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시리아 난민의 라이브 구걸 방송으로 수익 창출

- 기자, 한나 겔바트, 맘두 악비엑, 지아드 알 카탄
- 기자, BBC News
BBC 뉴스의 조사에 따르면, 초대형 SNS 기업 틱톡은 시리아 캠프에 거주하는 수백 명의 난민에게 앱으로 보내진 모금액 중 최대 70%를 가져간다.
모나 알리 알-카림은 여섯 딸과 함께 매일 틱톡 라이브 방송을 켜고 시청자에게 디지털 선물을 구걸한다.
몇 시간 동안 천막 바닥에 앉아 겨우 익힌 영어 단어 몇 개를 반복한다.
"좋아요 부탁드려요, 공유 부탁드려요, 선물 부탁드려요."
모나는 공습으로 남편을 잃었다. 난민 캠프에는 일자리가 거의 없기 때문에 시각장애인 딸 샤리파의 수술비를 마련하려 틱톡 라이브 방송을 이용 중이다.
방송에서 구걸하는 '선물'은 시청자가 구입하는 디지털 상품으로 앱에서 현금 환전이 가능하다.
라이브 방송 시청자는 애니메이션 효과가 들어간 '선물'을 보내 방송 진행자에게 일종의 보상을 주는 것이다. 몇 센트짜리 디지털 장미부터 500달러(약 71만원) 상당의 디지털 사자·우주까지 가격이 다양하다.
화면에 선물이 뜨자 모나의 막내딸이 펄쩍펄쩍 뛰며 외쳤다. "고마워요, 사랑해요!"

모나의 가족 말고도 수많은 사람들이 틱톡에서 선물을 구걸한다. 올해 초 전 세계 틱톡 사용자의 피드에 유사한 영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사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응원을 보내는 사람도 있다.
틱톡 인플루언서이자 전직 럭비 선수인 키스 메이슨은 한 가족에게 300파운드(약 47만원)의 틱톡 선물을 보냈고 100만 명에 가까운 본인의 팔로워에게도 선물을 부탁했다.
키스 메이슨은 "선물을 받은 아이들이 너무 행복해 보였다. 가족 중 한 남성은 팔다리를 잃었지만 이제까지 만난 사람 중에 가장 긍정적이었다"라고 말했다.
카메라 너머의 풍경
그런데 조금 이상한 부분이 있다. 시리아 내전으로 집을 잃은 수많은 난민이 어떻게 갑자기 전화, 인터넷, 틱톡으로 매일 라이브 방송을 하게 된 걸까?
시리아 저널리스트 모하메드 압둘라는 방송 영상에서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 부근의 난민 캠프를 알아봤다.
기자는 모하메드에게 캠프 방문을 요청했다. 모하메드는 캠프에 도착하자마자 모나처럼 틱톡 방송으로 구걸하는 여러 가족을 발견했다.

하미드도 만났다. 난민 캠프에서 '틱톡 중개인'으로 알려진 하미드는 가축을 팔아 휴대전화·심카드·와이파이 비용을 지불한 뒤 여러 가족과 함께 틱톡으로 돈벌이를 시작했다.
현재 하루에 몇 시간씩 12가족과 방송을 한다.

하미드는 "틱톡 라이브를 켜고 선물을 받는다. 장미 100송이면 1달러를 받는다"라고 설명했다.
하미드는 다른 가족들의 생계를 돕기 위해 틱톡을 한다며, 수익 중 운영비를 뺀 대부분을 방송에 나온 가족들에게 지불한다고 했다.
BBC는 시리아 캠프에서 라이브 방송을 하는 300개 이상의 계정을 추적했다. '선물'로 시간당 1000달러(약 140만원) 이상을 받는 가족이 많지만, 정작 캠프에서는 그중 극히 일부만 손에 들어온다고 말한다.
다우칸 함단 알코드르는 딸의 심장 수술비를 마련하고 싶었다. 틱톡 라이브 방송으로 8일 동안 선물을 구걸했지만, 손에 들어온 돈은 14달러(약 2만원) 뿐이다.
그럼 그 돈은 다 어디로 가는 걸까?
틱톡의 수수료
지난 6월 BBC는 틱톡에 메일을 보내 '선물'에서 가져가는 수수료를 문의했다. 답변은 없었다.
그래서 시리아에서 틱톡 계정을 만들고 라이브 방송을 켰다. 런던에서 개설한 다른 계정으로 106달러(약 15만원) 상당의 틱톡 선물을 보냈다. 선물을 보낸 건 우리뿐이었다.
라이브 방송이 끝난 후 시리아 계정의 잔액은 33달러(약 4만7천원)였다. 틱톡이 선물 금액의 69%를 가져간 것이다.
실험이 끝난 뒤 현지 환전소에서 전액을 인출했다. 그러자 수수료로 10%가 더 들었다. 여기에 하미드와 같은 틱톡 중개인이 있다면 남은 금액 중 35%를 더 가져갔을 것이다.
이렇게 우리가 만든 '가족'은 106달러(약 15만원)를 선물받고 19달러(약 2만7천원)를 손에 쥐었다. 방송 중인 많은 난민 가족은 그보다 훨씬 적게 받았다고 말했다.

