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영변 핵시설 폐기' 집중 협상…'영변은 북한 핵 개발의 심장부'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 핵 시설에 대한 신고, 검증 및 폐기에 합의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 핵 시설에 대한 신고, 검증 및 폐기에 합의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과 북한이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영변 핵시설 폐기'와 그에 따른 '상응 조치'에 대해 집중적으로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북한 비핵화를 놓고 현 단계에서 최우선으로 요구하는 것은 영변 핵시설에 대한 신고와 철저한 검증 그리고 폐기다.

북한이 전체적인 핵 목록 신고를 거부하는 과정에서 동창리와 풍계리 폐기 등 단계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해왔고 이제 다음 단계가 바로 영변이기 때문이다.

평안북도 영변에는 북한 핵 개발의 핵심 시설들이 집중돼 있다.

영변에는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 생산을 위한 핵연료봉 공장과 원자로, 재처리 시설, 핵연료 저장시설과 함께 고농축 우라늄 제조시설 등이 밀집된 것으로 파악된다.

사실상 북한 핵 개발의 심장부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박사는 영변에 북한 플루토늄 방식의 모든 핵시설은 물론 농축우라늄을 만드는 2000여 기의 원심분리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플루토늄 방식의 핵시설은 영변이 다입니다. 엄청 중요하죠. 플루토늄으로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의 양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농축우라늄이 더 중요한데 플루토늄의 전체, 농축우라늄 시설의 일부가 있기 때문에 영변을 제대로 검증하면 북한의 핵 능력을 추정하는 데 있어서 상당한 진전을 이루는 거죠."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 북한은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발사대를 영구 폐쇄하기로 했다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 북한은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발사대를 영구 폐쇄하기로 했다

때문에 영변 핵 시설 폐기 그 자체보다는 철저한 신고와 검증에 대한 합의 여부가 이번 2차 북미 정상회담을 보는 핵심 관전 포인트라고 신 박사는 강조했다.

만약 동창리와 풍계리처럼 북한의 일방적인 폐기 이후 참관 수준의 검증이 이뤄진다면 북한이 어느 정도의 무기급 핵물질을 만들었는지 추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신범철 박사는 "과연 미국이 시료 채취와 같은 철저한 검증을 얻어낼 것이냐, 의심 시설까지도 다 방문할 것이냐, 아니면 단지 북한의 셀프 비핵화를 확인할 것이냐, 그게 결정되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박사는 이러한 검증 방식이 향후 미공개 농축 우라늄 시설에도 연계되는 만큼, 이번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한 철저한 신고, 검증 합의 여부가 향후 북한 비핵화를 좌우할 수 있는 핵심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박원곤 한동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미국 측 요구에 따라 영변 핵시설에 대한 신고, 검증 및 폐기에 합의한다면 큰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이 지금껏 단 한 번도 비핵화 원칙에 따른 핵시설 폐기를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영변 핵시설 폐기가 그리 만만해 보이지는 않는다고 박 교수는 지적했다.

"문제는 북한이 신고-검증-폐기 절차에 따라 전체 핵시설을 다 공개할지 여부는 아직 확실치 않고 미국의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가 가서 실무회담을 했지만, 북한은 여전히 영변 핵 폐기에 대한 조건으로 미국의 상응조치, 즉 경제 제재 면제나 해제를 이야기하는데 그게 없으면 영변에 대한 폐기는 불가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말이죠."

박 교수는 아울러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영변에 대한 구체적 합의가 나오지 않는다면 북한 비핵화 동력이 사라질 수 있다며 이는 미국과 북한 모두에 큰 부담이 되는 만큼 어떻게든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양측이 원칙 차원에서 합의한 뒤 이후 실무협상으로 넘길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가장 커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