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WHO '팬데믹' 공식 규정... 미국 증시 폭락

뉴욕 증권거래소에 근무하는 직원

사진 출처, Getty Images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팬데믹(전세계적 유행병)'으로 명명하자 11일 미국 주식시장이 폭락했다.

다우존스 지수는 1500포인트(5.8%) 이상 하락했으며 S&P500은 4.9%, 나스닥은 4.7%가 하락했다.

다우존스 지수는 최근 고점에서 20% 이상 하락했는데, 과거 이 정도 낙폭은 보통 경기침체로 이어지곤 했다.

이번 증시 폭락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세계 경제가 흔들거리면서 일어났다.

코로나19 우려로 생산에 차질이 생겼고 많은 사업장이 폐쇄되고 발주가 취소됐다. 사람들은 집 밖으로 잘 나오지 않고 있다.

11일 영국 리시 수낙 재무장관은 300억파운드(약 46조원) 규모의 코로나19 극복 예산안을 발표했고 영국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긴급 인하했다.

한편 백악관과 미국 의회는 아직까지 경제 대책에 대해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노동자에 대한 감세를 제안했으나 폭넓은 지지를 얻지 못했다.

미국 스티브 므누친 재무장관은 11일 정부가 세금납부 기한을 연장하고, 자가격리해야 하는 직원들의 유급 병가를 지원하며,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은 항공사와 같은 기업들에 채무보증을 제공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므누친 장관은 "우리는 단지 보건 문제 뿐만 아니라 경제 문제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연방준비은행의 뉴욕 지부는 은행에게 단기자금 지원을 확대해 금융 시장에 돈을 더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주에만 두 번째 단기자금 지원이다.

지난주 연방준비은행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긴급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시장 내 자금 흐름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올해 전 세계 경제성장률 기대치가 상당히 꺾일 것이란 우려에 나온 대책이다.

11일 글로벌 시장 정보업체 IHS마킷은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을 1.7% 정도로 예측했다. 지난달 전망치인 2.5%에서 하락한 것이다.

IHS마킷은 코로나19로 이미 성장률 저하에 시달리던 유럽이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며 미국의 성장률이 1.8%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은 2020년 초 세계 경제가 맞닥뜨리고 있는 유일한 최대 리스크입니다."

이날 영국 런던의 FTSE100 지수는 1.4% 내렸으며 유럽 증시는 상대적으로 완만하게 하락했다.

다우 지수가 최근 고점 대비 20% 하락하면서 미국 증시는 하락장세(베어 마켓)로 접어들었다. 2009년부터 이어지던 미국 증시의 상승세가 끝난 것이다.

"위험한 '티핑포인트'가 될 수 있는 것은 코로나19 그 자체가 아니라 코로나19에 대한 공포와 패닉, 그리고 그에 따른 경제 행위의 변화입니다." 무디스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카트리나 엘리는 말했다.

세계 경제는 이번주 초 유가가 급락하면서 이미 타격을 입은 상태였다. 산유국들이 감산에 합의하는 대신 증산을 하겠다고 발표한 까닭이다. 11일 유가는 3% 이상 하락했다.

다우 지수에 포함된 기업 중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기업은 미국의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으로 이날에만 주가가 18% 이상 급락했다.

보잉은 자사 737맥스 기종 2대가 추락한 이후 줄곧 위기 상태였다. 11일 보잉은 46대의 발주가 취소됐다고 발표했다.

또한 보잉은 코로나19의 여파로 신규 고용을 중단하고 138억달러(약 21조원)의 차관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