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치느님'

지난달 코로나19 확산과 폭염 특보 등이 겹치면서 배달 라이더들의 몸값이 50% 가까이 급증했다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지난달 코로나19 확산과 폭염 특보 등이 겹치면서 배달 라이더들의 몸값이 50% 가까이 급증했다

한국에서는 국제 스포츠 대회에 대한민국 대표팀이 출전하는 경기를 응원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있다. 바로 '치느님.' '치킨'과 '하느님'의 합성어로 전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간식이다.

'2020도쿄올림픽'도 예외는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장기화,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내수 침체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치킨 매출은 역으로 '올림픽 특수' 효과와 함께 치솟고 있다.

한국 축구 대표팀과 뉴질랜드의 경기가 있던 지난달 22일, 한 편의점의 치킨 매출은 일주일 전에 비해 130% 상승했다.

'올림픽 열기'도 '치킨'도 후끈

보통 올림픽이었다면 '대~한민국'의 응원소리와 함께 술잔을 부딪치는 응원객들로 매장이 북적거렸겠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이번 '2020도쿄올림픽' 거리 응원은 썰렁하기만 하다.

국세청이 4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전국 호프전문점 등록업체는 1년 전보다 12% 가까이 감소했고, 간이주점 등록업체도 1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방역 조치로 5인 이상 사적 모임이 금지되고 오후 10시 이후 영업이 중단되면서 주로 저녁 시간 모임 장소인 주점, 호프가 직격타를 맞은 것이다.

대규모 거리 응원이 사라진 대신 가정에서 올림픽 경기를 TV로 시청하며 선수들을 응원하는 '집콕' 응원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이에 힘입은 치킨 업계가 '올림픽 특수'로 인한 매출 고공행진 중인 것이다.

'2020도쿄올림픽' 한국 축구 대표팀과 뉴질랜드의 조별 예선 경기가 열린 지난달 22일, GS25 편의점의 치킨 매출은 일주일 전에 비해 130% 증가했다. GS25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전체 주문 건수의 40%가 축구 경기 시작 전후인 오후 4시부터 7시에 집중됐다"라며 "코로나 영향으로 음식점이나 주점에 모여 단체로 응원하던 과거와 달리, 가족과 집에서 경기를 보면서 주류와 먹거리 수요가 편의점에 몰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촌과 BBQ, bhc치킨 등 치킨 프랜차이즈 매출은 비올림픽 기간에 비해 10%가량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1일에는 야구 조별리그 2차전과 여자 배구 한일전, 남자 축구 8강전 등 올림픽 인기 구기 종목 빅 매치가 차례로 열렸다. 응원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이날 서울 일부 지역에선 일시적으로 배달이 폭증했고, 일부 배달 앱 업체들은 라이더 부족 안내를 내보냈다.

서울 염창동에 거주하는 이현빈(17) 씨는 "여자 배구 한일전을 친구들과 각자 집에서 치킨을 먹으며 응원하기로 했다"면서 "집 근처 치킨 집에서 주문을 하러 갔는데, 사장님이 바쁘게 닭을 튀기시며 '지금까지 주문받은 것 모두 배달 보내려면 두 시간 넘게 걸린다'면서 더 이상 주문받지 않는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결국 이 씨는 "동네를 돌고 돌아 겨우 치킨 한 마리를 어렵게 구해 경기를 보며 먹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4일 오후 7시에는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한국과 일본의 올림픽 야구 준결승전이 열린다.

'치킨매출 상승 원인은?

지난달 3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도쿄올림픽' 여자배구 A조 조별리그 4차전에서 한국은 일본을 3:2로 승리했다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지난달 3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도쿄올림픽' 여자배구 A조 조별리그 4차전에서 한국은 일본을 3:2로 승리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과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인한 거리두기 강화, 올림픽까지 더해져 치킨 매출은 폭증하고 있는 추세다.

이번 올림픽이 일본에서 열리는 점도 치킨업계에게는 호재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시차가 없어 중요 경기 대부분이 퇴근 시간 전후로 배정돼 있다. 저녁시간 가정에서 치킨 주문이 늘어난 것으로 보는 배경이다.

특히 한일전 경기가 있는 날은 치킨 매출이 오른다. '한일전은 눈싸움도 지면 안된다,' '한일전은 가위바위보 도 지면 안된다'라는 말이 있듯이 '한일전' 스포츠 경기에는 국민적 관심이 높다. 올림픽은 월드컵 등 특정 종목과 달리 종목이 많아 다수의 한일전이 예고돼 있다. 그동안 국민적 관심이 높은 스포츠 경기가 열리는 날은 치킨 주문량이 증가해왔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거리두기 4단계 연장과 함께 장마가 일찍 물러가고 폭염이 시작되면서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도 치킨 주문 증가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