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규모 격리 조치, 공포에 휩싸인 이탈리아

사진 출처, Reuters
- 기자, 마크 로웬
- 기자, BBC News
온라인으로 뭐든 살 수 있고, 여행에 국경이 없는 시대다. 그러나 이탈리아인 티노는 자국에서 조차 검문소를 지나 물건을 손수 사오는 방식을 택했다.
티노는 이탈리아 북부의 소도시 코도뇨로 가는 길목에서 검문 중인 경찰차 옆에 차를 세웠다. 코도뇨는 이탈리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핵심 지역이다. 그는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의 위협이 도사리는 임시벽 너머로 여동생에게 간단한 물건을 건넸다. 안면 마스크였다.
인구 1만6000명이 사는 이 작은 도시에서 현재 약국들은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코도뇨가 전세계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가운데 불안에 떠는 사람들이 약국 앞에 줄을 길게 늘어서고 있다.
프란체스코 파세리니 시장은 기자와 통화에서 "(마을 내) 상황은 아주 침착하고, 음식과 의약품 공급이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우리 마을은 모든 것을 극복해왔습니다. 2차 세계대전까지도요."
그간 코로나19 여파로 이탈리아의 소도시 11곳이 통제됐다. 5만 명 이상이 격리됐고,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코도뇨 시민 안드레아 알로니는 일각에서는 코로나 발생이 사그라들 것이라며 안심시키지만 어떤 사람들은 걱정이 심해 수면제를 먹어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응급의료 전화통은 불이 난다. 노약자들의 불안감은 더 크다.
작은 상점들이 문을 열었지만 거리는 한산하다. 사람들이 대부분 집에 머물기 때문이다. 외출을 감행할 때는 안면 마스크를 쓴다.
이탈리아 당국은 지난 21일 기준으로 6명이던 확진자가 200명으로 늘어난 원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유럽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이탈리아는 중국과 한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확진자가 많은 나라다.
사망자는 현재까지 7명이다.
첫 감염자, 이른바 "0번 환자"의 신원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초기에는 코도뇨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병원을 방문했던 38세 남성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그의 동료가 1월 중국을 다녀온 이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동료는 검사 결과 음성이었고, 당국은 여전히 첫 감염자를 찾고 있다. 바이러스 발생의 진원지를 찾는 것은 당국이 그 확산을 이해하고 더 큰 확산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주세페 콘테 총리는 이탈리아가 다른 유럽 국가보다 많은 이들을 검사하고 있기 때문에 확진자 수가 높은 것이라며 정부의 대응을 옹호했다. 새로운 사례들이 더디게 발견되면서 코로나 사태가 안정화하고 있다는 희망도 있다.
그런데도 관계 당국들은 걱정이 많다.
전례가 없는 규모의 격리 조치로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어서다.
다수의 공공장소가 폐쇄됐고, 학교와 박물관들이 문을 닫았다. 베니스 축제나 밀라노 패션위크같은 주요 행사도 중단됐다. 심지어 베니스에서 예정됐던 영화 미션임파서블의 새 시리즈 촬영도 미뤄졌다.

사진 출처, AFP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지역인 롬바르디아와 베네토주는 이탈리아 경제의 30%를 책임지는 곳이다. 이탈리아의 경제성장률은 2019년 겨우 0.1%를 기록했다. 이는 유로존(Eurozone, 유럽연합의 단일화폐인 유로를 사용하는 국가나 지역)에서도 가장 낮은 것이었다.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불황이 본격화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웃국가인 크로아티아와 그리스 학교들은 이탈리아로 가는 수학여행을 모두 취소했다. 쿠웨이트는 이탈리아행 비행을 전면 중단했다. 이탈리아는 한 해 5백 만명의 중국인 관광객에게 경제적으로 크게 의존하는 상황에서도, 코로나 발생 초기에 유럽 국가 중 중국에서 오는 비행기를 가장 먼저 막았다.
소셜미디어 시대에 소문과 유언비어는 급속도로 퍼진다.
아직 극심한 공포를 이야기하기에는 이르다. 하지만 사람들의 사재기로 일부 슈퍼마켓 매대는 텅 비어 버렸다.
바와 레스토랑은 이번주에 문을 닫는다. 평일 저녁 피아첸차의 구시가지는 을씨년스러울 만큼 조용했다. 극우 야당은 국경을 폐쇄해야 한다고 요구하며 상황을 더욱 각박하게 만들고 있다.
"확진자가 몇 백명 수준이라면 우리 공중보건 시스템으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고 봐요. 하지만 그 숫자가 급등하면 대처하기 힘들 겁니다. 저는 신께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어요."
코도뇨 시민 안드레아 알로니의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