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과 시진핑이 주고받은 친서에 담긴 '북중 간 입장 차'

2019년 북한을 국빈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 조선노동당 중앙본부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2019년 북한을 국빈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 조선노동당 중앙본부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양국 간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북한 노동당의 기관지 노동신문은 23일 김 위원장이 최근 치른 노동당 대회에서 결정한 정책사항들을 시 주석에게 통보하면서 "적대세력들의 전방위적인 도전"에 대한 북중 단결과 협력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 또한 김 위원장에게 우호적인 메시지를 전달했으나 양국 정상의 메시지에는 약간의 입장 차이가 엿보인다고 한 전문가는 지적했다.

미국에서 새로운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북미 관계에 새로운 변화가 기대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북한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김정은과 시진핑이 주고 받은 메시지 내용은?

노동신문은 이날 김 위원장이 구두친서로 시 주석에게 지난 1월 실시한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 결과를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8차 당대회에서 결정한 북한의 국방력 강화와 남북관계, 북미관계에 대한 정책적 입장을 시 주석에게 통보하면서 "적대세력들의 전방위적인 도전과 방해책동에 대처하여 (북중) 단결과 협력을 강화할 것"을 강조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시 주석은 김 위원장에게 보낸 구두친서에서 "두 나라 인민들에게 보다 훌륭한 생활을 마련해줄 용의가 있다"고 언급했으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 발전과 번영을 위해 새로운 적극적인 공헌을 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노동신문은 두 정상이 어떻게 구두친서를 주고받았는지 자세히 밝히지 않았으나 중국 국영 신화통신은 지난 22일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중련부) 부장이 베이징에서 리룡남 신임 중국 주재 북한 대사를 접견하고 두 정상의 구두친서를 주고받았다고 보도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8년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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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8년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번 친서는 어떤 의미를 갖나?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양국 정상이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메시지를 주고 받았으나 그 내용에서 약간의 입장 차이를 읽을 수 있다고 말한다.

김 위원장의 구두친서에는 최근 미 국무장관과 국방장관이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면서 한미일 간의 대중·대북 정책 공조가 모색되는 데 대응해 북한의 대미·대남 정책에 중국의 공조를 이끌어내려는 의도가 담겨있다고 정 센터장은 분석했다.

그러나 시 주석은 친서에서 북한의 국방력 강화를 지지한다는 발언을 하지 않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적극적인 공헌'을 언급해 중국도 남북·북미 간 대결보다는 대화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정 센터장은 말했다.

정 센터장은 중국이 덩샤오핑 집권 이후부터 일방적으로 북한의 입장을 두둔하기보다 "남북한과 북미 관계에서 중립적·건설적 중재자 입장"으로 정책을 전환했다며, 향후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미중과 남북한이 참가하는 4자 실무 및 정상회담 추진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 정세 현황은?

미국에서 새로운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오랫동안 소강 상태였던 북미 관계에 변화가 기대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북한은 요지부동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몇 차례 북한과 연락을 시도했으나 북한이 응답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지난주 한미 합동군사연습에 대해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하는 담화문을 내기도 했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 18일 서울에서 열린 외교·국방장관 회담에서 북한의 핵·탄도미사일이 한미동맹의 우선 관심사이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긴밀히 공조하기로 했다.

한편 미국과 중국은 바이든 행정부 이래 처음으로 가진 고위급 회담에서 서로 날카로운 비난을 주고 받을 정도로 관계가 경색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