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의 이스라엘-가자 방문은 위험 부담이 큰 도박'

바이든 대통령

사진 출처, Reuters

    • 기자, 사라 스미스
    • 기자, BBC 북아메리카 에디터

미국 대통령이 전쟁터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흔치 않은 행동이다.

1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의 중동 방문은 큰 위험이 따르는 도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처음 방문을 계획하던 시점보다 상황이 더 불안정해졌다. 가자 지구 병원에 폭격이 가해져 팔레스타인 수백 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공습을 비난했지만, 이스라엘은 알아흘리 병원 폭발이 팔레스타인의 또 다른 무장정파 이슬람 지하드의 로켓 오폭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은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고 요르단에서 아랍 지도자들을 만날 계획이었다.

그러나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이 앤드루스 합동 기지에서 이륙하기 직전, 요르단 암만에서 계획된 회동이 갑자기 취소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동의 양측 모두와 대화하는 공평한 중재인처럼 보이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바이든은 국제법에 위배되는 폭력 사태를 종식시킬 수 있을지 요르단·이집트·팔레스타인 당국 지도자들로부터 그 역량을 의심받는 난처한 상황에 직면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분쟁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누구 편인지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바이든 대통령은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1400명 이상이 사망한 사건을 두고 "순전한 악"이라고 묘사했으며, 이스라엘은 자국을 방어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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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방문 일정은 이스라엘과 미국의 굳건한 연대를 과시하기 위해 급조된 것이다.

그러나 바이든은 하마스를 무너뜨리려는 이스라엘의 목표를 지지하는 한편, 민간인 사상자 발생에 대한 깊은 우려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또한, 바이든은 "전쟁의 규칙"에 따라 작전을 수행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한 바 있지만, 여기에서 비공식적으로는 전달되는 메시지는 아직 미지근한 감이 있다.

존 커비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하마스와는 달리" 법 준수를 전제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법 준수는 우리가 이스라엘과 긴 시간 논의해 온 전제 조건이며, 이를 계속 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 대한 원조를 허용하고, 가자 지구에 갇힌 미국인들이 안전하게 통행할 수 있길 원한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6일 네타냐후 총리와 거의 8시간에 걸친 회담을 마친 뒤 이러한 목표를 향해 바람직한 진전을 이뤘지만 아직 합의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세계 여론이 빠르게 변할 수 있다는 점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의 사상자와 참상이 강렬한 이미지를 남기면 이스라엘을 향한 지지가 증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영상 설명, 인질의 어머니와의 인터뷰, '하마스는 뭘 원하는 거죠?'

가자 지구에 대한 공격이 더 잔인해질수록 다른 국가들이 개입해 이 지역에서 분쟁이 심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우려된다.

그렇다면 안보에 대한 우려도 불가피하다.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동행하는 수행팀은 아무리 평화로운 시기에도 막강한 위력을 가져야 한다. 급조된 분쟁 지역 방문은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다.

16일 텔아비브에서 공습 사이렌이 울리자 블링컨 국무장관과 그 수행원들은 벙커에서 피난처를 찾아야 했는데, 대통령이라면 더더욱 최대한 피하고 싶은 상황이다.

다만, 바이든의 나이가 단점이 아닌 장점이 될 수 있다.

바이든은 50년 동안 이스라엘과 교류했으며, 네타냐후 총리와 40년 동안 알고 지냈다. 두 사람은 "터놓고 말할 수 있는 관계"로 묘사된다.

따라서 개인적 교류가 없던 지도자들보다 더 활발한 의견 교환이 가능할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으로 일어나야 할 일과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갖고 있다.

바이든은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점령이 실수라고 생각한다.

그는 수년 동안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향한 진전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수립되고 팔레스타인 국가로 향하는 길이 필요하다고 말해왔다.

바이든은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서 더 신중하게 작전을 수행하고 분쟁이 가능한 한 빨리 종식되도록 최대한의 압력을 가하고 싶을 것이다.

미국은 일관되게 이스라엘의 가장 든든하고 헌신적인 동맹이 되어왔다.

백악관에 누가 앉아 있든, 이스라엘과 그 안전·안보에 대한 권리는 항상 폭넓은 지지를 받아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수십 년 동안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가장 명확히 밝혀온 정치인 중 한 명이었다. 그는 1986년 "이스라엘이 없었다면 미국은 이 지역에서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새로운 이스라엘을 만들어야 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제 바이든은 자신이 가진 모든 영향력과 수단을 동원해 유혈 사태와 인명 손실을 줄이고 중동 지역의 전면전을 막아야 한다.

하지만 현지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건들이 그 어느 때보다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