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선언 3년… 교착상태 빠진 남북관계

4·27 판문점선언 3주년인 27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4·27 판문점선언 3주년인 27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역사적인 4.27 판문점선언이 이뤄진 지 3년이 지났지만 남북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교착 상태다.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이 북한에 판문점선언의 정신에 따라 조속히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와줄 것을 촉구했다.

이 장관은 27일 4.27 판문점선언 3주년을 맞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와 한국종교인회의,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이 공동 개최한 기념행사에서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거듭 확인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언제 어디서든 형식에 구애 없이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판문점선언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견인차 역할을 했으며, 한반도의 전쟁 위험이 실질적으로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3년이 지난 지금, 남북 두 정상과 온 겨레의 바람만큼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를 진전시키지 못하고 있다면서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4.27 판문점선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 앞에서 남북정상회담을 마치고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출처, 뉴스1(한국공동사진기자단 )

사진 설명,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 앞에서 남북정상회담을 마치고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과 북한은 지난 2018년 역사적인 4.27 1차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당시는 한국과 미국, 북한 3국이 정상외교를 본격화하며 하던 시기였다. 4.27을 계기로 3국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공식화 했으며 이후 북미 간 비핵화 논의의 토대를 마련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9년 2월 기대를 모았던 북미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한반도 정세는 교착국면에 빠져들었고, 남북관계 역시 경색됐다.

이후 한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연결고리로 방역은 물론 백신과 치료제 지원 등을 제의했지만 북한은 일절 호응하지 않았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 매체들은 오후 4시 현재 4.27 판문점선언 3주년 내용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

'한반도 교착 상태'

전문가들은 4.27 판문점선언이 역사적인 전기를 만든 것은 분명하지만 현재의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그리고 비핵화 협상이 모두 교착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BBC 코리아에 "북한은 결국 비핵화 협상이 결렬된 이후 대북제재와 코로나로 거의 고난의 행군 수준에 직면해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도 사실 대북정책을 검토 중이라고 하지만 해법을 못 찾고 있다. 그리고 한국 정부는 임기 말로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모두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공동 식수를 마친 후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까지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 출처, 뉴스1(한국공동사진기자단 )

사진 설명,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공동 식수를 마친 후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까지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역시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한반도 상황에 신경을 쓸 만한 시간이 없었을 것"이라며 "한국 정부 역시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문제가 얽혀 있는 만큼 남북관계에 매진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향후 문 대통령의 남은 임기 1년은 과도한 성과를 내기 위한 진전보다는 한미동맹을 중심으로 안정적 관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자발적 비핵화 가능성은 요원한 상태다.

조 연구위원은 그 이유로 미국은 물론 한국의 재래식 전력이 북한을 압도하는 상황에서 재래식 전략 격차 극복을 위해 핵을 개발한 북한이 확실한 안전보장 없이 핵을 포기할 리 없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북한이 핵 개발 과정에서 주민들에게 핵을 국가적 자존심이라고 교육시켰는데, 어느 순간 비핵화를 선언하면 사실 정권의 권위가 손상된다"며 "그러니 김 위원장도 자발적인 비핵화 쉬운 상황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협상을 원하고 있고 미국도 북핵 문제를 안정화 시킬 필요가 있는 만큼, 비핵화 부분에서 어느 정도 협상의 물꼬가 터진다면 다시 한번 평화프로세스가 본격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