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폭우: '특급경보' 발령한 북한...한국 전방지역 비상

2016년 북한 함경북도 홍수피해 현장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2016년 북한 함경북도 홍수피해 현장

북한이 폭우가 내리는 일부 지역에 '특급경보'를 발령했다.

조선중앙방송은 4일 오후 기상수문국(기상청) 통보를 인용해 "3일 밤부터 6일 오전까지 대부분 지역에 폭우를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며 "평안남북도, 황해남북도, 개성시와 자강도 남부, 강원도 내륙 일부 지역에 폭우·많은 비 특급경보가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오전 6시만 해도 오는 5일까지 중부 이남 지역에는 폭우 중급경보를, 평안북도와 자강도의 일부 지역에는 주의경보를 발령한다고 보도했는데 대응 조치를 격상한 것이다.

북한의 기상청이라 할 수 있는 기상수문국의 리영남 부대장은 "앞으로 장마전선이 저기압골과 합류되면서 이보다 더한 폭우를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릴 것이 예견된다"면서 "비가 최대 500㎜ 이상 내리는 곳도 있겠다"고 방송에서 밝혔다.

이어 "중부지역에서 활동하는 장마전선이 앞으로 저기압과 또 다시 합세해 장마가 그 규모나 세기에 있어서 더욱 커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현재 북한에서는 황해남북도 남부지역, 평안북도 산간지역 등에서 200㎜ 이상의 폭우가 내리고 있다.

4일 오후 기준 한반도 기상 레이더

사진 출처, 한국 기상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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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상청에 따르면 정체전선이 5일까지 북한과 중부지방 사이를 오르내리면서 많은 비를 뿌릴 예정이다.

또 제4호 태풍 '하구핏'이 북상하고 있어 강한 강수가 집중되는 지역과 예상 강수량이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

수해에 취약한 북한

북한은 장마, 태풍, 집중호우 등 수해에 취약한 편이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이 2019년 3월 발표한 북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재난 위험관리 수준은 세계 191개 나라 가운데 39번째로 취약하다.

지난해 북한은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여의도 면적 150배가 458㎢의 농경지가 침수 피해를 봤다.

2016년에는 제10호 태풍 라이언록의 영향으로 함경북도 지방이 큰 피해를 보기도 했다.

국제기구들은 당시 수해로 500명 이상이 사망·실종됐고, 3만 7000여 채에 달하는 가옥이 파손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1995년은 '100년 만의 대홍수'라 불리며, 68명의 사망자와 520만 명의 이재민을 발생시켰다.

당시 북한은 우리 돈 17조 원의 재산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은 북한 주민 10명 중 4명이 식량 지원이 필요한 상태며, 농작물 생산량은 최근 5년 사이 최저 수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사진 출처, WFP

사진 설명, 유엔은 북한 주민 10명 중 4명이 식량 지원이 필요한 상태며, 농작물 생산량은 최근 5년 사이 최저 수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때문에 북한은 기상수문국이 전하는 폭우 소식을 거의 매시간 반복적으로 내보내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북한이 수해에 취약한 이유로는 각종 인프라가 부족할 뿐 아니라 산림 훼손이 해마다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지난달 21일 공개한 '세계 산림자원 평가 2020'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북한의 산림 면적은 603만ha로 지난 2010년 624만2000ha보다 약 21만ha가 줄었다.

북한은 산림녹화를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삼고 있지만, 경제난으로 인해 주민들의 산지 개간과 연료용 벌목 등이 이어지며 산림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특히 올해는 대북제재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국경 봉쇄로 북한에서는 예년보다 심한 식량난 위기가 예상된다.

그런 상황에서 장마 이후 찾아오는 가을 식량난이 악화할 수도 있어 북한 당국은 '토지와 농작물을 보호하자'라는 구호를 강조하고 있다.

북한 폭우...전방 지역 긴장감 고조

한편 북한지역에 폭우가 예상되면서 한국 전방지역에도 비상이 걸렸다.

남북을 가로지르는 임진강 상류 황강댐 수문을 북한이 개방해 방류하면 수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4일 통일부는 북한이 임진강 상류의 황강댐 수문을 지난달부터 세 차례 개방해 방류했다고 확인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통일부 당국자는 황강댐 수문 개방과 관련해 "북한이 올해 7월부터 전날(3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방류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북한이 수문을 개방하면서 우리 측에 사전 통보 조치를 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

4일 오후 경기도 연천군 군남댐에서 임진강 상류의 물이 흘러나오고 있다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4일 오후 경기도 연천군 군남댐에서 임진강 상류의 물이 흘러나오고 있다

앞서 북한은 2009년 9월 황강댐의 물을 무단 방류했고 경기도 연천 임진강 주변에서 한국인 6명이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이를 계기로 북한은 방류 시 사전에 통보하기로 합의했지만, 무단 방류는 이어졌다.

북한은 2015년 10월에도 북한은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식을 사흘 앞두고 황강댐 물을 사전 통보 없이 방류해 임진강 주변 낚시꾼들이 긴급히 대피하기도 했다.

2016년에도 황강댐 물을 무단 방류해 임진강 하류 일대 어민들이 설치한 어구 등에 손실을 입어 수억원대 재산 피해가 발생한 적이 있다.

동영상 설명, DMZ 지뢰 사고로 다리를 잃은 하재헌 중사의 이야기

북한에 내리는 폭우는 지뢰 피해로도 이어질 수 있다.

비가 쏟아지면 북한이 매설해 놓은 목함지뢰가 남측으로 떠 내려올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2015년 8월에는 경기도 파주 인근 군사분계선 남쪽 DMZ에서 수색작전에 투입된 한국군 부사관 하재헌 중사 등 2명이 북한군이 매설한 것으로 보이는 목함지뢰에 의해 심한 부상을 입기도 했다.

군 당국은 3일 북한 황해도와 강원도 등에 내린 폭우로 대인 살상용 '목함지뢰' 등이 남쪽으로 떠내려올 것에 대비해 해당 지역 부대에 주의 및 경계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