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공동합의문: CVID 빠진 ‘완전한 비핵화’

사진 출처, 뉴스1
12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를 포함한 포괄적인 공동 합의문에 서명했다. 하지만 합의문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의미하는 CVID가 포함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기본 비핵화 원칙인 CVID는 2002년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개발 의혹이 불거지면서 2차 북핵 위기가 발생했을 때 처음 나온 개념이다.
CVID 대신 '완전한 비핵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이날 서명한 공동 합의문에는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며, 북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complete denuclearisation)를 향한 작업을 할 것을 약속한다'는 내용이 세 번째 항목으로 명시됐다.
그동안 미국이 강조해 온 CVID가 아닌 '완전한 비핵화'로 표현된 것으로 '검증 가능(Verifiable)'과 '불가역적(Irreversible)'이 빠진 셈이다.
미국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 11일 싱가포르에서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중요한 것은 V"라며 "일단 V가 이뤄져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것"이라며 미국의 목표를 다시 한번 확인한 바 있다. 그는 또 "CVID는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유일한 결과"라며 "북미정상회담의 최종 목표는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을 필두로 한 양국 실무접촉에서도 미국은 CVID의 명기를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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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역적'이라는 표현이 문제됐나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북한이 2005년 6자회담에서 '9.19 공동성명'에 합의할 당시에도 북한의 반발로 '되돌릴 수 없다'는 뜻의 불가역적이란 문구가 빠진 것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미국은 이번 북미정상회담 합의문에 "CVID를 넣고 싶어 했지만, 북한이 불가역적(Irreversible)이란 표현에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통일연구원 정성윤 연구위원 역시 계속 높았던 미국의 요구 수준에 북한이 부담감을 느꼈을 것으로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 "미국 양보한 것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이 끝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CVID 문구가 빠진 점이 결코 미국이 양보한 것이 아니라"며 "체제 안전보장과 확고하고 흔들림 없는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위원장과 비핵화 검증 방법을 논의했느냐'는 질문에는 "논의했고 검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VID는 빠졌지만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이 들어간 부분이 '신뢰의 전초적 단계'라는 해석도 존재했다.
류길재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70년 간 쌓인 적대적 관계를 풀고 하루아침에 CVID를 북한에게 받아내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동 합의문에 CVID라는 표현을 넣지 않은 것이 북한 핵무기 국외 반출과 국제 사찰단의 북한 복귀 등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끌어내기 위한 단계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비핵화 타임라인
북한은 지난 1월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통해 "남측과 만날 수 있다"고 밝히며 대화 의사를 보였지만, 핵과 관련해서는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의 핵 타격 사정권 안에 있다"며 강경한 태도를 고수했다.
북한은 이후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국과 교류를 재개했다.
3월 한국 특사단이 평양에 방문했을 때는 처음으로 "비핵화를 놓고 미국과 대화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후 이어진 4.27 남북정상회담서는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는 내용을 포함한 합의문에 서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