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 무죄에 엇갈리는 반응

사진 출처, News 1
모든 폭력을 거부한다는 개인적 신념에 따라 현역 입대를 거부한 32살 정 모 씨에 대해 24일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했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아닌 사람이 비폭력 신념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고도 무죄가 확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개인적 신념에 따른 병역 거부가 처음으로 인정되면서 이에 대한 의견도 나뉘고 있다.
찬성: "양심의 자유의 지평을 넓힌 판결"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 대한 첫 무죄 취지의 대법원 판결은 2018년 여호와의 증인 신도를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대법원은 종교적 신념에 따른 양심의 자유가 병역 의무로 침해되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대법원이 더 나아가 비종교적 신념에 따른 양심적 병역 거부도 죄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양심에 따른 신념이 진실하고 이를 증명할 수 있다면 병역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이번 판결에 대해 '인격적 존재 가치를 지키기 위해 병역을 거부한 소수를 존중하는 사회가 됐다,'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가 인정받는 변화가 이루어졌다'라고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용석 '전쟁 없는 세상' 활동가는 "2018년 헌법재판소에서 '병역법이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라고 했을 때 '양심'은 종교적 양심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더 넓은 범위로 종교, 정치, 사상 등을 포함하는 것이었는데, 지금까지 법원에서는 '여호와의 증인'만이 인정되어 무죄를 받고, 비 종교인이거나 여호와의 증인이 아닌 경우에는 대부분 유죄를 받으며 헌법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판결이야말로 "2018년 헌법재판소에서 말했던 폭넓은 양심이 제대로 구현된 판결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반대: "의무 이행해야 신념 지킬 수 있다"
복무를 마친 남성들을 중심으로는 이번 판결에 대해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개인적 신념과 종교, 권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은 국민들이 국가의 의무를 이행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육군 병장으로 제대한 38살 김 모 씨는 "전쟁이 필수적인 국가에서 살아가는 국민이라면, 국민으로서 의무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징병제인 한국에서 자신의 신념 때문에 국방의 의무를 저버리는 것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무책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육군 의무병으로 제대한 33살 김 모 씨도 "개인적 신념의 범주가 모호하다. 기준이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동의하기 힘들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법은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한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자체가 휴전국가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병역의무가 강제성을 가지는데 형평성에 맞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제성에서 제외할 때는 탄탄한 논리로 납득시켜야 하는데, 개인적 신념이라는 기준 자체가 모호하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판결을 계속 지켜봐 온 김태우 변호사도 이번 판결에 대해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라고 말했다. "개인적 신념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또 신념의 진정성을 어디까지 인정해야 하는지 광범위하다"라고 설명했다.
재판 중인 병역 거부자 91명의 미래는?
2018년 헌법재판소가 '대체 복무 제도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라는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린 뒤 지난해 6월부터 대체역심사위가 설치돼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대체 복무 인정 여부를 심사하고 있다.
이용석 활동가는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병역 거부자들이 91명이 있다. 전부 2018년 헌법재판소 결정 전에 병역거부를 했던 사람들로, 다시 말해 감옥 갈 각오를 하고 병역 거부를 했던 사람들이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이분들에 대한 재판을 멈추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될 것을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