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밀항자들: 이착륙장치에 숨으면 살아남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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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오후 한 남자가 런던 가든으로 추락했다.
하늘에서 떨어졌는데도, 그의 시신은 놀라울 정도로 형체를 유지하고 있었다. 정밀 검사에서 그는 "얼음덩어리처럼 꽁꽁 얼어있었다"는 소견이 나왔다.
경찰은 이 남자가 나이로비에서 출발해 런던 히드로 공항으로 오던 케냐 에어웨이에서 떨어진 밀항자라고 추정했다.
매일 수많은 사람들이 육로와 해로를 이용해 유럽으로 들어오려 한다. 그러나 비행기 밀항은 드문 일이다. 항공 전문 기자인 데이비드 리어마운트는 "이런 식의 밀항은 생존 가능성이 가장 낮다"고 말했다.
비행중 벌어지는 상황

리어마운트는 비행기 착륙 기어에 숨었을 때 최우선 과제는 "이륙 후에 접히는 바퀴와 충돌을 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온도 변화로 인한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더운 날에는 이착륙 장치 주변 브레이크의 온도가 어마어마한 정도까지 치솟습니다."
이를 버텨내더라도 "기내와 달리 이곳은 온도나 산소량 등이 조절되지 않아, 비행 중에 저체온증과 심각한 산소부족을 겪게 된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최장거리를 비행할 때 올라가는 높은 고도에서 밀항자들은 영하 50~60도에 직면하게 된다. 이 정도면 남극대륙에서 가장 추운 지역의 연평균 기온 수준이다.
얼어붙을 듯한 추위만이 문제가 아니다. 비행기가 높은 고도로 날면 산소가 부족하고 기압이 낮아진다. 폐에 전달되는 산소가 줄어드는 이유다.
밀항자가 도착지까지 도달하는 것부터 대부분 실패하지만, 도착지 근처에서도 생존한다고 하더라도 착륙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비행기가 공항에 접근하면, 낙하문이 열리면서 이착륙 장치가 내려간다. 이때 밀항자들이 떨어지지 않도록 비행기를 붙잡고 있을 만한 충분한 근력이 필요하다.
리어마운트는 "대부분 밀항자들은 위치를 잘못 잡아 떨어지거나, 이미 의식이 없어서 떨어진다"고 말했다.
생존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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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전문가 알라스테어 로젠샤인은 "(비행기 밀항의) 생존 가능성은 극히 희박해서 0에 가깝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 항공청(FAA)은 1947년부터 2019년 7월 2일까지 자료를 조사했다.
FAA는 이 기간 112건의 비행에서 126건의 밀항 사례를 찾아냈다. 126건의 밀항 중에서 98명이 오는 도중에 사망했다. 28명은 살아남았지만 착륙 직후 체포됐다.
사망자들은 이착륙 시 추락하거나, 비행 중 사망했다. 때로는 착륙 기어가 휠 안으로 접힐 때 부딪혀 목숨을 잃는다.
FAA에 따르면 40개 국가에서 밀항자가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쿠바(9명)가 가장 많고 도미니카공화국(8), 중국(7), 남아프리카공화국(6), 나이지리아(6) 등이 뒤를 이었다.
국적이 알려지지 않은 사례도 있다.
지역별로는 아프리카 지역(34건)에서 밀항을 시도한 사례가 가장 많았다. 그 외에는 카리브 해 지역(19건), 유럽(15), 아시아(12) 등이 있었다.
공항에 거의 도착했을 때 추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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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드로 공항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밀항자가 떨어진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2015년 한 남자가 웨스트 런던의 업무시설 지붕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그는 427미터 상공에서 떨어져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와 함께 밀항을 시도한 이는 매우 위독한 상태로 발견됐다. 이들은 요하네스버그에서 출발한 브리티시 에어웨이를 통해 밀항을 시도했다.
이 사건이 있기 3년 전인 2012년 9월에는 모잠비크 출신의 한 남자가 런던 거리에서 발견됐다. 그는 앙골라에서 히드로 공항을 향해 출발한 항공기에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해에는 케이프타운을 출발해 히드로 공항 정비창에 들어간 항공기의 이착륙장치에서 한 남자의 시신이 발견된 일도 있었다.
살아남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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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비행기 밀항은 목숨을 잃게 된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일부 예외도 있었다.
물론 생존하더라도 대부분 인생이 달라질 정도의 심각한 부상을 입는다. 극도의 저체온증이나 심한 동상으로 손상된 팔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것.
그나마 생존 가능성은 단거리 비행이나 낮은 고도를 비행하는 경우에 미세하게 높았다.
2010년 한 스무 살의 루마니아 남성이 히드로 공항에서 이착륙장치에 숨어 비엔나까지 갔다.
2015년 요하네스버그발 런던행 브리티시 에어웨이로 10시간을 버틴 남자가 비행기 이착륙장치에서 무의식상태로 발견됐다. 그는 비행기가 1만2875킬로미터를 비행하는 동안, 온몸이 얼어붙는 듯한 온도를 견뎌냈다.

또다른 극단적 생존 사례
1969년 - 아만도 소카라스 라미레스, 22세, 쿠바 아바나에서 마드리드로 가는 비행을 견뎌냄. 동상을 입었지만, 큰 피해는 없었음.
1996년 - 파디프 사이니, 23세, 델리에서 런던까지 10시간 동안 비행하는 동안 생존. 그의 형 바이제이는 히드로 공항에 비행기가 접근할 때 추락사.
2000년 - 피델 마루히, 타히티에서 LA로 가는 보잉 747의 4000마일 비행에서 생존
2002년 - 빅터 알바레스 모리나, 22세, 쿠바에서 캐나다 몬트리올로 가는 맥도널드 더글라스 DC-10의 네 시간 비행에서 생존
2014년 - 야햐 아브디, 15세, 캘리포니아 산호세 공항에서 하와이 마우이까지 가는 보잉 767로 밀항

이런 밀항을 택하는 이들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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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마운트는 "이륙 전에 관계자들은 이착륙장치를 직접 점검한다"고 말했다. 리어마운트는 이처럼 이륙 직전 비행기에 접근해 밀항을 시도하는 사람들은 항공기 접근 권한을 가진 이들이나 가까운 비숙련 지상 근무자 도움을 받을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리어마운트는 이러한 시도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밀항자들이 모르고 있다고 추정했다.
"(비행기 이착륙장치에 숨어 밀항하면) 분명히 목숨을 잃게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