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3명 중 1명은 '섹스리스'...왜?

지난해 출산율 0.84, 역대 최저 '사상 첫 인구 자연감소'

사진 출처, News1

사진 설명, 지난해 출산율 0.84, 역대 최저 '사상 첫 인구 자연감소'

서울의 성인 남녀 3명 가운데 1명은 지난 1년간 성관계를 갖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학교 연구팀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서울 지역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남녀 2100여 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연구팀이 발표한 '2021년 서울 거주자의 성생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성관계를 갖지 않았다'라고 응답한 사람은 36%에 달했다. 성별로는 여성 응답자가 43%, 남성 응답자가 29%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2000년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가 진행한 '세계 성 태도 및 성 행동 연구' 조사에서 당시 한국인들의 '섹스리스' 응답률은 11%였다. 한국 사회에서 서로 잠자리를 갖지 않는 섹스리스 현상이 21년 만에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흥미 없는' 여성, '파트너 없는' 남성…진짜 없는 것은?

성관계를 갖지 않는 이유로 남성과 여성에서 차이를 보였다. 여성의 경우 '흥미가 없어서'가 24%로 가장 큰 이유로 꼽혔고, 남성의 경우에는 '파트너가 없어서'가 15%로 가장 큰 이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염유식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러한 결과에 대해 "여성들이 성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다 보니 자연스레 남성들 입장에서는 파트너 숫자가 줄어들게 되면서 비자발적으로 섹스리스가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여성들이 성에 대한 관심이 없는 이유에 대한 연구는 더 필요하다"면서도 "젊은 남녀 공통적으로 섹스리스의 가장 큰 이유를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으로 꼽았다"라며 "슬픈 현실을 반영해 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설문조사에서 5명 가운데 1명은 (21%) 지난 1년간 성관계에 관심은 있지만, 경제, 건강 등 이유로 성관계를 하지 못한 비자발적 금욕이라고 답했다.

소득수준과 같은 양극화도 성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스스로 자신의 계층을 중산층으로 평가한 남성 79%가 하위층이라고 평가한 남성 67%보다 성관계를 했다고 답한 비율이 높았다.

여성 역시 중산층 여성 65%가 하위층 여성 53%보다 성관계가 잦다고 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또한 시간과 비용 등 여유와 출산, 자녀 부양 능력 등의 요소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된다.

연령별에서도 나타났는데, 20대가 60대만큼이나 성관계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간 성관계를 했다'라는 응답에서 20대 남성이 58%로 연령층 통틀어 제일 낮았고, 20대 여성도 57%로 60대의 47%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염 교수는 이에 대해 20대가 공부와 취직 준비로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없는 이유 외에도, '파트너 없이도 성적 만족을 채울 수 있는 다른 방안의 출현'을 주요 이유로 분석했다.

염 교수는 "섹스에는 육체적 만족과 정서적 만족이 있는데, 자위 기구로 육체적 만족은 어느 정도 채울 수 있지만 정서적 만족은 지금까지 채우기 힘들었다. 하지만 인공지능 AI의 등장으로 정서적 만족도 어느 정도 채워질 수 있게 된 것으로 본다. 때문에 앞으로 섹스리스 현상은 더욱 심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예측했다.

섹스리스 청년에게… 저출산 극복하자고?

염유식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한국 사회적 관심이 저출산에 있는데, 한국에서 출산은 결혼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결혼을 안 하는 정도를 넘어 섹스를 안 하는 현실에 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저출산 이야기하고 사회적 대책을 세우려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한국은 섹스에 대한 생각과 행동에 대해서 신성한 것 이거나, 더러운 것, 둘 중 하나로 갈리는 극단적인 현상을 보이지만 섹스는 우리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며 "섹스리스가 늘어났다는 것은 한국이 이제는 사회적으로 섹스에 대한 논의와 담론을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변화는 특별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보다는 여유 없는 삶 등이 섹스리스에 더 큰 변수인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이번 조사 응답률이 50%가 넘었다며 다른 주제의 연구 응답률이 10~20% 수준에 불과한 것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인 것으로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