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루냐 위기: 이제 스페인에는 무엇이 남았나?

바르셀로나에서 국가의 단일성을 지지하는 시위자(좌)와 독립을 지지하는 시위자(우)

사진 출처, EPA/Getty Images

사진 설명, 같은 곳, 다른 의견: 바르셀로나에서 국가의 단일성을 지지하는 시위자(좌)와 독립을 지지하는 시위자(우)

카탈루냐 위기는 스페인에서 지난 40년 중 가장 커다란 정치적 위기이자 유럽연합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기도 하다.

서로 적대적인 상태를 수년간 유지하다가 독립을 지지하는 이들이 카탈루냐 공화국을 선포했고 이에 스페인은 자치구인 카탈루냐에 직접 통치를 실시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이제 카탈루냐 위기는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나?

카탈루냐는 오랫동안 스페인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자치권의 수준에 불만을 갖고 있었고 이것이 이번 가을의 독립 선언에 영향을 미쳤다.

10월 27일, 분리주의자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카탈루냐 자치의회에서 공식적으로 독립을 선언했다.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서는 상원 회의가 열려 정부의 대응을 논의하고 있었다.

카탈루냐 의원들은 법적 권력을 입헌군주국인 스페인으로부터 독립 공화국으로 옮기기로 표결했다. 이는 카탈루냐가 더는 스페인 헌법을 인정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지난 선거에서 40% 가량을 득표한 독립반대파 의원들은 표결을 보이콧했다.

이들은 지난 1일에도 독립 국민투표를 보이콧한 바 있다. 주최측에 따르면 당시 국민투표는 43%의 투표율에 90%가 독립을 지지했다고 한다.

스페인 중앙정부의 반응은?

스페인 중앙정부는 헌법 155조의 긴급권한을 발동하여 카탈루냐의 카를레스 푸지데몬 주지사와 내각 전체를 해임하고 자치의회를 해산시켰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수상의 충실한 오른팔인 소라야 사엔스 부수상이 카탈루냐 지역에 대한 임시 책임자로 임명됐다.

조기 지방선거가 12월 21일로 선포됐다.

1만7천 명에 달하는 카탈루냐의 경찰 병력은 스페인의 내무부 통제 하에 들어왔다. 주민의 지지를 받던 호셉 루이스 트라페로 자치경찰서장 또한 해임됐고 부서장이던 페란 로페스로 교체됐다.

카탈루냐 분리주의자는 지금 무엇을 하는가?

푸지데몬 전 주지사는 자신과 자신의 동맹들은 직접 통치에 "민주주의적으로" 저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가지 중대한 의문은 새로운 경찰서장이 해임된 주 관계자들을 강제로 퇴거시키라는 명령을 내릴 경우 자치경찰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다.

풀뿌리 독립 활동가들은 "공화국을 지키기 위해" 대규모 집회를 열 것을 촉구하고 있다.

분리주의자들이 중앙정부의 행동에 파업이나 보이콧, 그리고 대규모 집회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풀뿌리 분리주의자 단체 중 대표적인 카탈루냐국민의회(Catalan National Assembly)는 스페인의 라호이 정부를 "외국 정부"로 간주한다.

카탈루냐국민의회는 카탈루냐 지방정부에 직접적으로 고용된 2만7천 명 가량의 지방공무원들에게 "평화적 저항"의 일환으로 스페인 중앙정부의 명령을 따르지 말 것을 촉구했다.

분리주의자들이 기소될 것인가?

스페인 검찰은 다음주에 푸지데몬 전 주지사를 반역 혐의로 기소할 전망이다. 스페인에서 반역은 최대 30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는 범죄다.

이후 법원은 기소를 인정할지를 결정하게 된다.

카탈루냐 공화국의 선포는 비밀투표로 결정된 사항이라 검찰이 자치의원들을 기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라페로 전 자치경찰서장은 국민투표 준비 기간 중에 바르셀로나에서 독립을 주장하는 시위대를 진압하려는 스페인 국가경찰을 지원하지 않았다는 치안 방해 혐의로 기소될 수 있다.

풀뿌리 분리주의 운동의 두 주요인물인 호르디 쿠샤드와 호르디 산체스는 마드리드 인근 구치소에 갇혀 당시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중앙정부가 정말 카탈루냐에 대한 통제를 회복할 수 있을까?

스페인이 카탈루냐의 중앙 통제를 얼마나 빨리, 그리고 얼마나 효과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지는 분명치 않다.

자치경찰의 경관들이 중앙정부로부터 명령을 받게 되면서 중립을 지키라는 요청을 받았다는 보도가 있었다.

정부는 조기선거가 있는 12월까지 특별조치를 유지시킬 계획이다.

계획으로만 놓고 볼 때는 명료하지만 이를 실제로 적용시키는 것은 복잡한 과정이며 독립에 투표한 사람들의 강한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BBC의 새러 레인스포드는 보도했다.

국민투표 당일 발생했던 경찰 폭력에 대한 반발 때문에 공권력의 사용은 면밀한 감시를 받을 것이다.

당시 공개된 영상에는 경찰이 몇몇 투표자들을 기표함에서 끌어내고 경찰봉으로 때리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타협의 여지는 아직 남아있을까?

독립을 선언하고 직접 통치를 시행하면서 양측의 입장은 극명하게 갈린다.

아직 스페인 정부가 카탈루냐의 민족주의자들을 달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제스처가 있기는 하다. 카탈루냐의 자치를 보다 폭넓게 보장했던 2006년의 헌법 개정안 일부를 부활시키는 것이다.

당시의 개정안은 4년 후 라호이 총리의 국민당의 요청에 의해 무효화됐다.

경제적 요인은 얼마나 큰가?

카탈루냐가 스페인에서 매우 부유한 지역이기는 하나 중앙정부가 취할 수 있는 경제적 조치는 강력하다.

카이사방크와 사바델, 그리고 몇몇 공공시설 기업들을 비롯한 1600개 이상의 기업들이 카탈루냐 국민투표 이후 법인의 본사를 옮기기로 결정했다.

카탈루냐는 스페인 경제의 5분의 1을 차지하나 스페인 중앙정부로부터 520억 유로(한화 약 68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부채를 지고 있다.

국제사회는 카탈루냐에 대해 어떻게 행동할까?

카탈루냐의 독립 문제는 분리주의자들이 오랫동안 제기해 온 문제이며 국민투표 이후 이들은 국제적 중재를 촉구해 왔다.

카탈루냐 의회가 통과시킨 발의안은 유럽연합으로 하여금 스페인 중앙정부의 "시민권과 정치적 권리의 위배를 중단시키기 위해 개입"해줄 것을 촉구한다.

그러나 유럽연합과 개별 회원국, 그리고 미국은 카탈루냐 위기를 스페인의 내정 문제로 간주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카탈루냐는 스페인의 일부이며 미국은 스페인을 강하고 단일하게 유지하고자 하는 스페인 정부의 헌법적 조치를 지지합니다." 미국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국제법상 어떠한 지역이 독립을 성취하기란 매우 어렵다.

코소보가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시도했을 때도 그랬다. 그나마 코소보는 인권 문제에 근거하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렵연합의 폭넓은 지지를 얻었으나 스페인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