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바이든 대통령, 카불 대혼란 상황에 '미군 철수는 옳은 결정'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사진 출처, Pool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결정을 두고 "전폭 지지한다"며 비판을 일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직후 미군의 아프간 철군 결정이 성급하게 이뤄진 것이 결과적으로 아프간 정부의 몰락으로 이어졌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간) 백악관 대국민 연설에서 "얼마나 더 많은 미국인의 목숨을 걸 가치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또한 혼란스러운 철군 상황이지만 "미군을 철수시킬 좋은 시기란 없었다"고 말했다.

동영상 설명, 바이든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간) 백악관 대국민 연설에서 "얼마나 더 많은 미국인의 목숨을 걸 가치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탈레반은 지난 15일 수도 카불에 진입해 대통령궁을 장악하고 승리를 선언했다.

탈레반 무장조직의 통치 복귀는 20년간 이어졌던 미국 주도 연합군의 아프간 주둔을 종식시켰다.

탈레반은 수개월 전부터 아프간 영토를 차례로 장악해왔고, 카불은 마지막으로 점령된 주요 도시였다.

최근 들어 이들의 장악 속도에 탄력이 붙으면서 국제 사회는 충격을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휴가지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약 일주일 만에 백악관으로 급히 복귀했다.

그는 "지난 한 주 동안 전개된 상황을 감안하면 지금 미군이 아프간 개입을 끝내는 것이 옳은 결론"이라고 밝히며, "아프간군조차 스스로 싸우려 하지 않는 전쟁에서 미군이 싸우고 죽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4월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 주둔을 촉발한 9·11테러 20주년 전까지 모든 미군을 아프간에서 철수시킨다고 밝혔다. 이후 카불이 혼란에 휩싸이자 극심한 정치적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우리가 아프간에서 보고 있는 건 완전 재앙"이라며 "바이든 행정부의 철군은 미국의 명성에 오점을 남길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미군이 아프간에 머무는 이유가 국가 재건이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부통령이었던 2009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추가 파병 계획에 반대했다고 항변했다.

또한 자신이 취임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탈레반과 협상한 합의를 이어받았는데 이는 올해 5월까지 미군을 철수하는 것이었다고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전을 치르는 네 번째 미국 대통령으로서 종료 결정을 다섯 번째 대통령에게 전가하지 않기로 했다"며 "아프가니스탄에 조금만 더 있으면 모든 게 달라진다며 미국인들을 오도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선거 운동 당시 자신이 외교 정책에 노련한 전문가라며 유세를 펼쳤고, 올해 취임한 후 "미국이 돌아왔다"고 선언한 바 있다.

지난달 그는 기자들에게 탈레반이 아프간 전역을 장악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장담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6일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 예상보다 더 빨리 전개됐다"고 인정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 국민 대부분은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의 철군 방식은 집중포화를 받고 있다. 아프간 철수 이후 대피 작전을 수행할 목적으로 수천 명을 파병했기 때문이다.

동영상 설명, 미 항공기에 탑승하기 위해 몰려든 아프간 시민들

16일 카불에 있는 미국 대사관 주위를 미 헬기들이 선회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개됐다.

그러자 미국 내에서는 1975년 베트남전 패망 당시 탈출 작전에 빗대 '제2의 사이공 함락'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앞서 수천 명의 아프간 시민은 아프간을 탈출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카불 공황의 활주로에 몰려들었다. 카불 공항은 대혼란이 빚어지면서 미군의 대피 비행이 일시 중단됐다.

미군 관계자는 BBC의 미 파트너인 CBS 뉴스에 미군이 공항에서 군중 속에 섞여 있던 무장 괴한 2명을 사살했다고 전했다.

카불 공항에선 비행기에 매달려 탈출을 시도하던 시민 2명이 추락해 숨지는 등 모두 7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16일 미 NBC방송 인터뷰에서 아프간이 무너진 것은 탈레반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할 의지가 부족했기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카불 시내 주요 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