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영국, 사망자 3만 넘어서며 유럽 최다 기록

캠브리지 로얄 팝워스 병원에서 환자들을 돌보는 의료진

사진 출처, PA Media

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수가 지난 6일(현지 시간) 3만 명을 넘어섰다. 이 수치는 유럽 국가 중에선 처음이다.

지난 6일 하루 동안 649명이 추가로 사망해 병원과 요양원, 지역사회 등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 수는 3만76명이다.

이와 관련해 영국 지방자치 장관 로버트 젠릭은 "너무나 마음 아픈 죽음"이라고 표현했다.

5일 기준으로 영국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이탈리아를 넘어서며 유럽 국가 중 최다를 기록했다.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사망한 사람 수는 2만 9684명이다.

전 세계적으로 영국 내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7만 명이 나온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전문가들은 세계적으로 사망자 수를 제대로 비교하려면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나라별로 진단 검사 방식이 저마다 다른 상황이다. 이탈리아 코로나19 검사 건수는 영국보다 많다.

젠릭 장관은 코로나19 일일 브리핑을 통해 "국제적으로 비교를 확실하게 하기는 어려우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코로나19 대응을 조언하는 비상사태 과학자문그룹(Sage) 일원인 데이비드 슈피겔할터 교수는 "영국에서 사망자 수가 왜 이리 높은지 다른 나라 사례들을 통해 알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슈피겔할터 교수는 앞서 1일 가디언에 "수치 비교표를 만드는 건 그럴듯한 방식 같지만 진짜 제대로 된 현황을 파악하기엔 시간이 걸린다"라는 글을 기고했다.

하지만 영국 각료들이 이 글을 인용해 국가별 사망률 비교가 어렵다고 주장하자, 그는 구체적인 사망률 비교표를 만드는 게 어렵다고만 언급했을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영국 노동당 키어 스타머 대표는 정부가 폐쇄 조치를 내리고 진단 검사 횟수를 늘리기까지 너무 오래 걸렸다고 비판했다.

또한 요양원에서 사망자가 증가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보건장관이 보건 위기 상황이라고 선언한 지 12주가 흘렀는데 존슨 총리에게 이걸 물어봐야겠다. 정부가 이 문제를 왜 해결하지 못하고 있나?"

한편 영국 내 코로나19 검사 수는 지난 일주일 동안 최저치로 떨어졌다.

영국 정부는 4일 오전 9시(현지 시각)까지 24시간 동안 6만 9463건의 검사를 했다.

하지만 4일 동안 연이어 목표치인 일 10만 건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앞서 정부는 5월 초부터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하루 기준 10만 건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음에도 두 차례만 목표치에 달성했다.

영국 내 일일 코로나19 검사 수
사진 설명, 영국 내 일일 코로나19 검사 수

직접 시행한 검사 외에도 우편 발송을 통한 검사도 포함됐기에 그 당일 시행됐다고 보기 어려운 사례도 있다.

조나단 애쉬워스 내각 보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검사 수가 더 늘어나야 하며 하향 궤도에 올라서는 안 된다"며 "장관들은 왜 그들이 약속한 검사 수를 지키지 못하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보리스 존슨 총리는 5월 말까지 코로나19 검사 수를 하루 20만 회로 늘리는 것이 자신의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5일 영국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6111명으로 3번째로 높은 감염 건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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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lysis box by Nick Triggle, health correspondent

분석, 닉 트리글 보건 담당 기자

6000건이 넘는 신규 확진자 수는 충격적으로 보일 수 있다. 이는 코로나19가 영국에서 발병한 이후 가장 높은 일일 확진자 수치다.

그러나 보이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부분이 있다.

기존보다 진단 검사가 더 많이 실시되고 있기 때문에 (지난주 확진자 10만 명 돌파 이후 잠시 그 수가 줄었던 것을 감안하더라도) 전에는 누락됐을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단 검사가 지금은 더 많이 이뤄지고 있다.

신규 사례 중 3분의 2는 한 달 전만 해도 대부분 검사를 받지 않았을 집단이다.

이는 바이러스가 더 많이 전파되고 있다는 걸 의미하진 않는다.

병원 입원에서 사망에 이르기까지 여러 정황들을 봤을 때 확진자 수가 한동안 감소했다.

지금 나타나고 있는 높은 수치는 검사를 더 많이 실시해서 나온 결과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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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일 영국 첫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온 지 9주가 흘렀다. 바이러스로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사연도 여기저기서 전해지고 있다.

그중에는 런던대 병원에서 18년 이상 근무했던 간호사 제니 사브라이안(44)도 있다.

병원 측은 그가 암 환자들을 친절하고 헌신적으로 보살폈던 '혈액학 분야 전문가'였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사망한 저메인 라이트

사진 출처, NHS

사진 설명, 코로나19로 사망한 저메인 라이트

영국보건서비스(NHS) 선임 약사 보조원 저메인 라이트(45)는 음식과 축구에 열정을 지녔던 사교적인 사람이었다. 그는 런던 아마추어 축구 무대에서 '견인차' 역할을 했다.

한편, 코로나19 발병 중심지가 된 스카이섬 요양원에서만 5명이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