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탄핵: '조계종'은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됐는가?

'친자 의혹'으로 사퇴 압박을 받아오던 조계종 설정 총무원장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이 통과됐다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친자 의혹'으로 사퇴 압박을 받아오던 조계종 설정 총무원장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이 통과됐다

'친자 의혹'으로 사퇴 압박을 받아오던 조계종 설정 총무원장이 종단에서 탄핵당하는 역대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16일 열린 임시회의에서 불신임 결의안이 통과된 것이다. 조계종단 역사상 처음이다.

역대 최악의 위기에 처했으며, 개혁의 기로에 선 한국 불교의 최대 종단.

조계종 총무원장은 어떤 자리인지, 앞으로의 절차와, 조계종이 지금의 위기에 오게 된 발자취를 정리했다.

1. 총무원장은 어떤 자리인가?

1962년 탄생한 조계종은 한국 불교의 최대 종단이다. 다시 말해, 한국불교의 '맏형' 격이다. 등록 승려 수는 1만3천여 명, 비구니 수는 6천여 명이다.

이와 같은 거대한 종단의 수장이 '총무원장'이다. 행정부인 '총무원'의 CEO인 격이다. 최고 어른인 '종정'이 있지만, 총무원장이 실질적인 종무행정의 최고책임자다.

조계종에 따르면 총무원장은 ▶총무원 임직원과 각 사찰의 주지를 임면하고, ▶재산을 감독하고 재산 처분을 승인하며, ▶사찰의 예산을 승인하고 조정하는 등의 권한을 갖고 있다.

총무원장의 권위와 사회적 관심이 커서일까. 총무원장이 정상적으로 물러난 경우는 많지 않았다. 불명예 퇴진이 많았지만, 이번과 같이 중앙종회가 총무원장 불신임안을 가결한 것은 조계종단 역사상 처음이다.

설정 스님 퇴진 반대하는 손팻말 든 신도들

사진 출처,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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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중앙종회', '원로회의'

16일 불신임 결의안을 가결한 주체는 '중앙종회'다. '중앙종회'는 조계종의 입법기구로, 일반 국회처럼 지역구(교구) 대표와 직능 대표가 있으며 81명이 정원이다.

하지만 불신임 가결은 22일 열리는 원로회의에서 인준을 받아야 최종 확정된다. 원로회의 재적의원 23명 중 과반인 12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원로회의'는 최고 의결기구로 출가 45년, 세속 나이 70세 이상의 비구 17~25명으로 구성된다. 최고 어른인 종정 추대권을 비롯해 선출된 총무원장 인준권과 불신임 결의에 대한 인준권을 갖는다.

3. 다음 절차는 무엇인가?

원로회의에서 불신임이 최종 확정되면, 총무원장 권한대행체제로 전환되고 60일 이내에 총무원장 선거를 치러야 한다.

조계종의 완전한 개혁을 요구하는 세력은 중앙종회를 해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앙종회가 현 간선제로 새로운 총무원장을 뽑아봤자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중앙종회를 해산하고 비상대책위 구성해 현 간선제가 아닌 직선제로 총무원장을 뽑자고 주장한다. 원로회의는 중앙종회 해산권한도 갖고 있다.

불신임 결의안 통과 후 회의장 나서는 설정 스님

사진 출처,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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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개혁에서 위기까지

조계종의 대표적인 개혁은 1994년에 있었다. 당시 개혁을 통해 종단 운영을 총무원 중심에서 벗어나고자 했고, 총무원장 선거인단은 81명에서 321명으로 확대했다.

하지만 2009년 자승 스님이 총무원장으로 당선된 뒤, 여러 사건으로 다시 한번 종단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

사건은 역대 총무원장의 일탈과 종권 다툼에서 폭력과 도박, 공금 횡령과 룸살롱 출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 가운데 불교 신자는 크게 줄었다. 2005년 통계청 조사에서 1058만명으로 집계됐던 불교 신자는 2015년에는 761만명으로 대폭 감소했다.

한편 23일로 예정된 전국승려대회가 이번 조계종 위기의 중요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종회와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승려대회는 "혼란을 가중하는 극심한 해종 행위"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