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 성공'

북한이 13일 공개한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 사진

사진 출처, KCNA/AFP

사진 설명, 북한이 13일 공개한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 사진

북한이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3일 "새로 개발한 신형장거리순항미사일이 북한 영토와 영해 상공에 설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7580초(126분)를 비행해 1500km 계선의 표적을 명중했다"고 밝혔다.

통신은 "추진력과 비행 조종성, 유도명중정확성 등이 설계상 요구들을 모두 만족시켰으며 무기체계 운영의 효과성과 실용성이 우수하게 확증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무기 체계의 개발은 적대 세력을 강력하게 제압하고 또 하나의 효과적인 억제 수단을 보유한다는 전략적 의의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다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참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험발사는 11~12일 이틀간 진행됐다.

판문점에서 비무장지대(DMZ)를 넘어 남한을 바라보고 있는 북한 군인들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판문점에서 비무장지대(DMZ)를 넘어 남한을 바라보고 있는 북한 군인들

왜 탄도미사일 아닌 순항미사일?

북한의 이번 시험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결의를 위반하지 않는 순항미사일로 저강도 무력 시위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다.

미사일의 추진력으로 포물선 궤도를 그리며 날아가 속도와 파괴력이 큰 탄도미사일과는 달리 순항미사일은 수평 궤도로 날아간다. 따라서 정밀 타격에는 용이하지만 속도가 탄도미사일에 비해 느리다.

사거리 또한 탄도미사일은 최대 1만3000km인 반면, 순항미사일은 1500km에 불과하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BBC 코리아에 "북한이 지난 한미연합훈련 당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겠다고 공언한 만큼 위협을 보여주길 희망했지만, 주변 정세나 북한 내부 상황을 고려해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등 고강도 도발을 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의 대북제재 대상이 아닌 만큼 시험발사 한다고 해서 새로운 압박이 추가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저강도 도발이라고 해도 선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회담과 중국 왕이 외교부장의 방한 직전으로 시험발사 시기를 골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시험은 북한이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BBC 코리아에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로 바이든 정부가 미국 국내적으로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북한이 대형 잠수함 건조, SLBM 발사 등 고강도 전략무기를 활용했다면 미국이 이를 관리하기 위해서라도 북한과의 타협에 나섰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경제-기술적 문제로 더 진보된 무기나 카드를 마련하지 못한 상황에서 안보 위협을 천명한 만큼 당장 기술적으로 가능한 것을 보여줬다는 해석이다.

차 연구위원은 "탄도미사일을 쏘면 정세가 악화되고 관련 책임을 뒤집어쓰는 만큼 북한이 순항미사일을 택했지만 사거리 1500km의 지상발사대 발사는 현 국면을 바꿀 만한 '과시'로 보기는 어렵다"며 "사실상 큰 의미는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3월 25일 취임 후 첫 언론 브리핑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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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미 메시지는?

미 국방부는 12일(현지시간) 북한의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해 "주변국과 국제사회에 위협을 제기하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러한 행동은 북한이 군사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신범철 센터장은 "결국 북한은 미국의 양보를 바라고 있지만, 이 정도로 미국이 움직일 리 없다"며 "계속해서 대북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건 없는 대화에 나오면 협상을 하겠다는 것으로, 북한에 끌려가면 자칫 비핵화 협상이 아닌 핵 인정 협상이 될 수 있는 만큼 미국이 먼저 양보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신 센터장은 다만 "방한하는 왕이 부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초청할 테고 또 북중 국경 봉쇄도 머잖아 풀릴 것으로 보인다"며 "의미 있는 행사를 만들겠다는 북중 간 공감대가 이뤄진 만큼 곧 대화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중국 왕이 외교부장은 14일 1박 2일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며, 같은 날 한미일, 한미 북핵 협상 수석대표 협의가 일본 도쿄에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