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군부 숙청, 시진핑에게 문제 될까?

관리들의 실각은 시 주석의 불안정한 리더십으로도, 힘의 과시로도 해석될 수 있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관리들의 실각은 시 주석의 불안정한 리더십으로도, 힘의 과시로도 해석될 수 있다
    • 기자, 테사 웡
    • 기자, BBC News, 아시아 디지털 리포터

한때 시진핑의 신임을 받았던 인물들이 사라지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일부 고위급 관리들이 자취를 감췄다. 이로 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군부 관련 인사를 중심으로 숙청 작업에 착수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부상했다.

가장 최근 실각한 것으로 보이는 인물은 리상푸 국방장관이다. 몇 주 동안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처음에는 리상푸 장관의 부재가 주목받지 않았지만, 미국 고위급 외교관이 이를 언급하자 많은 이들이 상황 파악에 나섰다. 이후 로이터 통신은 인민해방군(PLA) 무기 조달을 감독했던 리상푸 장관이 군수품 구매와 관련해 조사를 받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그의 "실종"에 앞서 몇 주 전에는 PLA 로켓군(핵미사일 부대) 고위 장성 두 명과 군사법원 판사가 해임됐다.

현재는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의 몇몇 간부도 조사를 받고 있다는 새로운 소문이 돌고 있다.

이에 대해 "건강상의 이유" 외에는 공식적인 설명이 거의 제시되지 않았다. 이러한 공백 속에서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주류 의견은 당국이 PLA의 부패를 단속 중이라는 것이다.

군부는 엄중한 경계 태세를 보여왔다. 지난 7월에는 대중에게 과거 5년간의 부패에 대해 제보를 장려하는 이례적인 요청을 발표하기도 했다.

BBC 모니터링의 확인에 따르면, 시 주석 또한 새로운 감찰 업무에 착수했다. 지난 4월부터 전국을 돌며 군사 기지를 다섯 차례나 방문했다.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에서 중국 공산당과 군부의 관계를 연구하는 제임스 차 연구원은 중국이 1970년대 경제 자유화를 시작한 이래 군부의 부패가 오랜 골칫거리였다고 지적했다.

매년 수천억 위안이 조달 거래에 투입되지만,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완전히 공개되지는 않는다. 이러한 투명성 부족은 중국의 중앙집권적 일당 통치로 인해 더욱 악화되고 있다.

차 연구원은 다른 나라의 군대가 공개 조사를 받는 것과 달리, 중국 군대는 중국 공산당이 전적으로 감독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시진핑 주석이 군부 부패를 억제하고 명예를 일정 부분 회복하는 데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지만, "부패 근절이 불가능까진 아니더라도 정말 힘든 작업"이며 특히 "독재 국가에서 꺼리는 제도적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중국 공산당 정부가 공산당과 독립된 적절한 법적 시스템을 마련하지 않는 한, 이런 숙청은 계속될 것입니다."

리상푸 국방장관은 몇 주 동안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리상푸 국방장관은 몇 주 동안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나 리상푸 장관의 실각은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까다로운 관계를 헤쳐나가는 과정에서 편집증이 심화된 탓일 수도 있다.

7월에는 처벌이 강화된 개정 반간첩법이 발효돼 당국의 수사 권한 및 범위가 확대됐다. 이후 중국 국가안전부는 국민들이 간첩 대응에 협조하도록 공개적으로 독려했다.

리 장관의 실각은 지난 7월 경질된 친강 전 외교부장을 연상시킨다. 당시에도 추측이 난무했다. 이번 주 월스트리트 저널은 친강 전 외교부장이 미국에서 혼외자식을 가진 혐의로 조사를 받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분석가 빌 비숍은 "불륜이 엘리트 [공산당] 집단에서 밀려날 정도의 사안은 아니지만, 외국 정보기관의 연관성이 의심되는 사람과 불륜을 저질렀고 적대국까진 아니더라도 지정학적 주요 경쟁국의 국적을 가진 아이를 낳았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이 코로나 이후 경기 둔화와 청년 실업률 급증으로 고전하는 가운데, 시 주석이 당 내부의 적폐 청산 압력에 따랐을 뿐이라는 추측도 있다. 중국 정치 체제에서 시 주석은 국가주석일 뿐만 아니라 군 통수권자이기도 하다.

주요 인사의 실각은 시 주석의 리더십이 불안정하다는 신호로도 해석될 수 있다.

관측통들은 두 최고위급 인사가 장관직뿐 아니라 국무위원으로서 더 높은 직책을 맡았으며, 시 주석의 신임을 받았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따라서 이들의 갑작스러운 몰락은 시 주석의 판단력 부족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일련의 실각을 정치적 숙청으로 본다면, 그리 좋은 모습은 아니다. 시 주석이 지난해 당 대회에서 잠재적 경쟁 세력을 무력화하고 주요 위원회를 자신의 측근으로 채우며 권력을 공고히 한 직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시 주석의 권력 과시로 보는 견해도 있다.

시 주석은 숙청된 중국 공산당 간부의 아들이며, 공개적 부정부패 단속으로 유명하다. 이런 단속은 정적을 뿌리 뽑는 정치적 숙청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관측통들의 견해다.

마오쩌둥 이후 어떤 중국 지도자도 시 주석과 같은 대규모 숙청을 진행하진 않았다. 시 주석은 2013년 취임 직후 "호랑이와 파리" 캠페인을 시작해 수천 명의 간부를 조사한 것으로 추정되며, 고위관료 및 하급관료 모두를 표적으로 삼았다.

2017년에는 군부를 조사해 고위 장교를 100명 이상 해임했다. 당시 관영 신화통신은 기사에서 "신중국 건국 과정에서 숨진 장군들보다 훨씬 많은 수가 실각했다"고 썼다.

친강 전 외교부장은 시 주석의 신임을 받았다고 여겨졌다

사진 출처, Pool

사진 설명, 친강 전 외교부장은 시 주석의 신임을 받았다고 여겨졌다

그러나 가장 큰 의문이 생기는 지점은 최근 일련의 실각이 시사하는 바와 그 궁극적인 영향이다.

관측통들은 군부·정부에 공포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는 의도대로 규제 준수를 장려할 수 있으나, 사기가 저하될 수도 있다.

시진핑 주석이 눈 밖에 난 이들을 단계적으로 숙청하고 추종자들로 요직을 채운 것도 수년이 지났다. 이제 그 주변에는 '예스맨'만 가득할 수 있다. 차 연구원은 '집단사고'가 중국의 국가 안보 및 외교 정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시 주석의 리더십에서 "진정한 불안정" 요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번 숙청은 중국이 대만 해협에 군함 및 군용기를 추가 배치하는 등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 발생했다. 카네기 중국싱크탱크의 이안 총 비상임 연구원은 "소통, 문제 확대, 위기 관리"에 대해 우려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의 군사 리더십이 탄탄해 일부 고위급 교체로는 흔들리지 않으며, 작전 수행이 전쟁으로 번지지 않을 범위에서 신중히 이뤄졌다는 의견도 있다.

한편, 이번 실각 사태가 시 주석의 리더십 안정에 장기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 연구소(ASPI)의 중국 엘리트 정치 전문가 닐 토마스는 지금까지 표적이 된 간부는 시 주석의 최측근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관측통 대부분이 동의하는 지점은 이런 사건이 중국 체제의 불투명성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총 박사는 이런 관리들의 실각이 결국 "불안감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추가 취재: BBC 모니터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