라이브 에이전시
하미드나 다른 중개인이 장비를 제공하더라도 틱톡에서 라이브 방송 계정을 만들려면 추가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여기에서 틱톡과 직접 협력하는 중국의 '라이브 에이전시'가 등장했다.
하미드는 "앱에 문제가 있을 때 도와주고 계정이 잠기면 차단을 풀어준다. 우리가 페이지 이름, 프로필 사진을 주면 에이전시가 계정을 개설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에이전시는 중국에서 "라이브 스트리밍 길드"라고도 불리는데, 틱톡의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 가운데 라이브 스트리머를 모으는 성장 방식의 일환이다.
에이전시는 틱톡과 계약을 맺고 콘텐츠 제작자가 더 매력적인 라이브 방송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다. 그 결과 더 많은 사용자가 틱톡을 더 오래 사용하도록 만들고, 나아가 더 많은 광고와 선물을 확보해 틱톡의 수익을 확대한다.
기자와 대화한 에이전시에 따르면, 틱톡은 라이브 방송 시간과 받은 선물 금액에 따라 에이전시에 보수를 지급한다.
"아동 착취"
방송 시간이 중요하다는 것은 어린아이들이 한 번에 몇 시간씩 카메라 앞에 선다는 의미다. 디지털 인권 단체 '액세스나우(Access Now)'의 마르와 파타파는 이런 영상이 미성년자에 대한 "피해·위험·착취를 금지"하는 틱톡의 자체 규정에 위배된다고 말한다.
마르와는 "틱톡은 사용자가 대놓고 선물을 구걸하지 않도록 명시하고 있으며, 이는 사용자 서비스 약관에 위배될 뿐 아니라 명백한 사용자 권리 침해"라고 말했다.
또한, 사람들은 "응원과 공감을 얻기 위해" 온라인에서 자신의 경험을 공유할 권리가 있지만, 이런 영상은 "존엄이 없고 굴욕적"이라고 덧붙였다.
"착취성 구걸"
틱톡이 아동 보호 규정을 얼마나 철저히 이행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앱에서 제공하는 기능으로 아동 구걸 계정 30개 이상을 신고했다. 당시 틱톡은 해당 계정에 대해 "위반 사항이 없다"고 답했다.

BBC가 틱톡에 직접 연락하자, 회사는 신고된 모든 계정을 차단했다. 인터뷰에는 응하지 않았으나, 성명을 통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당사는 BBC가 제공한 정보와 주장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신속히 엄격한 조치를 취했다. 우리 플랫폼은 이런 유형의 콘텐츠를 허용하지 않으며 착취성 구걸에 대한 글로벌 규정을 더욱 강화하는 중이다."
기자는 틱톡이 선물 중 얼마를 가져가는지 물었다. 틱톡은 70%보다는 적게 가져간다고 주장했지만 정확한 수치는 밝히지 않았다. 기자는 영국 계정과 에이전시에 등록하지 않은 시리아 계정으로 실험을 반복했고, 틱톡이 매번 약 66%를 가져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틱톡은 전 세계에서 39억 회 이상 다운로드됐고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SNS 앱이다. 인앱 결제로 62억달러(약 8조9000억원) 이상을 벌어들였다.
난민 가족에 대한 지원
기자는 시리아 현지의 여러 자선단체에 연락해 우리와 대화한 가족들이 틱톡 라이브 방송으로 돈을 버는 대신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문의했다. 현지 자선단체 '타카풀 알샴(Takaful Alsham)'은 앞으로 3개월 동안 해당 가족에게 기본적인 생필품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아이들이 학교를 찾고 학비를 낼 때도 지원이 제공될 것이다.
그러나 난민 캠프에 있는 많은 가족에게는 온라인 구걸 외에 다른 선택지가 거의 없다. 수백 가족이 여전히 매일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모금액 중 대부분은 여전히 틱톡이 가져간다.
추가 조사 및 보고: 맘두 악비엑, 루나코 셀리나, 사이러스 챈, 네드 데이비스, 케이티 링














