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일부 동물원 동물들은 먹이가 될 처지에 놓였다

베를린동물원의 쌍둥이 판다는 평소 같으면 많은 관중을 불러모았을 것이다 

사진 출처, AFP

사진 설명, 베를린동물원의 쌍둥이 판다는 평소 같으면 많은 관중을 불러모았을 것이다

햇살이 쏟아지는 부활절 연휴, 평소같으면 관람객들로 붐벼야 했을 동물원은 텅 비어 있었다. 신종 코로나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조치로 독일 동물원들이 경영난에 시달리면서 기부를 요청하고 나섰다. 

독일 북부에 있는 한 동물원 관리자는 동물원을 계속 운영하려면, 어떤 동물들은 곧 다른 동물의 먹이가 돼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우리는 어떤 동물을 먼저 희생시켜야 할 지 목록을 만들고 있습니다." 노이뮌스터 동물원의 베로나 카스파리 국장은 독일 신문 디벨트(Die Welt)에 이렇게 말했다. 

베를린동물원에는 쌍둥이 아기 판다가 살고 있다. 하지만 팬들은 온라인에서나 이들을 볼 수 있다. 

베를린동물원 필린 하흐마이스터 대변인은 독일 DPA통신에 "쌍둥이 판다는 너무나 사랑스럽다"고 말했다. 

"저희는 줄곧 사람들이 이들을 실제로 봐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동물원을 다시 열었을 때 이 판다들이 너무 크지 않기를 바라요."

식욕이 왕성한 동물들

노이뮌스터동물원의 카스파리 국장은 다른 동물들이 살 수 있도록 일부 동물을 희생시키는 것은 최후의 수단이자 "달갑지 않은" 일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그렇게 하더라도 재정난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했다. 

그에 따르면 물개와 펭귄은 매일 엄청난 양의 신선한 생선을 먹는다. 

"최악의 경우, 일부 동물을 다른 동물의 먹이로 줘야 할 겁니다."

동영상 설명, 폐쇄된 런던 동물원은 어떤 모습일까

노이뮌스터동물원은 독일동물원협회 회원이다. 이는 소상공인을 위한 주정부 긴급 지원금 지급 대상이 아니다. 

카스파리 국장은 올해 봄 동물원의 수입 손실을 17만5000유로(약2억3292만원)로 추정하고 있다.

베를린동물원 물개들은 감탄하는 관람객들을 모두 잃었다

사진 출처, AFP

사진 설명, 베를린동물원 물개들은 감탄하는 관람객들을 모두 잃었다

DPA통신 보도에 따르면 독일 동물원은 공공기부금을 직접적으로 호소하는 한편 1억유로(약1331억원) 상당의 정부 지원을 함께 요구하고 있다. 

독일동물원협회(VdZ)는 다른 사업체들과 달리 동물원은 운영을 전면 중단하거나 비용을 절감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동물들은 여전히 먹이가 필요하고, 열대지방 동물들을 위해 20도 이상의 난방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외르그 준홀드 협회장은 봉쇄로 일반적인 독일 동물원은 매주 약50만유로(약6억6548만원)의 매출 손실을 입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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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비엔나 관광명소 중 하나인 쇤브룬 동물원은 기존 여유자금을 끌어와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1일 직원 230명 중 70%에게 3개월 동안 휴가를 줬다. 일자리를 보장하는 조건 하에 집으로 돌려보낸 것이다. 오스트리아는 독일처럼 쿠어츠아르바이트(Kurzarbeit)라 불리는 제도가 있다. 이는 종업원을 감축하는 대신 근로시간을 줄이는 기업들을 지원한다. 

사람이 그리운 동물들

일부 사육사들은 이번 위기가 특정 동물들에게는 감정적인 부담을 줄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대중에게 받았던 관심이 한순간 사라지기 때문이다. 

베를린동물원 하흐마이스터 대변인은 "유인원은 특히 사람구경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물개와 앵무새도 인기가 많은 동물들인데 "이들에게 지금은 정말 지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모스크바동물원도 자이언트 판다 두 마리가 "무언가를 그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판다는 울타리를 지나가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더 적극적으로 접근하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