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직후 북중 ‘혈맹’ 과시… '전통적 북방 협력 관계 강화 메시지'

중국 외교부 공개 사진

사진 출처, Ministry of Foreign Affairs, the People's Republic

사진 설명, 중국 외교부 공개 사진

중국 왕이 외교부장과 리룡남 주중 북한대사가 팔꿈치를 맞대고 '혈맹'을 외치는 모습이 공개됐다.

중국 외교부는 28일 홈페이지에 두 사람이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만났다며 관련 사진을 게재했다. 리 대사는 지난 2월 임명되어 3월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왕 부장은 리 대사에게 북중 우의는 외부 침략에 맞서 함께 흘린 피가 굳어져 만들어졌다며 소중한 공통의 재산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운 항미원조, 6.25 전쟁 참전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또 현재 국제 정세의 심오한 변화 속에서 북중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며 이를 통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적극적인 공헌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리 대사는 두 나라 지도자들의 보살핌 속에서 북중 우호 관계는 새로운 단계에 도달했다고 답했다.

한미 정상회담 직후 중국이 북한과의 '혈맹'을 과시하면서 미국과 한국, 국제사회를 향해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8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사진 출처, News 1

사진 설명, 2018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박병광 책임연구위원은 BBC 코리아에, 왕이 부장은 각국 대사가 그렇게 쉽게 대면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라며 "시기적으로도 봐도 중국 외교부가 두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을 공개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매체들이 공개한 또다른 사진을 보면 왕 부장과 리 대사가 환하게 웃으며 팔짱을 끼고 있다.

박 연구위원은 "미일 정상회담에 이어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쿼드와 대만해협, 남중국해 등 중국 이슈가 다뤄졌고 이는 결국 중국에게 대중국 견제로 받아들여진다"면서 "대중 압박과 견제가 심화된다면 대응 차원에서 중러 관계, 북중 관계 등 전통적 삼각 북방 협력 관계를 강화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왕 부장은 리 대사에게 "중국은 북한에 힘 닿는대로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만남이 중국 내 코로나 사태가 안정되어가는 과정에서 무역을 포함한 북중 간 경제 관련 논의가 이뤄졌음을 의미한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김한권 교수는 BBC 코리아에 "최근 북중 무역이 조금씩 활발해지고 있다"며 "지금의 상황은 물론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한미 정상회담 이후 한미동맹이 강화된 측면이 있는 만큼 중국이 대응 차원에서 북중 관계를 점검하는 의미가 있다"고도 설명했다.

지난달 14일 북한을 포함한 29개국 신임 대사가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공동으로 신임장을 제정했으며 이후 왕 부장과 단독 접견한 것은 리 대사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