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미군 사령관들, '미국과 탈레반 협정이 아프간 붕괴 앞당겨'

사진 출처, Reuters
미군 수뇌부가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재장악할 수 있게 된 원인으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 체결한 도하 협정을 언급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20년 2월 탈레반과 도하에서 평화 협정을 체결하며 미군의 철군 날짜를 정했다.
프랭크 맥킨지 미 중부사령관은 29일(현지시각) 열린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도하협정'이 아프간 정부와 군부에 "매우 해로운 영향"을 끼쳤다고 언급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도 협정이 탈레반의 힘을 "강화하는데" 일조했다고 밝혔다.
도하 협정은 철군 날짜를 정한 것 외에도, 알카에다와 같은 단체들이 미국과 동맹국들의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를 방지할 것 등 탈레반의 의무사항을 광범위하게 포함한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당선 후 철군 계획을 지속했으나, 미군 주둔 종료일을 5월이 아닌 8월 31일로 정했다.
이번 군사위 청문회는 아프간에 남아 있는 자국민과 아프간 조력자들을 대피시키 위한 철수 작전이 벌어진 후 약 한 달 만에 열렸다. 철수 작전 중 카불 공항 인근에서 벌어진 자살 폭탄 테러는 182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맥킨지 사령관은 아프간 철군 작전을 직접 진두지휘했으며, 아프간 주둔 20년이라는 미 역사상 가장 긴 전쟁의 끝을 함께했다.
그는 도하 협정이 아프간 정부에 "모든 지원이 끝나는 예상 시기"를 정했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강한 영향을 미쳤다고 군사위에 밝혔다.
또한 그는 미국이 아프간에 있는 군사 고문의 수를 2500명 이하로 줄이면 아프간 정부와 군이 붕괴할 것이라는 믿음을 "상당히 오랫동안" 가졌다고 밝혔다.
맥킨지 사령관은 그러면서 도하 협정 후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4월 지시한 병력 감축도 아프간 정부를 몰락시킨 "또 다른 요인이었다"고 언급했다.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미국이 탈레반에 대한 공습을 중단하기로 함으로써, 도하 협정이 탈레반이 "더 강해지고, 아프간 보안군에 대한 공격을 증가시키고, 매주 수많은 아프간인들이 목숨을 잃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미 군 수뇌부들은 앞서 28일 열린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도 출석했다. 이 자리에서 마크 밀리 합참의장과 멕킨지 장군은 8월 미군의 전면 철군을 앞두고, 아프간에 최소 2500명의 병력을 주둔시킬 것을 조언했다고 말했다.
밀리 합참의장은 또한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면서 미국인들을 테러로부터 보호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탈레반은 "아직도 알카에다와의 관계를 끊지 못한" 테러리스트 조직이라고 말했다.
한편 탈레반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29일 BBC와 인터뷰에서 탈레반은 "아프간 영토에서 미국을 포함한 어떤 국가에도 위협을 가하지 않을 것임을 전 세계에 보장한다"고 밝혔다.
무자히드는 "우리는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에미리트(Islamic Emirate of Afghanisan·아프간의 새 국호)와 미국이 도하에서 체결한 협정을 지킬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도 이 협정을 지키길 바란다. 부정적인 발언을 삼가고, 외교와 협력 방식을 택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