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대: 트렌스젠더 입학생 결국 입학 포기

사진 출처, ANTAESICK
숙명여대에 합격한 트랜스젠더 여성이 결국 입학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A씨(22)는 지난해 8월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같은 해 10월 법원에서 성별 정정을 허가받았다. 이어 11월 수능을 치른 뒤 숙명여대 법과대학 정시전형에 최종 합격했다.
트렌스젠더 여성의 한국의 여대 합격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씨는 7일 한겨레에 "여러 사유가 있겠지만 결국 무서운 것이 컸다"라며 "앞으로 학교 생활을 감당할 수 있을지 고민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30일 A씨의 합격 소식이 보도된 후 숙명여대와 대학가에서는 이에 관해 갑론을박이 거셌다.
''생물학적 여성'만 입학시켜야'
숙명여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A씨의 입학을 저지하자는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이 만들어졌다.
이들은 학교에 전화와 이메일을 통해 항의했고, 학내 커뮤니티 '스노로즈' 등에도 반대 의견을 올렸다.
나아가 일부 학생들은 '숙명여대 트랜스젠더남성 입학반대 TF팀'을 꾸렸고 "학교 측에 '생물학적 여성'만 입학을 허가하는 학칙 개정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알려졌다.

사진 출처, 뉴스1
숙명여대 커뮤니케이션팀은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학칙 개정 요구는 들어오지 않았다고 BBC에 7일 오전 밝혔다.
서울 시내 주요 여자대학 페미니즘 단체들도 숙대 TF팀과 성전환자 학생의 입학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숙명여대·덕성여대·동덕여대·서울여대·성신여대·이화여대 페미니즘 동아리 등 23개 단체는 4일 성명을 내고 A씨 입학은 "자신이 여자라고 주장하는 남자는 누구든 여자들의 공간을 침범하고 기회를 빼앗아 갈 수 있게 한다"고 주장했다.
A씨의 결정을 지지한다
비판 여론과 더불어 A씨에 대한 응원도 이어지고 있다. 숙명여대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학소위)는 페이스북에 A씨를 환영한다는 공식 입장을 4일 밝혔다.
학소위는 "자신의 정체성을 당당하게 밝힌 A씨의 결정을 지지하며, 노력을 통해 얻어낸 결실에 축하를 전한다"고 썼다.
여성으로 태어나 자라지 않은 A씨가 여대에 입학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의견에 관해서는 "여자대학의 창립 이념은 당시 종합대학을 비롯한 교육의 장에서 철저히 배제되어 왔던 소수자들에게 교육권을 제공하고자 한 것에 있다"며 "자신을 여성으로 정체화한 트랜스젠더 여성이 여대에 입학하는 것은 여자대학의 교육 이념 및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라 할 수 없다"라고 했다.

사진 출처, 화면 캡처
SNS에서 해시태그도 등장했다. '#합격축하해요_우리가여기있다'라는 해시태그가 3일 트위터에 등장했고 이 해시태그를 시작한 시민 주디(26)는 경향신문에 "원하던 대학교에 붙은 수험생이면 보통 축하받기 마련인데 이 분은 날선 말들을 많이 들었다.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일부 숙대 동문들도 '성전환자로 숙명여대 최종 합격한 학생을 동문의 이름으로 환대한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온라인에 게재했다. 6일 오전 10시 기준 721명이 서명했다.
변희수 하사 보고 결심
A씨는 숙명여대 내부 반대 의견을 잘 알고 있다며 "만약 입학하더라도 따가운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대학에 등록할 수 있을지 무섭다"고 한겨레에 말했다.
A씨는 처음에는 트랜스젠더인 사실을 밝힐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성전환 수술을 한 후 여군 복무를 지원해 논란이 됐던 변희수 하사의 이야기를 보고 결심했다.

사진 출처, News 1
변희수 하사는 창군 이후 현역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받은 최초 사례로, 육군이 변 씨를 전역시키기로 결정하자 지난달 기자회견을 갖고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며 군복무 의지를 밝혔다.
A씨는 또 법대를 지원한 이유로 국내 첫 트렌스젠더 변호사로 알려진 박한희 변호사를 꼽았다.
박 변호사는 포항공대(포스텍)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후 건설회사를 다니다 2013년 3월 서울대 로스쿨에 입학했다. 박 변호사는 2014년 봄 커밍아웃을 한 뒤 '희망을 만드는 법'에서 일하고 있다.
박 변호사는 "당사자만이 아니라 이를 지켜본 많은 성소수자 및 지지들의 마음에도 큰 상처가 됐을 듯하다"라고 7일 오후 페이스북에 썼다.
이어 분명한 것은 A씨도 변 하사도 용기있게 자신의 정체성을 밝혔고 이에 대한 지지도 이어졌다며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함께 살아갑시다. 끈질기게"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