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 만남: '실무회담에서 입장차이를 어떻게 좁히느냐가 관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손을 잡고 있다

사진 출처, Reuters

한국의 북한전문가들은 30일 판문점 북미 회담이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에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데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통일연구원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은 "정말 트럼프 대통령다운 방식으로 이뤄진 우발적인 회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컨벤션 효과, 다시 말해 자신에게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려는 것, 미국에서 대선 캠페인이 시작된 상황에서 그런 의중이 많이 반영된 회담이었다고 볼 수 있죠"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결과가 좋았어요. 지지부진한 실무회담의 동력을 살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고 탑다운 방식으로 북미 비핵화 협상의 동력을 부여했다"고 덧붙였다.

조한범 연구위원은 하지만 이번 회담을 통해 실무회담의 방향성까지 정립했다고 볼 수는 없다며, 북미 실무협상이 어떤 결과를 도출할지는 아직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대화의 동력이 마련된 만큼 이제 향후 실무회담에서 지난 하노이 회담 당시 드러난 북미 간 입장 차이를 어떻게 좁혀 나가느냐가 관건이라는 이야기다.

한동대학교 박원곤 교수는 실무회담 북측 대표단 구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일단 가장 큰 변화는 외무성이 전면에 나선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 전에는 통전부였고 김영철이었는데 그쪽은 사실 전혀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한 전문성 있는 사람들은 아니에요. 그래서 실질적인 실무회담에서 미국이 원하는 로드맵을 만들기는 매우 어렵죠. 대신 외무성으로 넘어가면 최선희, 리용호는 이것만 수십년 해온 전문가이기 때문에 김정은이 결심한다면 실무협상 통해 구체적 사항까지 만들 수 있죠."

한편,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는 이번 북미 만남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깜짝 제안으로 성사됐지만, 실질적으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도대로 진행됐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대로 2분짜리 이벤트성 만남이었다면 김정은 위원장이 받지 않았을 것이며, 결국 53분이라는 이례적인 회담 시간 동안 김 위원장이 지난 하노이 회담에서의 섭섭함과 여러 문제를 성토했을 것이란 설명이다.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미 정상이 한 자리에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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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미 정상이 한 자리에 모였다

"김정은식으로 이 만남을 이뤄버린 거죠. 가고자 하는 길은 북미 관계잖아요. 그게 가장 빠른 길인데 그렇게 놓고 봤을 때 연말까지 여전히 북미관계의 유예, 시한부 유예를 둔 상태에서 어떤 변곡점을 만들지 못하면 상당부분 어려워요. 이번 기회 아니면 언제 올 지 모르거든요.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정치적 목적 갖고 접근했다고 하더라도 이 기회를 버릴 게 아니라 받아서 자신의 목적도 달성할 수 있도록 확장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은 그걸 받아서 자기 방식의 이벤트를 만들어 버린 거죠."

"이게 처음엔 5분 10분 짧은 대화로, 트럼프 대통령도 계속 짧은 대화를 강조했잖아요. 그런데 실제 만나고 난 다음에 53분이라는 일반정상회담보다 더 긴 회담이 됐다는 것은 이것은 트럼프의 의도가 아니라 김정은의 의도였던 거죠."

때문에 "향후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실무회담과 제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라며 "만약 실패한다면 이번 판문점 회담은 '쇼'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김동엽 교수는 지적했다.

아울러 북미 대화채널이 외무성으로 교체됐다는 점에서 오히려 한국에게는 불리하다며 이번 만남으로 북한이 한국에 중재자 역할을 부여했을 것이라는 당위론 대신 한국만의 노력을 통해 남북관계에 매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북미간 채널이 리용호 라인으로 바뀌었어요. 확실히 북미 라인을 밝힌 거예요. 오히려 한국에게는 불리해졌어요. 때문에 한국은 중재자 역할에 대한 욕심이나 북한이 그 역할을 부여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접근해서는 안돼요. 중재자 역할이나 당위론보다는 노력을 통해 남북관계를 매진할 필요가 있고 시간이 지나면 당연히 북미관계, 비핵화에서 역할을 할 수 있고 중재자 역할은 따라온다고 생각을 해야지, 당연히 선물이 떨어질 거라는 생각은 안된다는 측면에서 냉철하게 이번 상황을 좀 보고 한국 스스로가 매너리즘에 빠지거나 스스로 박수를 치고 기뻐할 때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