게 된 것이다.

지난 2018 러시아 FIFA 월드컵을 앞두고 아브라모비치가 맺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군 관련 계약이 좋은 예다.

영국 정부는 당시 아브라모비치 소유의 철강회사인 에브라즈plc가 "탱크 생산에 사용될 수 있는" 강철 공급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아브라모비치는 상황을 돌려놓기엔 너무 늦은 것으로 보이며 향후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도 제재받을 수 있다.

다른 많은 러시아 기업가처럼 아브라모비치 또한 이제 중국으로 눈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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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서방 국가들은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한 이후 푸틴 대통령과 관련된 개인과 기업체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이고 있다.

영국은 10일 "러시아에서 가장 부유하고 영향력 있는 올리가르히 7명에 대한 제재는 푸틴과 주변 인물들을 고립시키려는 영국의 노력" 이라고 설명했다.

제재 대상에 이름을 올린 올레그 데리파스카는 영국 정치인들과 친분이 있는 대표적인 기업인이기도 하다.

한때 푸틴 대통령 측근 중 가장 부유했던 데리파스카는 금속 기업인 EN+그룹을 포함해 러시아의 알루미늄 사업을 통해 수십억 파운드를 벌었으며 영국에서도 수백만 파운드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은 런던 고급 주택가 중 하나인 벨그레이브 스퀘어 내 한 저택의 소유자로 데리파스카를 지목한 바 있다.

2018년부터 미국의 제재 대상이었던 데리파스카에 대해 영국 외무부는 그의 순자산을 20억파운드로 추정했다.

침공에 대해 지금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는 다른 러시아 재벌들과 달리 데리파스카는 "가능한 한 빨리 평화를" 요구하는 트위터를 올린 바 있다.

데리파스카(왼쪽)가 2014년 푸틴 대통령과 함께 있는 모습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데리파스카(왼쪽)가 2014년 푸틴 대통령과 함께 있는 모습

이고르 세친은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평가받는 또 다른 재벌이다.

영국이 푸틴 대통령의 오른팔로 부르는 세친은 90년대 푸틴이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장이던 시절 측근에서 보좌한 인물이다.

세친은 러시아 국영 석유 대기업 로스네프트의 CEO로 미국과 EU의 제재 대상이다.

한편 영국 정부는 성명을 통해 아래 4명도 제재 명단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 안드레이 코스틴. 러시아 VTB 은행의 회장인 코스틴은 이미 영국의 제재 대상인 VTB 은행을 통해 "오랫동안 크렘린궁을 지지해왔다"라고 알려진 인물이다.
  • 알렉세이 밀러. 국영 기업이나 마찬가지인 가스프롬의 CEO인 밀러는 푸틴 대통령이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장이던 시절부터 가까운 사이이며 "러시아 정부를 지지하는 가장 중요한 기업인 중 하나"이다.
  • 니콜라이 토카레프. 러시아 국영 송유관 기업인 트란스네프트의 CEO인 토카레프는 80년대 동독 드레스덴에서 푸틴 대통령과 함께 KGB 요원으로 근무했다. 그 이후 두 사람은 "계속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 드미트리 레베데프. 영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로시야 은행의 이사회 의장이다. 로시야 은행은 "푸틴의 개인 금고"로도 알려져 있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이후 올리가르히 18명이 제재 명단에 올랐다고 밝혔다.

또한 푸틴 대통령과 더불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벨라루스 장군 4명 외에도 현재까지 러시아 고위급 인사 23명이 제재 대상이라고 밝혔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은 영국은 올리가르히들을 겨냥해 "푸틴 정권을 더욱 압박하고 그의 잔혹한 전쟁을 뒷받침하는 재정적 지원을 옥죌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올리가르히들은 푸틴 대통령의 측근 인사로 이번 공격에 가담했다"고 밝혔다.

"올리가르히들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흘린 피에 책임이 있습니다. 부끄러움에 고개를 떨궈야 합니다."

데이비드 래미 영국 노동당 그림자내각의 외무장관은 이번 제재는 "올바른 결정"이지만 정부가 결정까지 "몇 주나 걸리진 말았어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푸틴의 불량 정권과 관련된 올리가르히들 중 지금까지 영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건 극소수"라고 덧붙였다.

영국 정부는 미국이나 EU 등 다른 서방 국가들보다 푸틴 대통령과 관련된 인물을 제재하는데 느리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영국 정부는 이달 말 새로운 경제범죄법 제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러한 제재를 더 빠르고 강력하게 실행하기 위해 마련된 법이다.

영국 정부는 해당 법안으로 러시아 부유층들이 자금 세탁 및 조직범죄와 관련된 불법적 수익을 감추는데 런던을 이용하는 것을 막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