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 따뜻한 곳에 서식하는 '미래형' 야생 커피 찾았다

코페아 스테노필라(Coffea Stenophylla)

사진 출처, RBG Kew

사진 설명, 코페아 스테노필라(Coffea Stenophylla)
    • 기자, 헬렌 브릭스
    • 기자, BBC 환경전문기자

따뜻한 환경에서 서식하는 어느 '잊혀진' 야생 커피가 기후 변화 위기 속에 각광받는 식물이 될 수 있다는 과학자들의 기대가 나왔다.

서아프리카의 희귀한 야생 커피인 스테노필라(Stenophylla)는 따뜻한 환경에서 서식하는 식물로, 아라비카 커피와 비슷한 맛을 낸다. 과학자들은 사람들이 언젠가 스테노필라 커피를 홀짝이게 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기후 변화로 기온이 오르면서 품질 좋은 커피의 재배가 점점 어려워질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오는 2050년까지 고급 커피를 재배해 온 토양의 절반 정도는 생산성이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영국 왕립식물원의 커피 연구 책임자인 아론 데이비스 박사는 맛이 좋으면서 더위와 가뭄에도 강한 야생 커피를 찾는 것은 "커피 재배의 성배"라고 말했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많은 야생 커피를 맛 봤지만 대개 아라비카 커피처럼 좋은 맛이 나지 않아 기대치가 매우 낮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이 커피를 맛보고 매우 놀랐다"면서 "기후 변화에 강한 내성을 갖고 있으며 기존의 아라비카 커피보다 훨씬 따뜻한 조건에서 재배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야생 스테노필라는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의 열대우림에서 다시 발견됐다

사진 출처, RBG Kew

사진 설명, 야생 스테노필라는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의 열대우림에서 다시 발견됐다

'코페아 스테노필라(Coffea stenophella)'는 서아프리카의 야생 커피종으로, 코트디부아르 외에서는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최근 시에라리온에서 야생으로 자라고 있는 것이 다시 발견됐다. 실제로 스테노필라는 약 1세기 전 이 지역에서 커피 작물로 재배되기도 했다.

연구진은 시에라리온과 코트디부아르에서 채취한 커피콩의 샘플을 볶아 커피를 만들었고, 커피 감식 전문가들이 맛을 테스트했다.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 80%가 넘는 심사위원들이 스테노필라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커피인 아라비카를 구별하지 못했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플랜트'(Nature Plants)'에 게재됐다.

또한 스테노필라에 대한 기후 데이터를 토대로 이 야생 커피가 아라비카보다 최소 6도 더 높은 온도에서도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고급 커피의 미래를 담은 야생 커피의 잠재력을 평가하기 위해 올해 커피 묘목을 심을 예정이다.

데이비스 박사는 스테노펠라가 언젠가 시에라리온에서 다시 대규모로 자라나기를 바라고 있다. 그는 "스테노펠라가 당장 2-3년 안에 커피숍에 들어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5-7년 안에는 틈새 커피나 고가 커피로 시장에 소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테노필라는 천연적으로 달콤한 과일향을 낸다

사진 출처, Ci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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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비카 커피란?

아라비카 커피콩은 뛰어난 맛으로 잘 알려져 있다. 산에서 재배되는 이 커피는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다만 아라비카는 기후 변화에 취약하다. 커피를 재배하는 농부들은 아라비카가 높은 온도 혹은 불규칙한 강수량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을 이미 경험했다.

가격 변동과 해충, 질병, 극심한 기후 문제도 커피 생산에 또다른 위협이 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프랑스 국제개발농업연구센터(CIRAD)와 영국 그리니치 대학이 공동으로 수행했다.

야생 커피는 어디에 있나?

대부분의 야생 커피는 아프리카의 외진 숲과 마다가스카르 섬에서 자란다. 아프리카를 넘어 인도 일부 지역과 스리랑카, 호주 등 다른 열대 기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우리가 마시는 커피 종류는?

전 세계 숲에는 100여 종의 커피나무가 자라고 있지만, 우리가 음용하는 데 사용되는 커피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세계 커피 산업은 아라비카(Coffea Arabica)와 로부스타(Coffeea canepora)의 두 커피 작물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세 번째 커피종인 리베리카(Coffea Liberica)는 전 세계적으로 재배되고 있지만 커피 음료에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