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총수, 조류애호가, 야구광...타계한 LG그룹 구본무 회장의 삶

사진 출처, 뉴스1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20일 숙환으로 향년 73세 나이로 별세하면서 고인과 LG그룹에 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故) 구본무 회장은 누구?
20일 뇌종양으로 숨진 구본무 회장은 제 3대 LG그룹 회장이다.
LG 창업주 고 고인회 회장의 맏손자이며, 구자경 LG명예회장의 4남 2녀 중 첫째였다.
그는 경남 의령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녔고, 서울 삼성고를 졸업해 연세대 재학 중 육군 현역으로 군대에 갔다.
그 후 1972년 미 애슐랜드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이어 클리블랜드주립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땄다.
1975년 LG 화학의 전신 럭키 그룹에 입사했고, 20년 동안 수출, 기획, 영업 업무를 담당했다.
구 회장은 1995년, 50세의 나이에 부친인 구자경 명예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은퇴하며 LG그룹 제 3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취임 당시 "제가 꿈꾸는 LG는 모름지기 세계 초우량을 추구하는 회사"라며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 남이 하지 않는 것에 과감히 도전해서 최고를 성취해왔던 것이 우리의 전통이었고 저력이었다"며 경영 목표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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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를 '글로벌 기업'으로 만든 경영 성과
구 회장은 '글로벌 기업'을 꿈꾸며 회사 명칭도 '럭키금성'에서 'LG'로 바꿨다. 국내 대기업 중에서는 처음으로 지주회사 체제를 만들었다.
'전자, 화학, 통신 서비스'를 핵심사업으로 선정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OLED, 에너지, 바이오 사업 등 신사업 육성을 해 온 것은 구 회장의 큰 성과로 꼽힌다.
그가 회장 취임 당시 LG그룹 매출액은 30조원이었는데 지난해에는 160조원으로 다섯배 이상 늘어났다.
구 회장은 2015년 'LG 의인상'을 만들었고 이 상을 통해 LG는 그 동안 77명에게 각각 1000만원~5억원 등의 위로금을 전달했다.
정경 유착 논란 못 비껴가...반면 화제됐던 '사이다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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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회장은 생전 "편법, 불법을 해야 1등을 할 수 있다면, 차라리 1등을 안하겠다"고 말했지만 그가 회장으로 재임하면서 LG가 정경유착에 완전히 자유로웠던 것은 아니다.
2002년 대선에서는 강유식 당시 LG그룹 부회장이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이른바 '차떼기 사건'에 휘말린 바 있다.
구 회장은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해, '미르 재단'에 출연금을 낸 일로 청문회에 참석한 적도 있다.
그러다 당시 청문회에서 했던 발언은 이른바 '사이다 발언'으로 화제를 았다.
이는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이 "정부에서 돈을 내라고 하면 이런 자리에 또 나올 것인가"라고 묻자 구 회장이 "그럼 국회가 입법을 해서 못 내게 해달라"고 답변했던 사건이다.
조류 애호가
'인간'으로서 구본무 회장은 조류를 사랑한 것으로 유명했다.
그는 '한국에도 일반인들이 쉽게 볼 수 있는 세계적인 조류도감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2000년 LG상록재단을 통해 '한국의 새'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국내 최초 그림으로 된 조류도감이었다.
1996년 구 회장이 밤섬을 관찰하다가 천염기념물 흰꼬리 수리가 물고기를 낚아채는 장면을 최초로 발견한 일화는 유명하다.
천연기념물 323호 황조롱이가 트윈타워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는 말을 전해 듣고는 '특별 보호령'을 내리기도 했다.
야구 팬이자 구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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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회장은 '야구광'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1990년 LG트윈스를 창단하고 17년간 구단주로 활약했다. 평소 야구장을 자주 찾아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야구를 사랑했던 구 회장의 죽음을 기리는 뜻에서 프로야구계도 애도에 동참했다.
LG트윈스 선수단은 근조 리본을 유니폼에 달고 한화 이글스와의 주말 경기에 나섰고, 응원단 운영도 취소됐다.
원정팀 한화 역시 LG의 요청을 받아들여 애도의 뜻에 동참해 치어리더 응원과 앰프 사용을 하지 않았다.
정·재계 반응
그의 죽음에 정·재계도 앞다투어 위로 성명을 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논평을 내고 "구회장은 미래를 위한 도전정신으로 전자, 화학, 통신 산업을 육성했고, 정도 경영을 통해 고객에 신뢰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평했다.
전경련 역시 추모문을 내고 "우리 경제가 재도약해야 할 중대한 시기에 구 회장과 같은 훌륭한 기업인을 잃은 것은 나라의 큰 아픔과 손실이 아닐 수 없다"면서 "경제계는 고인의 뜻을 기리고 평소 가르침을 이어 받아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 한 단계 더 도약하는 한국 경제를 위해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역시 문재인 대통령 이름으로 빈소에 조화를 보내 추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구본무 회장 빈소에 대통령 명의의 조화를 보내고 장하성 정책실장이 조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후계자는 누가 되나
구본무 회장이 사망하면서 4대 LG회장 자리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LG그룹은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구 회장 뒤를 이을 후계자로 그의 장남인 구광모 LG전자 상무를 사내이사로 추천했다.
주주총회에서 이사로 선임되면 구광모 상무는 지주사로 옮겨 그룹 전반에 의사 결정권을 쥐게 된다.
고 구본무 회장의 장례는 생전 그의 뜻을 받들어 비공개 가족장으로 치뤄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