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네타냐후, 현직 총리 최초로 부패혐의 재판 출석

사진 출처, Reuters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24일 예루살렘 법정에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기 위해 모습을 드러냈다.
이로써 네타냐후는 이스라엘 역사상 형사 재판을 받는 첫 현직 총리가 됐다.
올해 만 70살의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17일 새 연립정부를 출범하며 5선에 성공했다.
법원에 등장한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법정에 출두하며, 이번 재판은 그를 "어떻게든 끌어내리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앞서 그는 재판 과정 동안 총리직에서 물러나 있으라는 반대파의 요구를 거절했다.
네타냐후는 누구?

사진 출처, EPA
네타냐후는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총리를 지냈고, 2009년 두 번째 총리직에 오른 뒤 10년 넘게 집권하고 있는 이스라엘 역사상 최장수 총리다.
보수 성향의 집권당 리쿠드당을 이끄는 네타냐후는 외교에 있어 강경한 태도를 고수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 네타냐후는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가 제한적으로 자치권을 행사하는 요르단강 서안 지역을 합병하겠다고 발표해 아랍권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반발을 샀다.
서안은 팔레스타인 250만 명이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이지만, 이스라엘군 또한 주둔하며 그 보호 아래 40만 명의 유대인이 정착촌을 꾸려왔다.
무슨 혐의?
이스라엘 검찰은 작년 11월 네타냐후 총리를 뇌물수수와 배임,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각각 '케이스1000,' '케이스2000,' '케이스4000'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구체적 혐의는 다음과 같다.
- 케이스1000: 주 내용은 사기와 배임 혐의다. 네타냐후 총리는 부유한 지인들의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샴페인과 시가류 등을 제공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친구 관계에서 오간 것들일 뿐이라며 대가성 청탁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 케이스2000: 마찬가지로 사기와 배임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은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에게 호의적인 기사를 실어주는 대가로 한 언론사의 판매 부수를 도와주는 '거래'를 한 정황을 포착했다.
- 케이스4000: 여러 의혹 가운데 가장 심각한 것으로 꼽힌다. 검찰은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에게 유리한 보도의 대가로 특정 통신업체에 유리하게끔 규제 정책을 펼쳤다고 보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정책 결정의 배경엔 전문가들의 조언이 있었다며 자신은 어떠한 대가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총리직을 계속 수행할 수 있을까?

사진 출처, Getty Images
네타냐후는 지난 17일 한때 정적이었던 베니 간츠 청백당 대표 등과 새 연립정부를 출범시켰다.
연립정부는 네타냐후 총리가 18개월 동안 총리직을 먼저 맡고 간츠 대표가 내년 11월 총리직을 이어받는 방식에 합의했다.
이번 재판이 네타냐후의 정치적 입지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이스라엘법상 검찰의 기소 여부와 상관없이 네타냐후 총리는 계속해서 총리직을 수행할 수 있다.
또 사건 종결까지는 보통 수년이 걸려 이번 재판이 네타냐후 정권을 당장 크게 흔들어 놓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총리 사임의 전례가 없는 것도 네타냐후 총리에 힘을 실어준다.
2008년 부패 의혹을 받던 에후드 올메르트 전임 총리가 당 대표를 사임한 적은 있지만, 기술적으로는 여전히 다음 해 열린 대선까지 총리직을 유지했다.
올메르트 전 총리는 임기가 끝난 이후 법적 공방을 이어갔고, 2016년 형이 확정돼 징역을 살았다.
'마녀사냥'
네타냐후 총리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자신의 정적들이 자신을 상대로 마녀사냥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17일 법원에 나타나 "허리를 곧게 펴고 머리를 높게 치켜든 채 왔다"며 자신의 떳떳함을 호소했다.
또 "우파의 강력한 총리인 나를 끌어내려야 한다면 무슨 일이든 못하겠는가"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마스크를 착용한 그가 법원 내 모든 기자가 떠날 때까지 피고인석에 앉기를 거부하고 서 있었다고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 측 변호인은 다음 공판 준비에 수개월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7월 19일에 열릴 예정이다. 재판부는 네타냐후 총리가 이날 공판에는 출석할 필요가 없다고 전했다.
재판의 의미는?

사진 출처, AFP
쉽게 말해 국가의 가장 큰 권력을 쥐고 있는 수장이 임기 내내 국가적 업무와 함께 자신의 무죄를 입증해야 한다는 의미가 크다.
반대파 지도자 야이르 라피드 의원은 이것을 두고 "부끄러운 일"이라며 정책에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여전히 "국가 정신에 끔찍한 일"이라고 더했다.
네타냐후가 총리직을 유지해야 하는가에 대한 여론 조사 결과는 나뉜다.
반대측은 재판이 네타냐후 총리가 일을 수행하지 못하게 막을 것이라고 우려하는 반면, 지지층은 민주적 절차로 뽑힌 총리가 축출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유죄 판결을 받더라도 항소 절차가 모두 끝나기 전까지 사임하지 않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